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새 구두
올 한 해, 씩씩하게 걸어갈 두 발을 위한 좋은 구두가 필요하다. 잘 만든 구두와 함께 2017년을 향해 걷고 싶은 남자라면 귀 기울여도 좋은 이야기.

888 라스트의 버클리 탑 드로어 Edward Green by Unipair
좋은 구두란 무엇일까? 그 의미가 너무 추상적이라면, 반대로 나쁜 구두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벽에 걸린 그림처럼 모셔두기보다는 하루 종일 우리 몸을 지탱하는 물건이니만큼 아프고 불편한 것은 나쁜 구두다. 가죽이나 제작 공정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금세 망가지는 구두 역시 마찬가지다. 신는 순간 발이 부끄러울 만큼 태생적 우아함과 아름다움을 갖추지 못한 구두도 그렇다. 지난해 10월 말, 유니페어의 트렁크 쇼를 위해 방한한 에드워드 그린의 대표 힐러리 프리먼을 만났을 때, 남자에게 좋은 구두가 필요한 이유를 물었다. “좋은 신발은 ‘일상’을 살게 하죠.” 나쁜 구두가 주는 몸과 마음의 피로도에 공감한다면 좋은 구두에 대한 그의 답변이 보다 명료하게 다가올 것. 자신을 위한 쇼핑이 낯선 남성들이 기백만 원을 호가하는 값비싼 구두를 선뜻 구매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클래식 구두의 시초인 영국부터 미학적으로 탁월한 프랑스 등 각국의 6개 브랜드에 그들이 만드는 신발의 면면과 좋은 구두에 대한 생각을 물으며 그 가치와 가격에 대해 다시 생각해봤다. 잘 만든 고가의 구두를 골라 10년 이상 애정을 갖고 신을 것인가, 10년에 걸쳐 보통 구두 열 켤레를 구입할 것인가는 결국 개인의 경험에 따른 선택이겠지만 가끔은 나를 위한 질 좋은 사치를 누려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EDWARD GREEN
에드워드 그린 대표 힐러리 프리먼(Hilary Freeman)
지난번 방한과 비교해 이번 트렁크 쇼를 통해 느낀 한국 시장의 변화가 궁금합니다. 고객들이 피트와 MTO 옵션에 관한 전반적인 것을 묻고 열정적으로 대화를 주도해갔어요. 이런 관심을 통해 좋은 구두에 대한 남성들의 관심과 인식이 높아졌음을 느낄 수 있었죠.
트렁크 쇼를 기념해 선보인 새로운 915 라스트에 대하여 설명해주세요. 915 라스트는 아몬드토의 202 라스트를 좀 더 슬림하게 다듬은 형태입니다. 날렵한 옆면과 부드러운 라인 등 현대적이면서도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이죠. 몽크 스트랩 슈즈, 플레인 토 옥스퍼드 슈즈, 스트레이트 팁 더블 몽크 스트랩 슈즈, 플레인 토 더비 슈즈로 만날 수 있습니다.

1 606 라스트의 도버 슈즈 2 자수 장식의 알버트 슈즈
슈즈 제작에 몇 가지 라스트를 사용하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사용하는 라스트는 15개 정도예요. 그중 202 라스트는 에드워드 그린의 뿌리이자 모든 라스트의 토대가 됩니다. 7가지 볼 너비가 있어 발볼이 넓고 발등이 낮은 사람부터 발볼이 좁고 발등이 높은 사람까지 누구나 발에 꼭 맞는 신발을 찾을 수 있죠. 이는 여타 기성화가 충족시키지 못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나라별로 라스트 형태에 대한 선호도에 차이가 있을까요? 몇 해 전까지만 해도 한국은 날렵한 형태의 82 라스트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았지만, 최근에는 본연의 가치에 집중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202 라스트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습니다. 일본은 현재 잘 사용하지 않는 오래된 라스트에 대한 수요가 상당히 높습니다. 현재 606이나 202 라스트로 만드는 도버를 과거에 사용한 32 라스트로 제작해달라고 주문하는 이들이 있을 정도죠.

1 유니페어의 별주 모델인 사우스올드 2 915 라스트의 웨스트민스터
여전히 까다롭고 엄격하게 굿이어 웰트 제법으로 모든 구두를 만들고 있습니다. 좋은 제품을 사서 오랫동안 즐겨 입고, 관리하는 것이 제 방식입니다. 굿이어 웰트 제법으로 만든 신발은 오래 신어 밑창이 낡으면 밑창을 떼어 내고 코르크를 새로 채워 넣는 일명 ‘통창 갈이’를 할 수 있어요. 이렇게 리솔한 슈즈는 새신발보다 훨씬 편합니다. 잘 관리한다면 10년은 물론 20년도 신을 수 있는 구두의 바탕이 되는 것이 굿이어 웰트 제법의 핵심입니다. 25년 전 결혼식에서 신은 구두를 수선하러 온 고객이 있었어요. 이런 고객과의 만남이 바로 에드워드 그린이 굿이어 웰트를 고집하는 이유가 될 수 있겠죠.
장인의 명맥을 이어가는 것도 오랜 역사를 지닌 브랜드의 숙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별한 기술을 갖춘 이들의 재능에 걸맞은 높은 임금을 지불하고 더불어 기술자 모두 단순한 생산자가 아니라 좋은 물건을 만드는 중요한 사람임을 강조합니다.
최근 브랜드 스토리를 흥미롭게 보여주는 마케팅 시도가 활발합니다. 젊은 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있어요. 로이터의 사진기자였던 조카가 합류해 에드워드 그린 홈페이지에 흥미로운 콘텐츠를 채워가고 있죠. 온라인을 통해 브랜드와 제품을 알게 된 고객이 오프라인으로 유입되는 경우도 많지요. 유니페어 같은 현지 매장을 방문해 피팅을 경험하면서 더욱 브랜드가 성장해가는 추세입니다.
아직 에드워드 그린을 경험하지 못한 남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제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매일 슈트를 입는 비즈니스맨, 아스팔트보다는 시골의 흙길을 자주 밟는 이, 니스 해변으로 휴가를 계획하는 사람까지 다양한 목적과 취향에 맞춘 구두를 만듭니다. 그렇기에 선택은 그다지 어려운 문제가 아닐 겁니다. 다만 제품의 품질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가치를 이해하며, 그것을 즐길 줄 아는 남자가 에드워드 그린을 만날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1 패턴에 따라 가죽을 재단하는 모습 2 구멍 장식을 뚫는 공정 3 인솔과 아웃솔에 코르크를 채우는 작업

JOHN LOBB
존롭 일본 지사장 마쓰다 도무키(Tomooki Matsuda)
존롭 슈즈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클래식 슈즈의 원조인 영국 브랜드로서의 가치, 프랑스의 예술적 감성과 분위기를 담아냅니다.
존롭에는 몇 가지 라스트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웰티드 라인의 10개 라스트, 논웰티드 라인의 4개 라스트로 총 14개 라스트를 소개합니다. 그중 7000 라스트는 일본에서 가장 사랑받는 제품으로 손꼽힙니다. 타원형 앞코와 균형 잡힌 매끈한 라인이 특징으로, 높은 아치 형태 덕분에 착화감이 편안해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습니다.

1 송아지 가죽 소재의 윌리엄 슈즈 2 7000 라스트의 필립 Ⅱ
나라별로 라스트 형태에 대한 선호도에 차이가 있을까요? 일본과 한국, 유럽은 라스트에 대한 선호도가 비슷한 편입니다. 반면 미국은 8000 라스트가 특히 인기가 높습니다. 8000 라스트는 7000과 비교해 살짝 각진 느낌의토 디테일을 더했고, 발등이 좀 더 낮은 스타일입니다.
어떤 가죽 소재의 구두를 만날 수 있을까요? 14가지 가죽을 사용합니다. 그중 뮤지엄 카프가 가장 대표적인데, 고대의 태닝 기법으로 천연 염료로 층층이 염색해 만듭니다. 그 결과 가죽에 미묘한 톤의 차이가 생기고, 더 깊고 진한 광택을 띠게 되죠. 이그조틱 레더로 분류하는 악어가죽이나 도마뱀 가죽으로 만든 슈즈도 선보이며, 가죽은 대부분 프랑스나 독일, 이탈리아에서 수입하고 있습니다.
좋은 구두를 구매할 수 있는 팁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고품질의 풀 그레인 가죽을 선택하세요. 가죽의 밀도가 높고, 습기에 강해 내구성이 뛰어나죠. 표면에 화학 처리를 더한 가죽은 자연적으로 숨 쉬지 못해 내구성이 떨어지는 만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1 2017년 리미티드 에디션 헤이스 2 2017년 새롭게 런칭하는 알레이
미학과 착용감을 겸비한 좋은 구두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패션은 올바른 신발을 선택하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말이 있죠. 구두는 신사의 패션을 완성합니다. 비즈니스 파트너가 좋은 신발을 알아보는 눈을 지닌 사람이라면, 당신이 존롭을 신고 있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을 거예요. 둘 사이에 유대감과 공통분모가 생기는 거죠. 이런 경험을 해본 남자들은 존롭을 신는 것은 곧 비즈니스의 성공을 뜻한다고 표현하더군요.
존롭을 경험해보지 못한 남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단 하나의 제품은 무엇인가요?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 그 진가를 전하고 싶습니다. 단연 시티 II를 추천합니다. 존롭을 대표하는 심플한 스트레이트 팁 옥스퍼드 슈즈죠.
당신이 즐겨 신는 존롭 슈즈 역시 궁금합니다. 필립 II를 10년째 즐겨 신고 있습니다. 죽마고우처럼 신을수록 편하고 내 발에 완벽히 밀착되는 느낌이 좋아 늘 함께하죠.
오랜 전통을 지닌 브랜드 역시 디자인, 마케팅 등 다방면에서 현대화가 요구됩니다. 지난 2014년부터 브랜드 아티스틱 디렉터로 폴라 거베스(Paula Gerbase)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존롭의 장인정신과 브랜드 가치를 존중하면서 혁신적이고 현대적인 시각을 도입하고 있죠. 비주얼 아이덴티티 역시 변화했습니다. 아카이브에서 발견한 1937년 슈박스의 레터링과 컬러에서 영감을 얻은 새로운 로고와 시그너처 컬러는 클래식과 모던이 공존하는 동시대성을 반영합니다.
존롭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최근에는 가죽 액세서리 라인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비즈니스 규모를 확장해 한층 안정적인 브랜드를 구축할 생각입니다.
2017년에 선보일 특별한 제품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새로운 타입의 로퍼 알레이(Aley)슈즈를 선보입니다. 텐실 컨스트럭션(tensile construction) 기법을 적용한 슈즈로 신었을 때 좀 더 푹신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줍니다.

1 아웃솔 웨이스트를 손질하는 과정 2 가죽 밑창을 모양에 맞게 다듬는 모습 3 세밀한 손바느질 과정

CORTHAY
꼬르떼 커뮤니케이션 디렉터 프랑수아 푸르슈(François Pourcher)(Hilary Freeman)
프랑스 슈즈는 조각 같은 조형미로 알려졌습니다. 꼬르떼만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프렌치 시크는 스타일과 선, 색상 전반에 개성을 부여합니다. 하지만 프랑스의 감성은 언제나 지나침이 없습니다. 클래식 엘레강스와 스타일, 창의성 사이에서 늘 균형을 유지합니다. 그렇기에 비즈니스나 캐주얼한 상황에도 자연스럽게 동화될 수 있는 슈즈입니다.
라스트에 대한 연구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라스트는 구두의 영혼입니다. 모든 구두는 라스트를 통해 개성을 부여받게 되니까요. 완벽한 균형을 갖추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의 연구와 기술적 연마가 필요합니다. 피에르 꼬르떼는 독창적인 멋과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고민합니다. 자동차, 조각품 등 모든 물건의 물성이 그에겐 영감의 원천입니다.

1 사이즈가 다른 버클 장식이 독특한 더블 스트랩 슈즈 2 스웨이드 소재의 브라이튼
꼬르떼의 대표적인 라스트와 슈즈는 무엇입니까? 아르카 라인에 사용하는 세브레(Sevres)라스트입니다. 1960년대의 스포츠카에서 영감을 얻은 아르카 슈즈는 1991년 비스포크로 개발한 피에르 꼬르떼의 첫 작품으로 전세계적으로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독수리 발톱을 연상시키는 앞코, 2개의 아일릿을 더한 더비 슈즈로 가장 상징적인 모델입니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나라별로 라스트 형태에 대한 선호도에 차이가 있을까요? 전통적으로 둥글고 편한 라스트를 추구하는 미국은 자연스레 윌프리드와 넬슨 슈즈에 접목한 오데온 라스트에 매력을 느꼈으나 최근에는 아르카, 브라이튼, 벨라 슈즈의 세브레 라스트같은 꼬르떼 고유의 스타일을 선호합니다. 유럽이나 아시아 국가 역시 아르카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습니다. 그중 한국은 매우 독특한 시장인데, 고객 모두 창의적이며 고유한 개성이 있습니다. 브라이튼과 더불어 2017년 새롭게 런칭할 칸처럼 유행을 선도하는 디자인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죠.

1 꼬르떼의 아이코닉한 아르카 슈즈 2 페이턴트 소재의 아르카 슈즈
좋은 구두를 선택하는 방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맛있는 요리를 만들 때 좋은 재료가 중요하듯 꼬르떼 구두 제작을 위해 가장 집중하는 일은 좋은 가죽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더불어 고객 개개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입니다. 단순히 발에 맞춰 신는 제품이 아니라 한 사람의 성향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신발이니까요. 평소 즐기는 옷차림에 맞게 헤어스타일을 연출하는 것처럼,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스타일과 색상의 슈즈를 선택하세요.
꼬르떼를 경험해보지 못한 남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단 하나의 슈즈는 무엇인가요? 예술을 사랑하는 남자라면 지금 당장 매장에 방문해 아르카를 신어보세요. 삶에서 뗄 수 없는 또 하나의 예술품을 만나게 될 겁니다. 파스텔 컬러부터 비비드 컬러까지 컬러리스트에게 원하는 색상을 문의해 꿈에 그리던 나만의 구두를 신을 수도 있죠. 폭넓은 선택의 자유를 만끽해보시기 바랍니다.
꼬르떼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지난 27년간 꼬르떼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가장 개성 넘치고 전망 있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한국은 매우 독특한 시장입니다. 아시아의 교두보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스타일 감각이나 안목도 남다르죠. 그런 만큼 운영 방식도 조금 다른데, 팀원 간의 긴밀한 유대감도 그렇고 아이디어도 넘치는 곳이죠. 역으로 본사에 많은 영감을 주는 특별한 곳입니다. 앞으로 한국을 필두로 많은 아시아 국가에서 꼬르떼를 만날 수 있습니다.

1 가죽을 재단하는 모습 2 아르카의 라스트 3 웰트 후 다듬는 과정

STEFANO BEMER
스테파노 베메르 CEO 토마소 멜라니(Tommaso Melani)
세계 3대 구두 장인으로 손꼽히는 스테파노 베메르 슈즈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신경 쓰지 않은 듯 무심한 태도로 세련된 멋을 드러낼 줄 아는 이탤리언 스타일과 기질을 보여줍니다.
슈즈의 얼굴로 표현하기도 하고, 혹자는 제조사의 실력을 가늠하는 척도로 라스트를 꼽습니다. 라스트는 당신의 자세와 발의 형태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편안한 착화감을 결정합니다. 자신의 발에 잘 맞는 라스트의 구두를 신으면 신발 끈을 묶는 양쪽의 아일릿이 완벽한 평행을 이룹니다. 또한 발뒤꿈치와 발바닥을 정확하게 잡아줘 신발을 신었을 때 발이 앞으로 미끄러지지 않고 뒤꿈치는 안정적으로 뒤쪽에 무게중심을 둡니다.

1 브라운 컬러 더블 몽크 스트랩 슈즈 2 콜라레 가죽소재의 6471 슈즈
몇 가지 라스트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C, J, T의 3가지 핵심적 라스트를 사용합니다. 이를 토대로 코 부분을 변형한 7가지 라스트를 만날 수 있습니다. 또한 라운드 토 부츠를 위한 H 라스트, 로퍼에 적합한 K 라스트처럼 독특한 아이디어를 반영한 라스트도 존재합니다. J는 발등의 곡선이 우아하고 관능적인 분위기를 강조합니다. 15년 전에 디자인한 것임에도 시대를 초월한 우아함과 현대적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다채로운 컬러와 소재가 눈길을 끕니다. 프랑스산 송아지 가죽과 호윈을 비롯한 몇몇 미국 가죽 가공업체에서 말과 들소, 사슴 가죽을 얻습니다. 이외에 아프리카 지역에서 쿠두, 낙타, 타조, 악어, 코끼리와 하마 가죽을 수입합니다. 피렌체의 가죽 학교인 스쿠올라델 쿠오이오(Scuola del Cuoio)를 통한 피혁업체 역시 우리와 협력관계에 있습니다.
좋은 가죽과 구두를 선택하는 방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한눈에 좋은 구두를 분별해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죠. 가죽의 품질을 결정하는 대부분의 요소는 사용 시 드러나기 마련이니까요. 그렇기에 제작자의 명성을 신뢰하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오랜 시간 쌓아 올린 명성은 품질보증서와 같죠.

1 송아지 가죽의 6471 2 브라운 옥스퍼드 슈즈
좋은 구두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남자라면 물건을 선택할 때 품질은 물론 스타일을, 그리고 가장 중요한 아이덴티티를 살펴야 합니다. 옷차림에 정제된 느낌을 부여할 뿐 아니라 이를 통해 당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스테파노 베메르를 경험해보지 못한 남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단 하나의 제품은 무엇인가요? 저희 할아버지는 좋은 물건을 소유하고, 그것을 최대한 활용하라고 말씀하셨어요. 저 또한 고객이 늘 즐겨 신을 수 있는 신발을 찾도록 돕습니다. 진한 브라운 또는 블루 컬러의 콜라레(천연 그레인 무늬를 지닌 극소수의 송아지 가죽) 가죽으로 만든 6471 캡토 옥스퍼드라면 스테파노 베메르와의 완벽한 첫 만남이 될 수 있겠네요.
가장 좋아하는 스테파노 베메르 슈즈를 꼽자면? 단연 더블 몽크 스트랩 슈즈입니다. 스테파노 베메르에서 제가 처음 디자인한 구두죠.
장인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요?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통해 마스터 장인들이 12명의 견습생을 가르치고, 그 중 가장 우수한 2명을 선발합니다. 인재 양성과 브랜드 발전 측면에서 모두 성공적인 사례를 낳고 있으며, 이는 브랜드를 성장시키는 계기가 됐습니다.
방한 계획을 알려주세요. 1년에 두 번 정도는 한국을 방문합니다. 올해부터는 피들백 웨이스트 디테일의 슈즈를 본격적으로 소개할 예정입니다. 피들백 웨이스트는 반드시 손으로 작업해야 하는 까닭에 그간 비스포크 레인지에서만 볼 수 있었던 만큼 단연 최고의 기성화를 선보일 수 있을 겁니다.

1 아틀리에 전경 2 바이올린의 등 부분을 닮은 피들백 웨이스트 디테일

ALDEN
알든 CEO 아트 탈로 주니어(Art Tarlow Jr.)
알든 슈즈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여타 남성 슈즈 브랜드에 비해 덜 포멀한 느낌을 받으실 겁니다. 하지만 편안함이야말로 알든의 자부심이자 가장 큰 특징입니다. 우리는 발이 피곤하지 않은 구두를 통해 남자가 제대로 된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죠.
어떤 제법을 통해 제작하나요? 굿이어 웰트 제법을 사용합니다. 이 제법으로 만든 구두는 오랜 시간 신으면 개인의 발 형태에 맞춰 변형돼 뛰어난 지지력을 갖추게 되죠. 그뿐 아니라 오래 신어 밑창이 닳아 수선이 필요한 경우에도 복원이 용이한 방식입니다.

1 애버딘 라스트의 코도반 가죽 슈즈 2 애버딘 라스트의 664 슈즈
라스트에 대한 연구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요? 패션 트렌드를 따르기 위해 매 시즌 새로운 라스트를 개발하지는 않습니다. 기능을 따라야 형태도 뒷받침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알든의 라스트는 발에 제대로 맞아 서포트해줄 수 있도록 고안합니다. 편안함과 아름다움을 아우르기 위해 고심하는 만큼, 자연히 완성 단계에서 비율과 균형은 따르게 되어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나라별로 라스트 형태에 대한 선호도에 차이가 있을까요? 라스트의 선택은 제작자와 구매자 모두 지역보다 스타일에 중점을 두고 이뤄집니다. 일례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알든의 구두는 태슬 모카신과 플레인 토 블러처입니다. 태슬 모카신은 애버딘 라스트로 만듭니다. 애버딘은 캐주얼하면서도 우아한 디자인을 강조한 테일러 토가 특징입니다. 플레인 토 블러처는 둥글고 넓은 모양의 베리 라스트를 사용합니다. 이 라스트의 꽉 찬 발가락 형태와 균형을 맞추려면 튼튼한 아웃솔과 견고한 웰트가 필요하기 때문에 가죽 창을 2겹으로 만들고, 어퍼와 인솔 그리고 아웃솔을 360도로 연결하는 리버스 웰트를 접목하죠.
어떤 가죽 소재의 슈즈를 만날 수 있을까요? 송아지 가죽은 주로 프랑스와 독일의 소규모 업체에서 생산합니다. 알든은 셸 코도반으로 잘 알려져 있죠. 시카고에 본사를 둔 호윈사의 셸 코도반을 독점적으로 사용합니다. 또한 이곳에서 알든을 위한 몇 가지 가죽을 별도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1 베리 라스트의 990 슈즈 2 베리 라스트의 스웨이드 앵클 부츠
남자에게 좋은 구두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가 추구하는 가죽의 품질과 굿이어 웰트 제법은 일상을 누릴 수 있는 신발을 만듭니다. 그래서 알든을 신는 이라면 자신에게 확실한 투자를 할 줄 아는 남자라고 믿습니다. 아름답고 편안한 구두를 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완벽한 피트입니다. 한국의 유니페어처럼 피팅 전문 기술을 갖춘 숍은 궁극적으로 알든을 오랜 시간 애용할 고객과 브랜드를 이어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당신이 즐겨 신는 알든 슈즈 역시 궁금합니다. 마치 자녀 중 어떤 아이를 가장 좋아하느냐는 질문처럼 느껴지네요. 각 스타일마다 강점이 있어 그날의 스타일에 맞춰 착용합니다.

1 갑피를 꿰매는 과정 2 손바느질로 구두를 완성하는 모습 3 완성된 신발의 모습
장인의 명맥을 이어가는 것도 브랜드의 숙제라는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이를 유지하고 있나요? 130여 년 동안 숙련된 장인들을 최고 수준까지 끌어올린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구두 제작 공법과 기술을 개발하는 데 훈련과 경험을 대신할 수 있는 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서둘러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지속적인 투자에 신경쓰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온라인을 통해 브랜드 스토리를 흥미롭게 보여주는 마케팅 시도가 활발합니다. 웹사이트 www.AldenShoes.com을 통해 브랜드의 역사와 컬렉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그 덕분에 새로운 고객이 유입되거나 발굴해내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CARMINA
카르미나 대표이사(상단 오른쪽 끝) 안토니오 알발라데호(Antonio Albaladejo)
스페인 슈즈는 좋은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인기가 높습니다. 카르미나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국가별로 슈즈의 특징이 존재하는 것은 틀림없지만, 결국 컬렉션의 스타일과 특성을 드러내는 것은 브랜드의 몫입니다. 카르미나는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과 스타일의 구두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착화감이야말로 좋은 구두의 기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두의 편안한 착화감은 제조 공정에 달려 있어요. 특히 원산지에 따른 가죽의 선택이 중요합니다. 카르미나는 전 세계 최고의 피혁업체에서 가죽을 공급받아 굿이어 웰트 제법으로 구두를 만듭니다.
라스트에 대한 연구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요? 트렌드에도 관심을 두지만 브랜드의 전통성과 특징이 한데 어우러질 수 있는 라스트를 고안합니다.

1 블랙 첼시 부츠 2 브라운 컬러 첼시 부츠
몇 가지 라스트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대표적 라스트에 대한 소개도 함께 부탁드립니다. 남성과 여성을 위한 약 50가지 라스트를 토대로 구두를 만듭니다. 최근 제작하는 남성 구두는 레인, 포레스트, 디트로이트, 잉카 등 12가지 라스트가 주를 이룹니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나라별로 라스트 형태에 대한 선호도에 차이가 있을까요? 지역에 따른 선호도에 편차는 없습니다. 모든 수요가 나라마다 균일합니다. 미국부터 아시아, 유럽까지 카르미나의 품질과 스타일의 진가를 알아보는 고객이 대부분 비슷한 취향을 지닌 편입니다.
어떤 가죽 소재의 구두를 만날 수 있을까요? 미국의 호윈사에서 수입한, 페르슈롱 품종의 말에서 얻을 수 있는 코도반 가죽을 주로 사용합니다. 남자 구두를 만드는 가죽 중 단연 최고의 소재로 손꼽히죠. 프랑스산 소가죽과 캐주얼한 슈즈를 제작하기 위한 영국 찰스 F. 스테드사의 스웨이드 역시 카르미나가 즐겨 사용하는 소재입니다.

1 송아지 가죽의 80519 슈즈 2 다양한 디자인의 슈즈
좋은 구두를 구매할 수 있는 팁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단연 카르미나를 선택하는 것이죠. 구두 자체로 고객과 온전히 소통하는 것이 궁극적인 카르미나의 목표입니다. 고객이 스스로 좋은 구두를 선별할 수 있도록 각 슈즈의 아름다움과 가죽의 품질, 패턴의 완성도에 완벽을 기하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옷차림을 더 돋보이게 하기도, 격하시키기도 하는 것이 구두입니다. 신사의 패션을 완성하는 구두의 중요성에 동의합니다. 많은 남자가 영국이나 이탈리아의 좋은 슈트를 입으면서 신발에는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습니다. 아무리 근사한 옷을 입어도 구두를 제대로 갖춰 신지 않으면 절대 완벽한 신사의 차림이라고 할 수 없죠.
카르미나를 경험해보지 못한 남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단 하나의 제품은 무엇인가요? 특별한 날을 위한 드레시한 슈트뿐 아니라 치노 팬츠 처럼 편안한 옷차림까지 아우를 수 있는 브라운 옥스퍼드 슈즈를 추천합니다.
당신이 즐겨 신는 카르미나 슈즈 역시 궁금합니다. 하나만 선택하기가 쉽진 않지만, 지금 안테 폴로라는 태슬 로퍼를 신고 있어요. 캐주얼한 슈트나 주말을 위한 청바지 차림에도 즐겨 신는 신발이죠.
장인의 명맥을 이어가는 것도 브랜드의 숙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몇 해 전부터 숙련된 장인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젊은 사람들을 기술자로 육성하고 있습니다. 차세대 장인을 가르치고 발굴해낼 수 있는 숙련된 장인들이 든든한 지원군이죠. 또한 우리는 항상 아버지와 아들, 어머니와 딸처럼 한 가족 구성원이 카르미나에서 일하는 것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CARE & REPAIR
좋은 구두는 한철 신고 버리는 소모품이 아니다. 굿이어 웰트 제법으로 제작한 구두는 보기에도 좋지만, 꾸준히 관리하면 10년 이상 튼튼하게 신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미덕이다.

SHOECARE GUIDE
귀가한 후 깨끗이 몸을 씻고 보습 제품을 사용해 피부를 관리하듯, 좋은 구두도 이러한 일련의 과정과 관리가 필요하다. 구두의 형태와 가죽을 오랫동안 유지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존롭이 제안하는 슈케어법.

1 나무를 깎아 만든 슈트리
STEP 1 뒤축을 손상시키지 않고 편안하게 신을 수 있도록 슈혼을 사용한다.
STEP 2 하나의 구두로 매일을 버티기보다 두 켤레 이상을 번갈아 착용해 하루 종일 신은 구두의 가죽이 보송보송 마르고 숨 쉴 수 있게 한다.
STEP 3 매일 슈트리를 사용하면 최적의 형태로 구두를 유지하고, 주름을 부드럽게 이완하는 데 도움을 준다.
STEP 4 슈케어 제품을 사용하기 전, 물기가 있는 스펀지로 구두를 털어준다. 이후 최소한 24시간 동안 자연 건조하는 것이 좋다.
STEP 5 가죽 관리에 가장 도움을 주는 것은 좋은 성분의 컨디셔닝 크림이다. 부드럽고 탄력 있게 가죽을 유지할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검지와 중지에 부드러운 천을 감싸 크림을 바르고, 원을 그리며 닦아준다. 최상의 결과를 얻으려면 최소 10~15분 정도는 크림이 가죽에 침투하게 기다린다.
STEP 6 필수 과정은 아니지만 발가락과 뒤꿈치 부분에 왁스를 발라 광을 낼 수도 있다. 왁스를 도포하는 법은 크림을 사용하는 방법과 동일하다.
STEP 7 구두를 착용하고 몇 걸음 걸어보고, 주름에 남은 크림과 왁스는 마른 천이나 부드러운 브러시로 닦는다.
STEP 8 스웨이드 소재 신발을 깨끗이 유지하려면 전용 브러시를 사용해 관리한다. 필요할 때마다 먼지와 오염을 털어주자.

SHOE REPAIR SHOP, RESH
릿슈에 가면 ‘헌 신 줄게, 새 신 다오’라는 당신의 바람이 실현된다. 1989년 4월 26일 오사카의 작은 구두 수리점으로 시작한 릿슈는 ‘구두를 수리해 신는 문화를 만든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밑창과 굽 모두 새것으로 교체하는 일부터 낡고 상한 가죽에 반짝반짝 윤을 내는 일까지 전문 지식을 가진 숙련된 이들의 손을 거쳐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여준다.
Add 서울시 언주로164길 37-1
Time 11:00~21:00(월~토요일), 11:00~20:00(일요일)
Inquiry 02-515-5536
SHOECARE ITEMS

1 말털로 만든 웰트 브러시 John Lobb2 크림과 왁스를 바를 때 사용할 수 있는 부드러운 천 John Lobb3 돈모 소재의 폴리싱 브러시 Saphir by Resh4 밍크 오일 성분의 가죽 영양크림 Saphir by Resh5 소뿔을 깎아 만든 슈혼 Abbeyhorn by Unipair
에디터 정유민(ymjeong@noblesse.com)
사진 김흥수(제품) 도움말 강재영(유니페어 대표) 자료 제공 릿슈, 존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