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린느와 함께한 끝나지 않는 여름
셀린느가 펼쳐 보인 또 하나의 계절.
“우리는 셀린느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그리고 무엇이 아닌지를 생각했습니다.”
_마이클 라이더(셀린느 아티스틱 디렉터)
지난 7월, 파리 2구 비비엔 거리 16번지에 위치한 셀린느 본사에서 첫 컬렉션을 선보인 마이클 라이더가 이번에는 ‘끝나지 않은 여름’을 이야기한다. 7월에 열린 스프링 쇼가 프롤로그라면, 10월 파리에서 공개된 서머 컬렉션은 그 서사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다. 라이더는 “계절이 바뀌어도 같은 인물이 어떻게 옷을 입는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실제로 런웨이에는 지난 쇼의 모델들이 상당수 다시 등장했고, 스타일링은 계절의 변주를 통해 유기적으로 이어졌다. 쇼는 파리의 생클루 국립공원(Parc de Saint-Cloud)에서 열렸다. 울창한 나무와 맑은 공기 속 생동감 넘치는 공간에서 펼쳐진 이번 서머 컬렉션은 한층 싱그럽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지난 시즌 상징적 장치로 활용된 실크 스카프는 이번에도 초대장과 룩 곳곳에 등장하며 서사를 이어갔고, 룩은 젠더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서로의 옷장에서 아이템을 빌려 입은 듯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완성됐다. 이번 시즌에도 견고한 테일러링과 유려한 실루엣, 드러냄과 감춤 사이의 절묘한 균형은 변함없었다. 아이보리와 샌드, 블랙, 그리고 부드러운 파스텔 톤으로 구성된 컬러 팔레트는 셀린느 특유의 페미닌 무드를 간직한 채 여름 공기처럼 가볍고 산뜻한 인상을 남겼다. 끝나지 않은 계절의 여정 속에서 셀린느는 다시 한번 지속의 미학을 택했다. 변화보다는 ‘연속’, 새로움보다는 ‘연결’. 봄에서 여름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한 이번 컬렉션은 마이클 라이더 시대를 맞아 셀린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또렷이 보여주었다.
에디터 이주이(jylee@noblesse.com)
사진 셀린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