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끝에서 사랑을 외치다
평생 기억에 남을 한순간, 가장 아름다운 데스티네이션 웨딩을 꿈꾼다면 여행하는 웨딩 사진가들의 발길을 따라가보자.

Lofoten, NORWAY
지난 2018년 10월 13일에 부부가 된 크리스티안(Kristian)과 세트(Seth)는 평생 모험이 될 산 정상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그 아래로 펼쳐진 바다가 절경인 노르웨이 로포텐 산은 정상에 있는 바위에서 내려다보면 파도가 밀려드는 해안 풍경이 마치 하트 모양처럼 보여 연인이나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소다. 신부 크리스티안은 어린 시절 유럽의 어느 산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꾸었다. 처음에는 노르웨이의 하르당에르피오르(Hardangerfjord)를 선택했으나, 웨딩 사진가 크리스틴 에이데가 자신의 고향이나 마찬가지인 로포텐을 추천했다. 그녀는 웅장한 산과 크리스털처럼 투명하게 빛나는 바다 풍경에 첫눈에 반했다. 신이 주신 선물 같은 곳에서 결혼 서약을 한 부부의 심정은 어땠을까? 신부는 산을 오르는 동안 하얀 웨딩드레스에 진흙이 묻고 웨딩 슈즈로 방수 하이킹 부츠를 신는 것을 감수해야 했다. 부부는 땀을 흘리면서도 찬 바람에 콧물을 흘리기까지 했지만 씩씩하게 오른 정상에서 이렇게 외치며 새 출발을 알렸다. “우리는 노르웨이의 바이킹이다!” @christineidephotography

Storetveit Church In Bergen, NORWAY
애써 준비한 야외 웨딩 당일 비나 눈이 내리고 안개가 낄지라도 슬퍼하지 말자. 웨딩 사진가 크리스틴 에이데는 그런 날씨야말로 드라마틱하고 몽환적인 결혼식을 올리기에 제격이라고 말한다. 노르웨이의 변화무쌍한 날씨 속에서 야외 웨딩을 계획한 젠니케(Jannikke)와 헨리크(Henrik). 1930년대에 지어 지금은 베르겐 지역의 랜드마크가 된 스토레트베이트(Storetveit) 교회 마당에서 진행된 결혼식은 예상보다 아름다웠다.
부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하얀 웨딩 카에서 내린 젠니케는 애틋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헨리크와 함께 안개낀 숲길을 걸어 올라갔다. 에이데의 사진에는 두사람의 충만한 감정이 고스란히 담겼다. 세상이 그들을 속일지라도 함께 맞잡은 손으로 굳건히 헤쳐나갈 것을 맹세하듯. @christineidephotography

Hopewood House In Bowral, AUSTRALIA
호주 시드니 근교, 서든하이랜드 지역에 자리한 보럴은 한적한 시골 정취가 물씬 풍기는 마을이다. 아름다운 정원과 숲이 즐비해 피크닉 장소로도 사랑받는 곳이다. 이곳에 위치한 역사적인 건물 호프우드 하우스는 현재 프라이빗 하우스 웨딩 장소로 운영되고 있다. 사진가 라라 호츠(Lara Hotz)가 촬영한 레이스(Laice)와 더그(Doug)의 결혼식도 이곳에서 치러졌다. 1884년 개인 소유로 지은 호프우드 하우스는 광활한 부지에 잘 가꾼 정원이 있어 럭셔리 웨딩 장소로 제격. 레이스와 더그는 아름다운 정원에 인접한 파빌리언에서 식을 올렸다. 레이스는 더그에게 톰 포드 포켓스퀘어를, 더그는 레이스에게 어울리는 르 라보 향수를 선물했다. 무엇보다 이날을 한 폭의 그림처럼 완성하기 위해 신랑 신부를 도운 친구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해 두 사람을 축복했다. @larahotzphotography

Teitiare Estate Wedding In Sayulita, MEXICO
휘트니(Whitney)와 그레임(Graeme)의 결혼식은 멕시코 사율리타의 눈부신 해변가에서 이뤄졌다. 신랑 신부에게도,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에게도 뜻깊은 여행이 된 바닷가 웨딩. 함께 서핑을 하러 왔던 바다 앞에서 평생을 함께하기로 한 둘은 보헤미안 분위기가 충만한 결혼식 컨셉에 맞춰 모든 것을 빈틈없이 준비했다. 내리쬐는 태양 아래 우거진 야자수를 배경으로 한 결혼식. 신랑이 입장할 때는 비틀스의 노래가, 신부가 입장할 때는 에타 제임스의 ‘At Last’가 흘러나왔다. 피로연도 해변에서 열렸다. 나무 기둥을 세우고 반짝이는 전구를 매달아 만든 내추럴한 웨딩 테이블에 둘러 앉아 먹고 마시며 밤하늘의 별이 빛날 때까지 이어진 이들의 결혼식 피로연은 궁극의 해변 파티였다. @tarynbaxter

Hacienda San Angel Wedding In Puerto Vallarta, MEXICO
맥시코 푸에르토 바야르타의 럭셔리 부티크 호텔 아시엔다 산앙헬은 우아하고 로맨틱한 채플 웨딩을 꿈꾸는 사람들이 손에 꼽는 장소다. 멕시코 스타일의 콜로니얼 건축양식이 돋보이는 외관과 인테리어, 몇 세대를 걸쳐 유지하고 보수해온 가구와 장식들이 빈티지하고도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곳. 진한 향기의 꽃이 가득한 정원과 독특한 좌석, 3개의 풀장과 루프톱에 자리한 파인다이닝은 방문객들을 단숨에 매료시킨다. 일반 채플웨딩을 떠올리면 경건한 이미지를 상상하기 마련이지만, 이곳에서는 천장이 뚫린 채플에서 유쾌하고 흥겨운 분위기의 예식을 올릴 수 있다. 맥시코 전통음악 밴드가 연주하는 음악이 어우러진 메건(Meghan)과 마크(Mark)의 웨딩은 신랑과 신부가 화려한 춤사위를 선보이며 너 나 할 것 없이 한데 어우러지는 축제처럼 꾸며졌다. @tarynbaxter

Nita Lake Lodge Wedding In Whistler, CANADA
광활한 설원에서 올리는 낭만적인 결혼식. 누구나 한 번쯤 꿈꾸지만 불편함 때문에 쉽게 도전할 수 없는 이 로망을 실현한 이들이 있다. 케이트(Cait)와 나비드(Naveed)는 캐나다 밴쿠버의 자랑, 휘슬러 설산의 니타 호수 로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가톨릭 신자이자 캐나다에서 태어나 히피 공주처럼 자란 케이트는 조지아에서 태어나 인도계 파키스탄인으로 자라난 1세대 아메리칸 무슬림 소년 나비드와 사랑에 빠졌다. 케이트는 이국적인 웨딩드레스를 입고 인도에서 예식을 치를 때 하는 헤나 문신과 장신구로 치장했고, 신랑과 함께 춤을 추며 식장을 빠져나갔다.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 모두가 흥겨운 리듬에 맞춰 춤을 추며 로지를 한 바퀴 돌았다. 다양한 국적과 종교가 뒤섞여 있었지만, 그것은 장애물이라기보다 하나의 가족을 이루는 요소에 불과할 뿐이었다. @tomaszwagnerco
에디터 이다영(yida@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