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이끌림
겨울을 이겨내기 위해 그리고 즐기기 위해! 2017년 F/W 런웨이에서 발견한 주목할 만한 8개의 아우터웨어.

가장 따뜻한 색, 캐멀
우유를 듬뿍 넣은 커피가 생각나는 캐멀 컬러에서는 달달하고 따뜻한 향기가 묻어난다. 그 덕분에 겨울의 캐멀은 부드럽고 우아한 이미지를 담아내는 최고의 색으로 통한다. 원색부터 무채색까지 어울리는 색도 무궁무진! 슈트부터 루스한 팬츠, 데님 팬츠까지 함께 입는 옷에도 제약이 없다. 이번 시즌 런웨이에 가장 많이 등장한 디자인도 바로 이 캐멀 컬러 코트다. 남자의 옷장에 갖춰야 할 이유가 이토록 차고 넘친다. 어떤 외투를 살지 고민하고 있는 남자라면 기꺼이 마음을 내줘도 좋다는 이야기!

더플코트의 금의환향
캠퍼스를 떠난 후로 기억에서 잊힌 더플코트가 런웨이에 돌아왔다. 교복에나 어울릴 법한 수수한 분위기는 지우고 그야말로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어른’ 남자를 만족시킬 옷으로 성장했다. 주목할 만한 변화는 브랜드의 개성을 덧입고 다채로워진 토글 단추. 아웃도어풍 스트랩을 접목한 N°21, 단추와 끈을 큼직하게 덧대어 장식으로 활용한 지방시 등 트렌디한 시도가 눈길을 끈다. 더불어 폴로 랄프 로렌, 미쏘니의 체크 패턴 더플코트처럼 클래식한 매력을 고이 간직한 디자인이 공존하며 선택의 즐거움을 안겨줄 전망.

젊은 모피
모피는 기름기를 뺀 담백한 모습으로 런웨이에 등장했다. 모피 명가답게 펜디 맨은 짧은 재킷부터 긴 코트에 이르는 다채로운 모피 아우터웨어를 선보였는데, 부분적으로 원색의 레터링 장식을 더해 밍크 소재 특유의 고루함과 부담스러움을 환기시켰다. 무겁고 부한 모피의 단점을 해소하는 스타일링 역시 주목할 만하다. 마르니의 바둑판무늬 양털 모피 코트, 테일러링을 접목한 루이 비통의 양털 코트 모두 루스한 팬츠와 스니커즈 등 캐주얼한 아이템을 매치해 일상적 분위기로 제안한 것. 트레이닝웨어와 캡처럼 때로 스포티한 요소를 더하는 것 역시 이번 시즌 모피 코트를 세련되게 연출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실루엣이 빚어내는 한 편의 드라마
밑단이 발목 언저리를 맴돌 만큼 긴 코트는 친절한 인상과는 거리가 멀다. 애초부터 누구나 입을 수 있는 것을 염두에 두지 않은 불친절한 옷이기도 하지만, <셜록>의 베네딕트 컴버배치나 <도깨비>의 공유처럼 차갑고 음울한 캐릭터를 연기한 이들의 트레이드마크이기 때문일 거다. 하지만 이보다 남자의 뒷모습을 극적으로 만들어주는 옷도 드물다. 성큼성큼 걷는 걸음을 따라 코트 자락이 날리는 모습은 여자에게 늘 설렘을 안겨주니까. 대나무처럼 곧고 기다란 체형의 남자라면 응당 누려야 할 겨울의 즐거움인 것만은 확실하다.

밤을 위한 코트
여성 컬렉션에 주로 등장한 벨벳과 자카드, 자수, 크리스털 같은 호화로운 소재와 디테일 역시 남성 컬렉션의 중심에 우뚝 섰다. 동양적 자수 모티브는 매니시한 테일러링 코트에 낭만을 더하고, 브로치나 단추에 크리스털을 접목한 버버리와 지방시, 돌체 앤 가바나 컬렉션의 코트는 이브닝 룩으로의 가능성을 점쳤다. 다마스크 혹은 플라워 패턴을 접목한 자카드 소재, 은은한 광택이 멋스러운 벨벳과 새틴 소재 코트 역시 턱시도 슈트를 탈피해 새로운 이브닝 룩을 꿈꾸는 남자의 마음을 훔치기에 충분해 보인다.

힙스터를 위한 선택
이런저런 외투를 이미 섭렵한 이라면 좀 더 신선한 디자인에 목마를 터. 소매가 없는 독특한 실루엣이 특징인 케이프는 이처럼 트렌디한 감각을 지닌 남자의 쇼핑에 새로운 대안이 되어줄 것. 발렌티노와 보스 맨, 포츠 1961 컬렉션에 등장한 케이프처럼 칼라를 덧댄 디자인은 귀족적 느낌을 주고, 랑방과 디올 옴므 등 후드를 장식하거나 밑단이 너울질 만큼 넓은 디자인에는 아웃도어 무드가 녹아 있다. 소매가 없어 활동에 제약이 따르는 것은 사실이지만, 품이 넓은 만큼 두꺼운 니트 스웨터 혹은 여타 재킷이나 코트에 겹쳐 입을 수 있어 겨울철 레이어링 룩을 즐기는 멋쟁이들도 만족스러울 듯.
겨울의 절대 강자
방한에 목적을 둔 겨울 쇼핑 종착지는 대개 패딩 아우터웨어로 귀결된다. 몸에 잘 맞는 외투를 입었을 때의 말쑥함은 포기해야 하지만, 패딩으로 만든 재킷과 코트는 영하의 기온과 맞서 싸울 채비를 끝낸 전사의 갑옷처럼 든든함을 안겨주니까. 요즘의 패딩 아우터웨어는 구름처럼 가볍고 포근하면서 멋스럽다. 울이나 가죽을 겉감으로 접목한 디자인은 슈트의 외투로 활용해도 전혀 어색함이 없고, 재킷과 코트를 겹쳐 입은 듯한 하이브리드 스타일은 고질적인 부피감을 해소하고 날렵한 인상을 준다.
폭발적 남성미
밀라노와 파리에 칼날처럼 날렵하게 재단한 가죽 코트의 향연이 펼쳐졌다. 1970년대의 레트로 감각이 담긴 프라다의 디자인부터 미래적 분위기로 점철된 디올 옴므까지! 클래식과 SF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디자이너들은 공통적으로 가죽의 유려한 광택과 질감을 그대로 반영하되, 울과 캐시미어보다는 유연성이 떨어지는 가죽의 단점을 벨트 디테일로 보완했다. 허리선을 강조한 실루엣 덕분에 어깨가 부각되는 것은 물론 남성적 분위기가 더욱 짙어졌다.
에디터 정유민(ymjeong@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