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LETTER

노블레스 매거진의 뉴스레터를 신청해보세요.
트렌드 뉴스와 이벤트 소식을 가장 빠르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닫기

삶과 가까운 공간

ARTNOW

각 브랜드가 조성하는 다채로운 복합 문화 공간. 그중에서 이슈로 떠오른 곳을 둘러본다.

기아자동차의 복합 브랜드 체험 공간 ‘비트 360’.

같은 동네에서 근무하며 종종 티타임을 즐긴 친구가 이직하던 날, 아쉬움을 뒤로하고 마지막 티타임을 위한 장소를 물색했다. “마지막으로 내 비밀의 장소를 알려줄게”라는 친구의 말을 믿고 따라나선 곳은 회사에서 5분이 채 걸리지 않는 거리에 있는 한 자동차 스토어였다. 처음엔 매일 지나다니는 곳이 도대체 무슨 비밀의 장소냐 싶어 심드렁했지만, 친구의 손에 이끌려 공간 깊숙이 발걸음을 옮기자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나왔다. 공간 안쪽에 탁 트인 야외 테라스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꽉 막힌 천장 대신 머리 위로 드높은 하늘이 펼쳐졌고, 분명히 방금까지 땀을 흘리고 있었는데 건물이 열기를 막아서인지 바람도 선선했다. 이곳은 지난해에 기아자동차가 압구정 사옥에 공식 오픈한 복합 브랜드 체험 공간 ‘비트360(Beat360)’이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혼자 이곳을 찾았다는 친구의 추천에 따라, 그날 이후 종종 도심 한가운데서 콧바람을 넣으며 밀크티를 들이켰다. 평소 번쩍번쩍한 디스플레이가 부담스러워 자동차 매장에 들어가길 꺼리던 내가 어느새 자연스럽게 매장에 들어가는 데 거리낌이 없어졌다.

아트 프로젝트를 선보이는 정샘물 플롭스.

나날이 높아지는 소비자의 안목을 사로잡기 위해 브랜드가 자신을 어필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신제품을 내놓거나, 이름 있는 셀레브러티나 아티스트와 협업하거나, 독특한 윈도 디스플레이를 선보이거나 등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중에서도 브랜드 고유의 아이덴티티가 담긴 복합 문화 공간을 설립해 고객을 끌고 방문객과의 거리감을 좁히는 시도가 눈에 띈다. 이에 에디터처럼 꼭 구매를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의 복합 문화 공간을 찾는 방문객이 늘어가는 추세다.
연이은 톱스타의 러브콜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해에 오픈한 뷰티 브랜드 정샘물의 플래그십 스토어 ‘정샘물 플롭스(Plops)’는 정샘물의 첫 매장이라는 점만으로도 오픈 당시 이슈가 됐다. 그리고 올해 하반기엔 릴레이 아트 프로젝트 ‘플롭스 인 아트’를 선보이며 다시금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랄라의 사진 시리즈 ‘Be My Color, Red’.

지난 10월에 막을 내린 이정록 작가의 개인전에 이어 현재 정샘물 플롭스에선 사진작가 최랄라의 사진전 < Be My Color, Red >가 열려 방문객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12월 31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는 정샘물이 최랄라와 협업한 ‘Be My Color, Red’ 에디션 출시를 기념해 마련했다. 각 분야의 아티스트가 소통하는 과정에서 느낀 감정을 ‘레드’로 풀어내는 과정을 담은 이 전시에서는 레드 컬러의 열정과 따뜻함,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한 정샘물의 시도를 최랄라가 자신만의 시각으로 해석했다. 이번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탄생한 제품과 최랄라의 사진 작품을 한 공간에서 동시에 만날 수 있으며, 무료 전시로 방문객의 문턱을 낮췄다. 최랄라에 이어 1월엔 홍성준, 3월엔 지근욱, 5월엔 찰스 장 등 유명 컨템퍼러리 아티스트의 개인전을 빽빽이 계획하고 있다.

캐딜락과 플레이빌의 ‘Digital Rainbow Flag’.

지난 8월엔 캐딜락코리아가 브랜드의 문화를 전달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프리미엄 복합 문화 공간 ‘캐딜락 하우스 서울’을 공식 오픈했다.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다채로운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프리미엄 공간으로, 작년 여름부터 팝업 스토어 형식으로 운영하다 업그레이드한 공간으로 거듭난 것이다. 공간은 목적에 따라 다양한 구성으로 나뉜다. 브랜드 존에선 캐딜락 자동차 영상을 볼 수 있고, 라이프스타일 존을 통해선 삶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다. 브랜드의 역사를 조명하는 히스토리 존도 볼만하며, 아티스트 컬래버레이션 존에선 각 분야의 아티스트가 라이카로 촬영한 캐딜락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오프닝 행사 당시 김영식 캐딜락 총괄사장은 “캐딜락 하우스 서울은 아메리칸 럭셔리 감성을 융합한 신개념 복합 문화 체험 공간이다. 국내 소비자가 캐딜락 제품 경험을 넘어 더욱 새로워진 캐딜락의 브랜드 가치와 아이덴티티를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공간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BMW의 송도 콤플렉스 내부.

그 밖에도 패션과 전시를 결합한 체험형 문화 공간 COS 플래그십 스토어, 대규모 복합 시설 BMW의 송도 콤플렉스 등 각 브랜드가 갤러리, 카페, 디저트 숍, 라이프스타일 체험 공간, 서비스 센터 등으로 댜채로운 매력을 뽐내며 방문객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트렌디함을 내세워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이 그저 제품을 사기 위해 잠깐 들르는 곳이 아니라 오래도록 머물며 삶에 쉼을 선사하는 공간으로 진화하길 바란다.

 

컨트리뷰팅 에디터 백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