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오픈아트페어와 다우페어 그리고 M/M (Paris)
서울오픈아트페어가 올해 ‘다우페어’라는 또 다른 디자인 페어를 런칭했다. 여기 소개하는 M/M (Paris)는 그 다우페어가 선정한 첫 번째 대표 디자이너다.
‘열린 미술 마켓’을 표방한 서울오픈아트페어가 지난 5월 21일부터 24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렸다. 올해로 10회째. 그동안 전문가와 대중 간, 장르 간, 문화권 간에 놓인 문턱을 낮추며 꾸준히 대중에게 노크해온 이들은 올해도 예화랑과 갤러리엠, 갤러리 에델을 비롯한 국내외 갤러리 80여 개가 참여해 ‘쉽게 찾아가 즐기는’ 미술 시장의 면모를 보여줬다. 한편 이들은 올해 페어 속 특별전으로 ‘다우페어(DAW Fair, Design Art Work Fair)’라는 디자인 마켓도 열었다. 아트와 디자인, 건축을 믹스한 새로운 개념의 다우페어는 ‘아트가 된 디자인’, ‘아트가 된 건축’을 이야기하는 전시 형태로 이전에 없던 디자인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리고 M/M (Paris)는 다우페어가 선정한 올해의 첫 번째 디자이너다. 1990년대 초반부터 파리를 기반으로 음악, 패션, 아트 등 다양한 예술 장르에서 여러 세대를 넘나드는 독특하고 재미있는 작업을 해온 이들은 지금도 유럽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창조적 디자인 듀오다. <아트나우>가 다우페어에 참여한 M/M (Paris)를 만났다. 인터뷰에서 그들은 창조적 대답을 늘어놓았다.
M/M (Paris), Paravent, 3 panels of glass, metal, silkscreen, 2001

M/M (Paris), Portant, Clothes rack in powder-coated bent-metal tube, 2008

‘열린 미술 시장’을 지향하는 서울오픈아트페어의 전시 전경

M/M (Paris)의 두 주인공, 미셸 앙잘라그(Michael Amzalag)와 마티아스 오귀스티니아크(Mathias Augustyniak)
한국 방문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0년대에 두세 차례 짧게 와본 적이 있다.
지난 5월, 서울오픈아트페어 속 또 다른 페어인 ‘다우페어’에서 첫 번째 올해의 다우 디자이너로 선정됐다.
페어의 첫 번째 디자이너로 불러준 것에 대해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 덤으로 한국의 현대미술까지 보고 경험할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다우페어는 한국인에게도 생소하다. 대체 어떤 페어였나?
다우페어는 올해 처음 한국에서 열린 행사다. 일반적 아트 페어와 달리 다양한 장르의 미술과 건축, 디자인 작업을 현대미술이라는 큰 틀 안에서 소개한다는 점에서 우리가 지향하는 방향과 의도가 잘 맞아 꼭 참여하고 싶었다.
페어에서 특별히 보여주고 싶었던 컨셉이 있나?
우리가 평소 유럽이나 미주 쪽을 대상으로 개최한 전시와 달리 한국의 관람객, 컬렉터에게 맞춘 작품으로 전시 컨셉을 잡았다. 우리를 한국에 제대로 알리는 첫 자리인 만큼 한국에 소개하고 싶은 작품, 한국인과 소통하는 데 좋을 것이라 판단한 프로젝트 등을 선정하기 위해 애썼다.
당신들의 그래픽 디자인 작업 중 활자를 복잡하게 변형한 것이 특히 눈에 띈다.
문자(알파벳)는 어떠한 세계를 만들 때 언어를 창조하고 사람들을 이어주는 근본적이고 중요한 매개체다. 같은 맥락에서 우린 아티스트로서 우리만의 예술 세계를 완성하고 시각적 언어를 전달하기 위해, 우리만의 관점으로 활자를 변형해 우리의 세계관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당신들의 작품은 사진에 단순한 로고나 타이포그래피, 그래픽 배치 이상의 적극적인 무엇을 가미해 훨씬 임팩트가 큰 것 같다.
앞서 말한 것처럼 다양한 영역의 문화와 영향을 주고받는 게 우리가 창조적 작업을 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자, 다양한 이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일례로 활자를 이용한 우리의 알파벳 작품도 우리가 영향을 받은 사람들의 초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방시, 에르메스, 마크 제이콥스, 디올 등 특히 패션 브랜드와 협업한 작품이 많다. 그들과 함께한 작업은 책이나 음악 등의 작업과 어떤 차이가 있나?
작품은 물론 문화도 사람들에게 자연스레 많이 노출될수록 그 영향력이 커지는 것 같다. 패션은 사람들의 일상에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며, 특히 미술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패션은 우리의 작품 세계를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좋은 미디어다. 그리고 우리가 늘 관심을 갖고 제일 잘 만지는 활자와 인체, 초상 같은 소재가 패션에서도 필수 요소이기 때문에 작업할 때 더 쉽고 흥미롭다. 마르셀 뒤샹이 수많은 여성의 초상을 그렸듯, 앤디 워홀이 신발 디자이너와 셀 수 없는 작업을 함께 했듯 우리도 패션 관련 협업을 끊임없이 할 것 같다.
여전히 순수 미술과 디자인을 구분 짓는 시각이 존재하는 것 같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순수 미술은 타인의 반응과 평가에 의한 작업이다. 물론 디자인도 비슷하지만, 타인이 아닌 자기 자신에게 질문하고 답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순수 미술과는 조금 다르다. 하지만 일례로 칼이란 한 사물을 다른 이들과 다른 나만의 관점으로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문제에서, 그 생각과 행위의 주체가 아티스트인지 디자이너인지 타이포그래피스트인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순수 미술이건 디자인이건 오직 사람들과 그들의 생각이 소통하는지 아닌지가 예술로서 성공 여부를 가르는 지표일 거다.
무대, 패션, 음악, 전시 디자인 등 무척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다. 어떻게 그런 창조적 에너지를 낼 수 있나?
우리는 우리만의 게임에 사로잡혀 있다. 절대 멈출 수 없다는 것이 이 게임의 가장 큰 힘이다.
디자이너이기 때문에, 어딜 가나 그 나라의 디자인이나 미술에 대한 질문을 받을 것 같다. 그간 서울을 방문하며 한국 디자이너의 작품도 꽤 봤을 것 같은데, 어떤 느낌이 들었나?
조각, 공예, 회화 등 장르를 넘어 다양한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 꽤 인상적이었다. 기대한 것보다 훨씬 우수한 크고 작은 미술관이 곳곳에 있다는 것과 앞으로도 수많은 미술 기관이 설립 예정이라는 사실에 크게 놀랐다. 그뿐 아니라 디자이너들의 교육 수준이 상당하고, 미술 교육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사실도 인상적이었다.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이제 막 프랑스 영화감독과 함께 타셴(Taschen)의 아카이브 책 프로젝트를 마쳤다. 지금은 패션, 디자인, 아트 등 정말 다양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에디터 이영균 (youngkyoon@noblesse.com)
사진 제공 M/M (Par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