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위한 목욕재계 스폿
정갈한 몸과 마음으로 을사년의 새로운 시작을 준비할 수 있는 프라이빗 스파 3.
유선관
한 해의 끝과 시작을 마주할 때면 남쪽으로 훌쩍 떠나고 싶어진다. 비교적 온화한 날씨는 물론,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처럼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거리만큼 일상으로부터 잠시나마 마음을 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유난히 안팎으로 소란스러웠던 2024년의 연말, 새해를 기다리며 해남 대흥사 인근에 자리한 ‘유선관’을 미리 눈여겨보았다. 1914년, 절을 찾는 방문객과 수도승을 위해 지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여관을 모체로 한 이곳은 두륜산 자연의 너른 품에 안겨 켜켜이 쌓인 이야기와 시간의 세례를 간직하고 있다. 별도의 입구와 마당이 딸린 별채 1호실과 독채 6호실을 포함한 총 여섯 개의 한옥 객실은 새하얀 한지와 깔끔한 우드톤으로 마감되어 단정하면서도 차분한 인상을 남기며, 목화솜과 명주솜으로 만든 전통 침구는 소박하지만 특별한 아늑함을 선사한다.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건 바로 프라이빗 스파다. 개별 욕조와 샤워장, 파우더룸으로 이루어진 단순한 구조이지만, 뜨끈한 물에 몸을 담근 채 창밖의 풍경을 오롯이 감상하다 보면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 터. 초록이 무성한 계절뿐만 아니라 소복이 눈이 쌓인 겨울의 고즈넉함도 꼭 한 번 느껴보고 싶다.
주소: 전남 해남군 삼산면 대흥사길 376
유원재
계절마다 제철 음식을 떠올리듯, 온천은 겨울의 ‘제철 장소’라 칭해볼 수 있지 않을까? 맑은 자연에서의 온천욕과 함께 아름다운 정원, 건강한 식사, 문화예술이 한데 모여 나 자신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다. ‘정원을 곁들인 온전한 휴식’을 뜻하는 온천호텔 ‘유원재’에는 약 3만 년 전 자연 생성된 충주 수안보의 천연온천수가 흐른다. 우리나라 고유의 온천 문화와 호스피탈리티에 대한 오랜 집념을 바탕으로 완성된 이곳은 모던하면서도 한국적 아름다움이 곳곳에 녹아 있다. 전체 공간은 한옥과 서원의 배치 형태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됐으며, 유순(柔順), 겸화(謙和), 청심(淸心), 수정(守靜)으로 나뉜 총 16개의 객실에는 개별 정원과 노천탕을 갖췄다. 올 인클루시브로 투숙 시, 13첩 한상차림을 제공하는 조식과 컨템포러리 파인다이닝을 즐길 수 있는 석식, 라운지, 카페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또한 객실 내 노천탕 외에도 별도로 대여할 수 있는 프라이빗 스파가 마련돼있으니 참고할 것.
주소: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 주정산로 6
모락
100년이 넘는 양조 기술과 근대문화유산이 고스란히 깃든 도시, 군산. 이 도시의 술익는 마을에 자리한 ‘모락’은 ‘흑화양조’에서 운영하는 프라이빗 목욕 공간으로, 지역의 전통과 현대적 감각이 조화를 이루는 특별한 쉼의 장소다. 모락의 가장 큰 특징은 군산쌀로 만든 발효술을 목욕물로 사용하는 점이다. 발효술의 따뜻한 온기와 은은한 향은 몸과 마음을 진정시키는 동시에, 쌀의 효소, 효모의 단백질, 알부틴 성분이 피부를 고르게 정돈하고 노폐물 배출을 돕는 효과를 선사한다. 작은 적산가옥을 개조한 공간은 중정을 품은 히노끼탕, 파우더룸, 다구가 있는 다다미방으로 단아하게 구성되어 있다. 오직 한 팀만을 위한 프라이빗한 배려가 돋보이며, 색다른 흥취와 깊은 여유를 경험할 수 있다. 이용은 3시간 또는 4시간 30분 단위로 가능하며, 당일 예약은 불가하니 미리 일정을 계획해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
주소: 전북 군산시 구영6길 18
에디터 손지수(프리랜서)
사진 유선관, 유원재, 모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