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 로랑이 제안하는 예술적 경험
생 로랑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8월 23일부터 9월 14일까지 프란체스코 클레멘테 작품을 통한 예술적 경험을 빚어낸다.

생 로랑의 2025 여름 캠페인.
생 로랑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가 프란체스코 클레멘테(Francesco Clemente)의 회화로 물든다. 이번 전시는 2025년 생 로랑 여름 캠페인의 일환으로 뉴욕 미트패킹 스토어와 파리 리브 드와 스토어를 거쳐 서울에서 선보이는 프로젝트. 혁신적 예술가 클레멘테와 패션 하우스 생 로랑의 협업으로 진행하는 만큼 예술 · 패션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배우 조이 크래비츠, 이사벨라 페라리와 모델 페넬로페 터네스, 아주스 새뮤얼의 대형 초상화 시리즈 신작을 전시한다. 화려하면서도 시적인 색채가 번지고, 단편적으로 포착한 인물의 표정과 몸짓이 생 로랑의 공기와 섞이며 공간 전체를 하나의 서정적인 장면으로 완성한다. 각 인물을 상징적 존재로 재해석한 작가는 인물에 내재된 강인함과 여성성을 부드러우면서도 힘 있게 그려내며 각각의 정체성을 깊이 있게 담아냈다. 이번 캠페인의 주축인 생 로랑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안토니 바카렐로는 “작품을 처음 보았을 때, 그의 시적 색감을 통해 완벽히 표현된 나의 컬렉션이 자연스레 떠올랐다”고 그와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패션과 예술이 한 장면으로 응축된 듯, 생생하고 매혹적인 인상을 전한 프란체스코 클레멘테와의 일문일답.

조이 크래비츠를 비롯한 초상화 시리즈가 놓인 작가의 스튜디오.
“형태의 언어는 단 하나이며, 그것은 곧 섬세함의 언어이기도 하다”라고 언급했어요. 작가님에게 ‘섬세함’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섬세함’이란 단어보다는 ‘온기(tenderness)’라는 표현을 쓴 걸로 기억해요. 연인의 입맞춤에 담긴 온기, 사랑하는 사람이 건네는 몸짓의 온기 말이죠.
1970년대부터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1980년대에 뉴욕에 정착한 후, 영적 세계와 물질적 세계, 여성성과 남성성처럼 이원적 가치의 유동성을 탐구하기 시작했죠. 이 탐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 그리고 그것이 작업에서 갖는 의미가 궁금해요. 다양한 문화를 탐험하는 여정에서 동양과 서양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고, 거기서 큰 영감을 받았어요. 그리고 “사고는 이원적이기 때문에 갈등의 근원이 된다”고 말하는 이들의 목소리도 들었습니다. 저는 수많은 이원적 생각과 그로 인한 갈등이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다시 말해 평화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그림은 침묵하거든요. 이 침묵이야말로 마치 새로운 것을 품는 어머니와 같다고 생각해요.
초상화 속 인물인 조이 크래비츠, 이사벨라 페라리, 페넬로페 터네스, 아주스 새뮤얼을 어떻게 그렸는지, 그들의 내면 세계를 어떻게 포착했는지 궁금합니다. 우리 내면은 본질적으로 같은 하나라고 볼 수 있어요. 그 때문에 저는 조이 크래비츠이기도 하고, 이사벨라 페라리이기도 하죠. 동시에 아무것도 아니고, 그 누구도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것만 그려요. 그리고 조각난 단편만 보죠. 그림은 이런 단편이 모여서 완성되고, 그 과정에서 제가 설계하거나 의도하지 않은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됩니다.

프란체스코 클레멘테 작가.
이번 캠페인의 예술 작품을 통해 표현하고자 한 핵심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아름다움은 위험하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아름다움은 결코 가둘 수 없다는 것. 그동안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와 협업해왔어요
이번에 패션 하우스 생 로랑,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안토니 바카렐로와 함께하며 느낀 점이 있을까요? 지금까지 시인 앨런 긴즈버그와 함께 채식 필사본을 그렸고, 살만 루슈디의 단편소설에 삽화를 그렸으며,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영화 〈위대한 유산〉을 위해 100점이 넘는 작품을 만들었어요. 바카렐로는 젊은 시절, 이 영화를 통해 제 그림을 처음 접했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영감을 주고 또 영감을 받을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바카렐로는 작가님의 색채 언어와 이번 시즌 컬렉션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는 말을 남겼어요. 저는 이번에 생 로랑 컬렉션이나 초상화의 인물을 알기도 전에 협업 제안을 승낙했는데, 사실 바카렐로는 단 몇 분만 대화를 나눠도, 그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아는 비전가라는 걸 알 수 있어요. 결과적으로 컬렉션 의상과 초상화의 인물 모두 제 감성과 완벽히 맞아떨어졌으니 이번에도 제 행운의 별이 함께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마지막으로, 예술가로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요? 다른 무엇보다도 삶과 죽음, 그리고 이 둘의 교차점과 같은 성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어요. 제 모든 그림을 통해, 불타는 세상에 물을 부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에디터 정송(song@noblesse.com), 정희윤(heeyoon114@noblesse.com), 박재만(pjm@noblesse.com), 조인정(ijcho@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