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시계가 있다면?
아직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보고 싶고, 갖고 싶은 나만의 드림 워치. 시계업계의 다양한 인물이 말하는, ‘내가 꿈꾸는 특별한 시계’ 이야기.

“기계식 시계의 영혼은 그대로 간직한 채 부수적 전자 기능을 갖춘 시계. 이를테면 이런 시계는 어떤가. 다이얼 쪽에 투명한 스크린이 있어서 푸셔를 누를 때마다 필요한 정보를 보여주는 거다. 예를 들면 디지털 방식으로 시간을 보여주되 밤에는 빛을 내며 알려준다든지, 기압이나 알람 정보를 보여주는 식. 사실 개인적으로 기계식 시계 부문에서 디지털 휴대폰 시계가 경쟁 대상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적어도 기계식 시계를 착용한 이에게 좀 더 유용하고 실용적인 전자 기능을 제공할 수 있도록 디자인할 수는 있지 않을까. 물론 시계 속 기계식 메커니즘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말이다.”
– 리차드 밀의 대표이자 CEO 리차드 밀(Richard Mille).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기발한 디자인, 획기적인 신소재 등으로 탄탄한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에는 2014년 런칭했다.
“새로운 첨단 기술을 탑재했으면서도 극도로 심플하며 정확성도 높고, 미학적으로도 아름다운 시계. 이것이 바로 타임리스한 시계가 갖춰야 할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 독립 워치메이커 장 프랑수아 모종(Jean Franois Mojon). 제네바 그랑프리에서 베스트 워치메이커상을 수상했으며, 다양한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해 혁신적 시계를 선보이고 있다.
“개인적 의견일 수 있지만, 나는 크로노그래프가 가장 실용적이면서도 중요한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30분, 시간 카운터를 갖춘 매우 작은 크로노그래프는 사실 읽기 어려워 가독성이 떨어진다. 정확하면서도 읽기 쉬운 크로노그래프를 개발하는 것이 내 꿈이다.”
– 독립 워치메이커 장 마르크 비더레히트(Jean-Marc Wiederrecht). 해리 위스턴의 오퍼스 시리즈를 비롯해 반클리프 아펠의 포에틱 컴플리케이션, MB & F 등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하고 있는 현존하는 독립 워치메이커의 전설.
“내 드림 워치는 매우 간단하다. 매우 복잡한 컴플리케이션 시계지만 설명서가 따로 필요 없는 시계가 그것이다.”
– 워치메이커 줄리오 파피(Julio Papi). 오데마 피게 산하 R&D 연구소인 르노 & 파피를 이끌며 혁신적 신기술을 세상에 공개하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나는 드림 워치를 절대 만들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드림 워치를 만드는 순간, 더 이상 나에게 시계를 만들 이유가 없어져버릴 테니 말이다.”
– MB & F의 대표이자 워치메이커 막시밀리안 뷔서(Maximillian Bsser).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흥미롭고 아방가르드한 아이디어로 가득 찬 타임피스를 선보인다.
“사랑하는 사람과 연결해 즐거움과 행복을 선사할 수 있는 시계. 업무를 위한 이메일을 보내거나 재고 정보 등을 알려주는 도구도 아니고, 소셜 미디어처럼 활용하는 수단도 아니다. 원할 때면 언제든지 사랑하는 사람과 실시간으로 연결의 제약 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술을 탑재한 시계를 뜻한다. 꼭 손목시계일 필요도 없다. 벨트나 주머니에 끼울 수 있는 클립 형태여도 좋을 것 같다. 예를 들면 티타늄 등으로 매우 가볍게 만드는 식. 인생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과 언제든지 연결해주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시계다.”
– 라 몽트르 에르메스 Creation and Development 부문 디렉터 필리프 델로탈(Philippe Delhotal). 올해 선보인 시간을 감추는 독특한 컨셉의 시계 드레사지 레흐 마스케가 그의 작품이다.
“시간, 분, 초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동시에 가독성 높은 날짜 표시와 세컨드 타임 존 기능도 갖춰야 한다. 나 역시 이런 시계를 만들기 위한 해결책을 찾고 있다.”
– 라쇼드퐁에 위치한 시계 박물관 MIH(Muse International de l’Horlogerie)의 큐레이터이자 천재 워치메이커 루트비히 외슬린(Ludwig Oechslin) 박사. 율리스 나르덴의 전설적 천문시계 컬렉션인 트릴로지 세트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주변 환경을 인식해 자동으로 바뀌는 시계가 있다면 어떨까? 해변에 갈 때는 다이버 워치, 포멀 슈트에는 클래식한 시계 등 TPO에 따라 시계를 달리 차야 하지만, 이 드림 워치는 주변 환경이나 옷차림에 따라 어울리는 디자인과 기능으로 바뀌는 시계다. 이 시계 하나만 있으면 어떤 TPO도 문제없을 것이다.”
– 몽블랑 코리아 지사장 실뱅 코스토프(Sylvain Costof).
“우선 미니트리피터, 크로노그래프, GMT 기능을 기본으로 갖춘 컴플리케이션 시계를 원한다. 사실 이렇게 많은 컴플리케이션 기능을 탑재하다 보면 시계가 당연히 두꺼워진다.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18~20mm 두께의 시계를 선호하기 때문에 이 모든 기능을 갖추고도 10mm대 두께를 유지하면 좋겠다. 아마 언젠가는 울트라 신 기술의 대가인 예거 르쿨트르에서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웃음)”
– 2013년 예거 르쿨트르 CEO로 부임한 다니엘 리에도(Daniel Riedo)
“마치 내가 시간을 멈춘 듯, 원할 때만 시간을 보여주는 시계. 흐르는 공기가 시계를 와인딩해주기 때문에 배터리도 필요 없고 와인딩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다이얼에는 바닷가 풍경이 펼쳐져 시간이 그리 중요하지 않은 곳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시계면 좋겠다.”
– 반클리프 아펠 코리아 지사장 마갈리 잘로(Magali Jallot)
에디터 | 이서연 (janicelee@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