부동산의 종말?
높은 공실률과 공급 과잉, 미국발 금리 인상까지 부동산 시장에 안개가 자욱하다. 한국의 부동산 불패 신화는 정말 멎을까? 2명의 전문가가 말한다. 부동산은 여전히 들썩이고 있다. 다만 종목과 위치 선정에 더욱 신중해야 할 때다.

산업단지 인근 다가구주택
전문가들은 공실 우려 없이 가장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부동산 상품으로 다가구주택을 꼽는다. 다가구주택은 흔히 말하는 ‘주택’이다. 주인이 여러 명인 빌라(다세대주택)와 달리 주인 한 명이 주택 여러 개를 소유한 형태다. 연면적 660㎡ 이하 규모로 세대별 소유 구분이 없고 여러 방으로 쪼개 월세 수익을 얻는 대표적 수익 부동산이다. 특히 은퇴자들이 노후 대비용으로 선호한다. 최근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다가구주택은 더 주목받고 있다. 3억~10억 원을 들여 건물을 짓거나 매입하면 매월 수백만 원의 월세를 꼬박꼬박 받을 수 있어서다.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골라선 곤란하다. 부동산 투자의 핵심은 위치다. 다가구주택을 고를 때는 ‘직주근접(職住近接)’을 잊어선 안 된다. 말 그대로 직장과 주택이 가까워야 한다는 것이다. 일자리가 풍부하고 개발 호재가 많은 도심이나 도심 인접 지역이 안전하다. 학생과 직장인이 많은 대학가, 학원가, 업무지구 주변 등에 투자해야 공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고수익을 위해선 수도권의 산업·업무지구가 유리하다. 3억원가량의 투자금만 있어도 파주나 수원, 성남 등 수도권 입성이 가능하다. 서울 투자는 안전하지만 이미 땅값이 올라 기대 수익률을 낮춰야 한다. 또한 신축 원룸이 많은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새집 선호 현상이 강하기 때문에 직접 땅을 매입해 짓거나 3~5년 이내 신축 주택 위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
수도권 지식산업센터(아파트형 공장)
지식산업센터는 하나의 건물에 제조, 정보통신 등의 산업 시설이 입주할 수 있는 건축물을 뜻한다. 1980년대 이후 ‘아파트형 공장’이란 이름으로 알려졌다. 법 개정 이후 공식 명칭은 지식산업센터가 됐다. 지식산업센터 투자의 가장 큰 장점은 비교적 소액 투자가 가능해 위험성을 낮출 수 있는 것이다. 3.3㎡당 분양가가 1000만 원 이하로 오피스텔보다 저렴한 편이다. 세금 혜택도 기대된다. 2019년 말까진 취득세 50%, 재산세 37.5%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하나의 매력 포인트는 법인 수요가 대부분이라 장기 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한번 임차인을 확보하면 안정적으로 임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투자 포인트는 역시 입지다. 대기업이나 산업단지를 눈여겨봐야 한다. 서울에서 대기업 협력 업체 수요가 많고 상권이나 지하철 교통망이 잘 갖춰져 지식산업센터 투자로 각광받는 지역은 영등포와 성수동 일대, 가산·구로디지털단지다. 수익률을 더 높이고 싶다면 사업장을 나눠 임대하는 방법을 권한다. 큰 평형을 분양받은 뒤 이를 쪼개 두 사업장으로 임대하는 것이다. 실제 화성 능동지구에서 전용면적 165㎡ 규모를 2억5000만 원에 분양받은 한 투자자는 이를 나눠 두 사업장에 임대했는데, 총임대료로 보증금 3000만 원에 월세 160만 원을 받는다. 대출 없이 연 87%의 높은 수익을 내는 셈이다. 수익률이 높은 만큼 챙겨봐야 할 것이 있다. 특정 업종에 해당하는 기업만 입주할 수 있어 수요가 제한적일 수 있다. 요즘 공급량이 늘어나 공실이 있는 지식산업센터가 많으므로 잘 골라야 한다. 건설사의 과장 광고도 잘 걸러내자. 건설사들은 편법 분양이나 ‘20% 수익률’ 등의 과장 광고로 투자자를 유혹하기도 한다. 분양가가 과도하게 높은 곳도 피하는 것이 좋다.
해외 부동산 펀드
국내 부동산이 미덥지 않다면 해외 부동산을 노려보자. 해외 부동산은 펀드로 간접투자할 수 있다. 부동산을 직접 매수하는 형태는 아니다. 그러나 부동산에 투자한다는 점은 같고 직접 관리할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최근 해외 부동산 펀드가 완판 행진을 이어가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내놓은 ‘미래에셋맵스호주부동산공모펀드’는 이틀 만에 완판됐다. 호주 캔버라에 있는 연방 정부 교육부 청사 건물에 투자하는 공모펀드였다. 최소 가입액이 1000만 원으로 일반 공모펀드치곤 높았는데 모집 한도 800억 원을 금방 채웠다.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는 금융회사가 장기 임대 계약을 맺은 건물을 사들이는 것이다. 그 뒤 6개월마다 투자자에게 임대 소득을 나눠준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건물을 되팔아 그때의 시세에 따라 차익이 생길 수도 있다. 현재까지 성과는 좋다. ‘한화JapanREITs부동산투자신탁1’은 5년 수익률이 98%나 된다. 빌딩에 투자하는 것이라 담보물이 확실해 안정성도 보장된다. 예를 들어 NH투자증권은 프랑스 명품 화장품 기업 로레알 그룹이 본사로 사용할 예정인 건물을 매수할 계획이다. 지분 일부는 개인 투자자 대상 공모펀드 형태로 내놓을 듯하다. 역시 주의할 점은 있다. 부동산 펀드는 돈이 묶여 있는 몇 년 동안 가격 변화를 잘 살펴야 한다. 전문가가 임대 수익이 있고, 시세 차익이 예상되는 곳에 투자한다지만 향후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만큼 환율 변동에 민감할 수 있다. _<매경이코노미> 명순영 기자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분양 시장
전문가들은 분양 시장엔 사업성이 있는 지역으로 수요자가 몰리고 매매 시장은 가격 상승세가 꺾일 것으로 예상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서울의 신규 아파트 공급에서 정비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라며 “특히 최근 2년간 분양 시장의 호조로 지지부진하던 정비 사업의 속도가 빨라져 올해도 다양한 곳에서 입지 좋은 정비 사업 일부 분양을 만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검증된 지역 중 올해 눈여겨볼 만한 분양 물량은 강남 재건축단지와 강북 재개발지역에 있다. 먼저 강남 재건축 분양 물량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GS건설은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한신6차 아파트를 헐고 757가구를 짓는다. 그중 145가구를 6월에 분양한다. 대림산업과 현대건설은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3단지를 헐고 총 4066가구의 대단지를 짓는다. 그중 1398가구를 6월경 분양한다. 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 역세권이며 명일근린공원과 접해 있다. 지난해에 분양 시장의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강남구 개포동의 개포시영도 올해 하반기에 분양을 앞두고 있다. 총 2296가구 중 220가구를 하반기 중에 분양한다. 강남구 청담동 청담 삼익도 재건축을 마치고 올해 11월 분양에 들어갈 예정이다. 총 1090가구로 그중 212가구를 롯데건설이 분양한다. 한강 변에 위치해 있으며 지하철 7호선 청담역 역세권이다. 주요 강북 재개발 분양 물량은 다음과 같다. 은평구 응암동 응암10구역을 재개발하는 백련산SK뷰아이파크가 4월께 분양한다. 총 1305가구 가운데 461가구가 일반 분양분이다. 같은 달 대림산업은 송파구 거여동 거여마천뉴타운 거여2-2구역을 재개발해 분양한다. 총 1199가구 가운데 378가구가 일반 분양 물량이다. GS건설은 마포구 염리동 염리3구역을 재개발한다. 총 1671가구 중 436가구를 6월경 분양한다. 지하철 2호선 이대입구역 역세권이며 한서초교와 숭문중·고교가 인접해 있다.
여전히 뜨거운 수익형 부동산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는 수익형 부동산이 강세를 보여왔다. 올해 금리가 상승해도 그 폭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만큼 월세를 받을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수요는 여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부터 적용 예정이던 주택 임대 소득에 대한 과세 시기가 늦춰진 것도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애당초 정부는 2주택 이상 보유자 또는 기준 시가 9억 원 초과 1주택 보유자의 임대 소득이 연 2000만 원 이하인 경우 올해 1월 1일 이후 발생하는 소득부터 15.4%(지방소득세 1.4% 포함) 세율을 적용해 분리과세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집주인들의 반발이 심한 데다 최근 주택 시장이 혼란기에 접어든 점을 고려해 과세를 2018년 말까지 2년 동안 유예하기로 했다. 실제 세금은 2019년 올린 임대 소득에 대해 2020년 부과한다. 오피스텔과 상가는 자산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수익형 부동산이지만 최근 가격 상승 폭이 커서 임대 수익률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에 전국 오피스텔 월세는 0.07% 오른 데 반해 매매 가격은 1.05% 상승했다. 전국 오피스텔 임대 수익률은 지난해 10월 기준 5.5%로 1월 5.65%보다 0.15% 포인트 떨어졌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올해 오피스텔 임대 수익률은 하락세가 예상되지만 다년간 공급이 전무했거나 적었던 지역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상가는 소비가 위축되면서 상권이 줄거나 공실이 증가하는 곳이 나오고 있어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전용면적 60㎡ 미만의 미니 아파트가 임대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용면적 60㎡미만 주택은 임대 사업으로 등록할 때 취득세가 면제된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서울·수도권의 전용면적 60㎡ 미만 아파트 매매가는 3.3㎡당 1220만 원에 달해 2년 전 1008만 원보다 21% 올랐다. 같은 기간에 전용면적 60㎡ 초과~85㎡ 이하는 15.8%, 85㎡ 초과 아파트는 9.9% 상승에 그쳤다. 협소 주택의 리모델링이나 증축 등도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포털 사이트나 SNS(소셜 네트워크) 등을 보면 소형 주택의 리모델링을 통해 임대 수익이 발생하는 수익형 부동산으로 만드는 경우도 많다. 리모델링이나 증축 등은 3.3㎡당 400만~500만 원 선에 공사가 가능하다고 볼 때, 연면적 140㎡ 단독주택을 완전 리모델링하는 데 2억 원 정도 든다. 서울 강북권에서 4억~5억 원으로 단독주택을 매입한다고 가정하면, 총 6억 원 선의 비용이 발생한다. 서울에서 6억~7억 원이면, 전용면적 84㎡ 규모의 아파트 한 채 가격이다.
토지 시장
토지 보상금과 주택 시장 침체의 반사 효과로 2017년 토지 시장에는 투자 수요가 대거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 토지 보상금은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19조원이 풀릴 예정이다. 특히 보상금의 절반가량인 9조3000억 원이 서울 수서 역세권과 제2판교테크노밸리, 과천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등 수도권에 풀릴 예정이다. 이 같은 토지 보상금 규모는 시장에 희소식이다. 부동산 수용으로 받는 토지 보상금을 인근 20km 내 다른 토지에 투자할 경우 취득세를 면제받는다. 이 때문에 토지 보상금이 풀리면 인근 토지에 대한 재투자 수요가 늘면서 주변 토지의 시세가 오르는 경우가 많다. 천문학적 자금이 풀리면서 해당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들썩거릴 가능성이 크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토지 보상금을 받은 땅 주인들은 안전 자산인 부동산을 다시 사들이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번 정부 들어 가장 규모가 큰 보상이 이뤄지는 만큼 상당한 유동성이 시장에 풀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창 동계 올림픽 호재가 있는 강원도와 미군 기지 이전, 제2판교테크노밸리, 과천 기업형 임대주택 등이 예정돼 있는 수도권 지역이 바통을 이어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강원도는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철도, 도로 교통망이 대폭 확충되면서 이를 따라 토지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올해 연말 완공 예정인 원주~강릉 복선 전철을 비롯해 상반기에는 동서고속도로(서울~양양)가 개통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경기도 광주와 강원도 원주를 잇는 제2영동고속도로, 속초와 양양을 잇는 고속도로, 동해와 삼척을 잇는 고속도로가 잇따라 완공됐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에 강원도에서는 2015년 대비 18.92% 급증한 10만5095필지가 거래됐다. 이는 전국 최고 수준으로 같은 기간 전국 토지 거래량은 2015년에 비해 5.2% 감소했다. 경기 지역은 미군 기지 이전, 평택국제화도시, 삼성전자•LG 산업단지 조성 등 다양한 개발사업을 진행 중인 평택을 비롯해 대규모 주택단지를 조성 중인 하남과 남양주, 의왕에 개발 호재가 많다. 하남은 미사지구, 대규모 쇼핑몰, 지하철 5호선 연장 등 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올해부터 하남 감일지구에서 본격적인 아파트 분양이 시작된다. 남양주에선 진건•지금지구 일대 다산신도시 조성과 지하철 8호선 연장 공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의왕에선 백운호수 주변으로 롯데쇼핑몰과 대규모 주택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서울은 강남구 삼성동 옛 한전 부지 본격 개발 등의 호재에 힘입어 지가가 큰 폭으로 오를 전망이다. _ <포춘코리아> 하제현 기자
에디터 조재국(jeju@noblesse.com)
사진 김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