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아우르는 미술
올해 16회를 맞이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글로벌 아트 페어 KIAF 2017/ART SEOUL. 올해 갤러리조선과 우손갤러리 등 13개국 167개의 갤러리가 참여해 관람객들을 현대미술 축제의 장으로 안내한다.

1 정정주, 40개의 방들, 알루미늄, LCD 모니터, 35×49×28cm, 2010
2 건축 모형과 퍼포먼스를 하는 사람의 영상을 결합한 작품. 정정주, 로비, 스테인리스, 아크릴, 모니터, 40×50× 30cm, 2010
3 정정주, Palace, 3D 애니메이션, 가변크기, 2017
올해 16회를 맞이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글로벌 아트 페어 KIAF 2017/ART SEOUL(이하 키아프)이 9월 21일부터 24일까지 4일간 코엑스홀 A&B에서 열린다. 키아프는 한국 미술계뿐 아니라 아시아를 중심으로 전 세계 주요 컬렉터와 미술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미술 축제로, 2015년부터 전 세계 미술 애호가를 초대하는 VIP 프로그램을 운영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13개국 167개 갤러리가 참여하는 올해 키아프는 3인 이내의 작가가 함께하는 하이라이트(Hightlight) 섹션, 작가 1인의 작품 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기획전인 솔로 프로젝트(Solo Project)를 신설해 전 세계의 현대미술 흐름을 아우를 예정이다.
제작한 지 3년 이내의 신작이나 미술사적 가치가 높은 작품을 선보인 작가들의 특별전인 하이라이트 섹션에는 스탠딩 파인 갤러리, 갤러리조선 등 10개의 갤러리가 참여한다. 갤러리조선에서는 건축구조나 빛의 움직임으로 자신과 타인의 관계를 드러내는 영상 작품을 선보인 정정주, 인간의 내면을 그린 추상회화로 이야기를 건네는 김진욱, 기억과 일상을 담은 섬세한 드로잉과 감각적인 설치 작품으로 잘 알려진 국동완 작가가 함께한다. 그중 설치 작가 정정주는 건축물의 모형 공간을 만들고 텅 빈 내부에 움직이는 카메라를 설치해 전시장의 내·외부 공간을 보여주는 영상 작품을 주로 선보여왔다. 대표작 중 하나인 ‘로비’는 투명하고 둥근 형태의 유리 벽으로 이뤄진 건물 로비의 모형으로, 로비에 설치한 모니터에 행위자가 등장해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받은 상처를 이야기하고 머리카락 속에 숨는 퍼포먼스를 펼친다. 또 CCTV처럼 보이는 40개의 영상을 알루미늄 칸막이 공간에 수납한 ‘40개의 방들’을 통해 관계가 단절된 세계에서 살아가는 인간 군상을 표현했다. 이번 키아프 전시에서는 앞서 설명한 작품은 물론 3D 애니메이션 기법을 통해 내면의 심리 상태를 그린 회화 작품 ‘Palace’도 공개한다. 방 안을 비추며 서서히 이동하는 빛, 그리고 창밖의 하늘 풍경을 담은 작품을 통해 인간의 내면에 대한 은유를 표현했다.

4 추상성과 여백을 강조하는 작가 이강소.
5 마루야마 나오후미, Waterfront Scenery(201601), Acrylic on Cotton, 130.4×194cm, 2016

6 이강소, Serenity-16046, Acrylic on Canvas, 91×116.7cm, 2016
7 이강소, Becoming-08126, Acrylic on Canvas, 194×130cm, 2008
잠재력 있는 신진 작가 혹은 갤러리를 대표하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1인전인 솔로 프로젝트에는 이스트 갤러리, 폰톤 갤러리 등 11개 갤러리가 참여할 예정이다. 신설 섹션 외에도 올해 키아프에서는 우손갤러리, 갤러리 페로탱 등의 화랑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우손갤러리에서는 회화, 사진, 영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체를 통해 그만의 창조적 언어를 탐구하는 이강소 작가와 물감이 번진 모호한 풍경을 통해 인간의 기억을 상기시키는 마루야마 나오후미 작가의 작품을 출품한다. 우리에게 오리 작가로 알려진 이강소 작가는 대자연에서 인간 내면의 정신적 본질을 찾는 동양 산수화의 철학을 근간으로 추상성과 여백을 강조해왔다. 화폭에 등장하는 오리, 배의 존재는 여백을 구체화하는 매개체로, 이미지 자체의 상징성보다 화면 밖에 존재하는 물을 연상시킨다. 사람이 흐르는 물을 따라 마주하는 나무와 바람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 목적인 것. ‘Emptiness-10109’, ‘Becoming-08126’ 등의 작품에서 “예술의 본질은 인간 자신이 주체가 되어 경험함으로써 자각하게 된다”는 이강소의 작가 정신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마루야마 나오후미 작가는 배경과 사물을 구분하는 경계선 없이 사물의 형태를 오로지 흐릿한 명암과 색채의 미묘한 변화로 표현해 의도적으로 사물의 구체적 묘사를 피한다. 선이 없는 모호한 경계는 마치 안개 속 형상처럼 사물의 또렷한 재현을 방해해 개인적 기억속에 실존하는 사람이나 순간을 상기시킨다. 그런 모호성 덕분에 관람객은 제각각 다른 존재를 자각하고, 더 나아가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영역에 존재하는 자아와 만날 수 있다.
에디터 최윤정(amych@noblesse.com)
자료 제공 갤러리조선, 우손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