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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치고, 장구 치고

ARTNOW

설치미술가 네드코 솔라코프부터 사진가 데이비드 심스까지. 미술과 건축, 패션계를 주름잡고 있는 7인의 예술가가 만든 세기의 아트 북 7권.

1 교회의 제단을 본떠 두꺼운 나무 케이스로 제작한 리카르도 티시의 < 60 Religion >
2 1990년대 패션 사진계의 판도를 바꾼 사진작가 데이비드 심스의 장미에 관한 40가지 오마주 < 40 Roses >
3 퐁피두 메츠 센터의 지붕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북 케이스를 만든 반 시게루의
4 참나무 케이스로 만들어 전 세계 300권 한정판으로 발매한 안도 다다오의

칼 라거펠트의 < 23 The Emperor’s New Clothes >와 리카르도 티시의 < 60 Religion > 그리고 데이비드 심스의 < 40 Roses >
패션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가 게스트 에디터로 참여해 만든 패션 아트 북 < 23 The Emperor’s New Clothes >. 미국발 패션 아트 무크지 < 비저네어 > 23호 스페셜로 발매한 이 책은 ‘벌거벗은 임금님’이란 제호로 라거펠트가 생각하는 가장 아름다운 인물 50인을 누드로 찍은 사진집이다. 라거펠트의 파리 스튜디오에서 약 9개월 동안 진행한 촬영엔 영화배우 데미 무어(Demi Moore)를 비롯해 모델 린다 에반젤리스타(Linda Evangelista), 앰버 발레타(Amber Valetta), 캐런 엘슨(Karen Elson) 등 34명이 참여했으며, 이들 모두 패션의 제왕 라거펠트의 명민한 시선 아래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아름다운 자태를 뽐냈다.
‘종교’를 테마로 한, 지방시 수장 리카르도 티시의 음흉하고도 멋진 패션 아트 북이다. < 비저네어 > 60호 스페셜로 발매한 < 60 Religion >은 교회의 제단을 본떠 만든 두꺼운 나무 케이스부터 종교의 집착과 의식, 경건함 등을 패셔너블하게 표현한 내지의 모든 콘텐츠까지 티시가 직접 디렉팅했다. 퍼포먼스 예술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Marina Abramovic), 모델 라라 스톤(Lara Stone), 마리오 소렌티(Mario Sorrenti) 등이 작업에 참여했고, 그 결과물은 두말할 것 없이 훌륭하다.
1990년대 패션 사진계의 판도를 바꾼 사진작가 데이비드 심스(David Sims)가 장미에 관한 오마주를 한 권의 책에 담아냈다. < 비저네어 > 40호 스페셜로 발매한 < 40 Roses >엔 심스가 발견한, 모양과 색이 저마다 다른 40송이의 장미가 마치 ‘초상화처럼’ 담겨 있다. 심스는 책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장미의 모양과 색이 조금씩 변하는 것에 집중했으며, 그런 불완전함이야말로 아름다움의 본질이라고 매우 심플하게 정리한다. www.visionaireworld.com

안도 다다오의 < The Tadao Touch >와 반 시게루의 < The Paper Architect >
< The Tadao Touch >는 전 세계 300권 한정판으로 제작한 안도 다다오의 건축 문화 총서다. 무게만 10kg이 넘으며, 책을 감싸고 있는 참나무 케이스는 다다오가 직접 디자인했다. 이 책은 오사카와 고베를 중심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1969년부터 스페인, 미국, 이탈리아, 영국, 타이완, 한국 등을 무대로 활동한 최근까지 다다오의 주요 건축물을 총망라하고 있다. 저명한 건축 평론가 필립 조디디오(Philip Jodidio)가 다다오가 설계한 주요 건축물을 연도순으로 알기 쉽게 소개하고 있으며, 그중엔 현무암을 주재료로 만든 제주도의 ‘지니어스 로사이’도 포함돼 있다. 일본 전통문화에서 받은 영향과 현대적 모더니즘의 장점을 결합한 건축으로 인정받은 미니멀리즘의 대가 안도 다다오는 이 책 한 권에서도 그 절제된 디자인 특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 The Paper Architect >는 2014년 프리츠커상 수상에 빛나는 세계적 건축가 반 시게루가 1985년부터 2010년까지 지은 건축물을 총망라한 책이다. 책은 시게루가 직접 디자인한 뚜껑이 있는 특별 박스에 들어 있으며, 아프리카 삼바나무로 만든 수공예 커버는 시게루가 설계한 퐁피두 메츠 센터의 지붕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았다. 내지엔 도쿄와 파리를 중심으로 활동해온 시게루의 주요 건축물을 사진과 드로잉, 평면도 등을 이용해 소개하고 있으며, 필립 조디디오의 알기 쉬운 해설까지 곁들여 재미를 더한다. 벽 없는 집과 종이로 만든 관을 건축자재로 사용해 건축에 대한 일반적 개념에 지속적으로 도전해온 시게루는 전 세계 200부 한정으로 출판한 이 책에서도 독특한 건축 정신을 여지없이 발산하고 있다. www.taschen.com

1 스티븐 쇼가 직접 사진 찍고 글도 쓴 미국 여행 스크랩북
2 현대인이 경험할 수 있는 99가지 불안 요소를 날카로운 위트로 풀어낸 네드코 솔라코프의

스티븐 쇼의 < A Road Trip Journal >과 네드코 솔라코프의 < Fear 99 >
< A Road Trip Journal >은 1960년대 앤디 워홀의 작업실인 ‘팩토리’의 단골손님이자, 20세기 가장 중요한 사진작가로 거론되는 스티븐 쇼(Stephen Shore)의 여행 스크랩북이다. 그가 1973년 약 한 달간 뉴욕을 시작으로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미시간, 유타, 애리조나, 텍사스 등을 여행하며 만든 여행기(당시 100부 한정)를 2008년 파이돈 출판사에서 새로 펴냈다. 쇼는 이 책에서 미국의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풍경을 스냅사진 기법으로 강렬히 전한다. 여행지에서 받은 꾸깃꾸깃한 영수증부터 저녁으로 먹은 햄버거, 고속도로변의 입간판, 호텔 로비의 카펫, 원색의 자동차, 뛰노는 아이들, 가게에서 산 그림엽서 등이 특유의 무표정한 톤으로 담겨 있으며, 그것에 대한 짧은 감상 또한 진지하게 기록돼 있다. 흑백사진이 우위를 점한 1970년대, 컬러사진을 예술 사진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한 천재 사진가의 비범한 감각을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불가리아 출신 설치미술가 네드코 솔라코프(Nedko Solakov)가 내지의 스토리는 물론 일러스트까지 그린 < Fear 99 >는 99가지 불안을 소개하는 책이다. 솔라코프는 현대인이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에이즈, 자살, 굶주림 등의 불안 요소에 날카로운 위트와 엉뚱한 유머를 입혀 세상 어디에도 없는 그로테스크한 책 한 권을 만들었다. 정치와 문화의 상관관계를 상징하는 인상적인 설치 작품으로 베니스 비엔날레와 세계 미술계에서 호평을 받아온 솔라코프가 이 책을 만든 이유는 오로지 ‘어떤 두려움도 유머를 이길 수 없다’는 메시지를 세상에 전달하기 위해. 1990년대까지 고국 불가리아에서 공산주의를 겪은 솔라코프는 오직 ‘경험을 통해 체득한’ 이야기를 연필과 잉크펜만으로 그려냈다. http://uk.phaidon.com

에디터 이영균 (youngkyoon@noblesse.com)
사진 김흥수 촬영 협조 현대카드 디자인라이브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