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토우치 트리엔날레의 가을
예술 작품을 단순히 전시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 세토우치 트리엔날레가 봄·여름 시즌 축제를 끝내고 가을 시즌에 돌입한다.

유비와 호텔이 선보일 요리 퍼포먼스 ‘사누키 연회 (Sanuki Banquet)’Photo by Shintaro Miyawaki
생명의 근원인 ‘‘바다’를 테마로 미디어 공연을 선보일 MuDA Photo by Koji Tsujimura
2010년 시작한 일본 가가와 현의 바다 예술제 세토우치 트리엔날레(Setouchi Triennale)가 벌써 3회째를 맞았다. 올해 세토우치 트리엔날레는 ‘바다의 복권’(바다의 권위를 복귀하자는 뜻)을 테마로 봄·여름·가을 세 시즌제로 진행하며(3월부터 4월까지 봄 축제를, 7월 18일부터 9월 4일까지 여름 축제를 성황리에 마쳤다), 오는 10월 8일부터 11월 6일까지 올해 마지막 축제인 가을 시즌 축제에 돌입한다. 세토 내해의 나오시마와 메기지마, 오기지마, 데지마, 쇼도시마 등 모두 12개 섬을 예술가의 작품으로 연결하는 이번 가을 시즌 축제에서 주목해야 할 건 각 섬의 지역성을 기반으로 펼치는 이벤트다. 쿠사마 야요이(Yayoi Kusama)와 크리스티앙 볼탕스키(Christian Boltanski), 비트 다케시(Beat Takeshi), 레안드로 에를리히(Leandro Erlich), 존 쾨르멜링(John Kormeling) 같은 세계적 거장의 작품 외에도 일본 각지에서 모인 극단과 악단 등의 공연이 매일 밤낮으로 열려 관람객의 혼을 빼놓을 거라는 얘기다.
400년 전통의 사자춤 공연을 펼칠 사누키사자춤보존회
우선 가을 시즌 축제의 포문을 여는 10월 8일과 9일엔 일본의 저명한 연극 그룹 도리코엔(Torikouen)이 데지마의 계단식 논 앞에서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일본 ‘침묵극’의 대가 오타 쇼고(Shogo Ota)의 희곡을 재연한다. ‘↗an arrow’라는 제목의 공연으로, 다양한 언어로 콜라주되어 연극의 진정한 가치를 많은 이에게 알릴 예정.
한편 10월 15일부터 11월 5일까지 다카마쓰 항 주변에선 퍼포밍 아트 컴퍼니 ‘유비와 호텔(Yubiwa Hotel)’이 세토우치의 풍토와 역사, 문화 등에 뿌리를 둔 테마로 지역 식자재를 아낌없이 사용하는 요리 퍼포먼스 ‘사누키 연회(Sanuki Banquet)’를 벌인다. 또 11월 3일엔 가가와 현 ‘사누키사자춤보존회(Sanuki Lion Dance)’의 50여 개 팀이 다카마쓰 항 주변에 모여 전통 무용 공연을 펼친다. 400년의 역사를 지닌 사누키(가가와 현의 옛 이름)의 ‘시시마이(사자춤)’ 공연을 벌이는 이들은 그 규모와 실력으로 올해 세토우치 트리엔날레 시작부터 화제를 모았다. 언젠가 세토우치 트리엔날레의 총괄 디렉터 기타가와 프램(Fram Kitagawa)은 “세토우치 트리엔날레는 철저히 지역에 충실한 축제”라고 밝혔다. 이 말은 즉 이 축제가 섬에 거주하는 주민에게 즐겁고 재미있다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세토우치 트리엔날레는 배를 타고 유람하듯 여러 섬을 방문해야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색다른 매력을 지녔다. 외부인은 배를 타고 각 섬을 찾아 처음 접하는 문화와 세계적 수준의 작품을 감상하며 즐기고, 현지인은 외부인과 지속적으로 만남을 이어가며 마을과 마음의 살을 찌운다. 단순히 예술 작품을 전시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섬의 전통문화와 아름다운 자연, 그리고 지역성에 기반을 둔 다양한 이벤트로 세토 내해의 매력을 세상에 알리는 축제가 바로 세토우치 트리엔날레다. 앞으로 이 축제가 더 큰 규모로 발전했으면 한다.
에디터 | 이영균 (youngkyoon@noblesse.com)
사진 | 세토우치 트리엔날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