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것을 향한, 변하지 않는 사랑
더 가치 있는 것, 정성을 다해 지켜가야 할 것이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이 배우 이영애의 남다른 행보를 이끈다.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에 참여하는 그녀가 전하는 우리 문화유산의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하여.
브라운 밍크 퍼 트리밍을 포인트로 장식한 푸크시아 페르시안 램 더블브레스트 코트, 에메랄드그린 컬러에 우아한 플라워 프린트를 더한 디오니서스 블룸 핸드백, 브랜드 아이콘 GG 로고가 프린지 디테일과 함께 어우러진 GG 마몽 스웨이드 슈즈 모두 Gucci 제품.
세월이 깃든 공간에 내려앉은 초겨울 햇살은 따스했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중명전. 촬영을 위해 방문한 이곳에서 공간 곳곳을 둘러보는 이영애의 눈빛이 진지하다. 대한제국의 아픈 역사가 서린 중명전은 대중에게 문을 연 지 몇 년 되지 않았고 촬영 장소로는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마치 개화기 신여성을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등장한 그녀는 촬영을 끝낸 뒤 장소에 대한 이야기부터 꺼냈다. “을사늑약이 이뤄진 곳이죠. 역사를 알고 보니 하나하나가 달리 보여요. 그때 그분들의 심정이 어땠을까 생각하니, 카메라 앞에 설 때 더 진지해지더군요.” 소신 있게 한국의 문화유산을 알려온 이답게 이곳에서도 공기의 남다른 무게감이 와 닿은 모양이다. 평소에 깊이 의식하고 있어 누가 설명하지 않아도 가깝게 느끼는 어떤 정서가 있다. 그녀에겐 역사와 전통, 한국미가 그렇다.
이영애는 구찌와 한국내셔널트러스트(National Trust Korea)가 함께하는 사회 공헌 프로젝트 ‘나의 사랑 문화유산’ 캠페인을 통해 한국 고유의 것을 지키고 세계에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사회의 다방면에 기여하는 해외 브랜드의 활동에 공감하고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직접 나섰고, 캠페인을 처음 시작한 2013년 봄부터 활동해왔으니 2년이 훌쩍 넘었다. “제 이름 석 자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고, 이왕이면 한국을 알리는 자리에 나서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해왔어요. 버려두기엔 안타까운 문화유산을 찾아 알린다는 취지에 함께해 보람이 있어요.” 그녀는 SBS에서 진행한 <이영애의 만찬>에서 이탈리아의 저명인사들을 초대해 한식 만찬을 선보인 것을 특히 뿌듯한 행사로 꼽는다. 피렌체에 자리한 구찌 뮤제오에서 열린 이 행사는 첫 기획부터 마지막 테이블 세팅까지 이영애가 모두 참여해 한식당 하나 없는 피렌체에 한식 문화를 알렸다.
그녀는 사극에 출연하면서 우리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깨달았고, 양평 문호리에 살면서 그 생각이 더욱 깊어졌다. 분주한 서울에서 오직 직진만 계속했다면 전원생활을 시작하면서 시야가 트였다고 한다. “집 근처 강가에 있는 문호나루터는 조선시대에 지방에서 임금에게 올리는 진상품을 실어 나르는 뱃길 중 잠시 쉬어가는 곳이었어요. 또 문호교회는 시각장애인인 강영우 박사의 노력이 깃든 오래된 건물이죠. 그냥 지나치면 모르고 넘어가지만 알고 보면 감성이 풍부해지고 생각할 거리가 많아져요.” 그녀는 서울뿐 아니라 양평에도 지키고 싶은 소중한 것이 많다고 소개한다. 전원생활을 시작한 것이 문화유산의 가치를 더 가까이 느끼는 계기가 됐다.
얼마 전 이영애는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의 특별대사로 위촉됐다. “유네스코는 한국전쟁 당시 한국에 인쇄 공장을 지어주고 교육 사업을 했다고 해요. 먹거리를 제공한 게 아니라 더 멀리 바라보고 지원한 거죠. 그런 차원에서 제가 하고 있는 문화유산을 알리는 일과도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해서 결정했어요.” 사실 이영애는 <대장금>으로 넘치는 사랑을 받은 것에 보답하고자 2006년 중국의 한 초등학교에 기부를 했고, 2012년 미얀마에 학교 설립 기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에는 아시아 배우 최초로 여성과 여자아이의 권익을 위한 글로벌 캠페인 차임 포 체인지(Chime for Change)의 자문위원으로 선정되었다. 결혼과 출산 후 두 아이를 키우면서 교육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기에 차임 포 체인지의 여러 이슈 중에서도 역시 교육에 가장 관심이 많다고 한다. 결손가정의 교육이나 미혼모의 육아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배우로서 이렇게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하며 그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뭘까? “무엇보다 진심이 중요한 것 같아요. ‘나눔’이나 ‘기부’ 자체가 어쩌면 주관적 관점에서 쓰는 이기적인 단어일 수 있다는 생각도 하는데, 이런 일을 하는 게 오히려 저 자신에게 도움이 돼요. 20대와 30대를 거쳐 지금의 저를 발전적인 모습으로 만들어준 건 주위를 둘러본 시간인 것 같아요. 월드비전의 제안에 따라 에티오피아에 가서 봉사 활동을 한 게 전환점이 됐죠. 제가 해온 작은 행동 덕분에 공부도 하고 성숙해졌다는 생각을 해요.”
내년에는 배우 이영애에게도, 그리고 그녀의 팬에게도 특별한 일이 기다리고 있다. <사임당, the Herstory>로 <대장금> 이후 12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하는 것. 그녀는 신사임당과 한국 미술사를 전공한 대학 강사의 1인 2역을 맡아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연기를 펼친다. 5만 원권에 박제된 현모양처, 신사임당이란 인물에 이영애는 어떻게 생명력을 불어넣을까?
“여자 이야기라 선택했어요. 열정적이면서 자유를 갈망한 500여 년 전 신사임당이나 현대를 살아가는 여자의 마음이 똑같다고 생각해요. 여러모로 재미있으면서 고리타분하지 않은 이야기가 될 것 같아요.” 내년 하반기에 시청자와 만날 이 작품은 100% 사전 제작으로 중국, 홍콩, 대만 등 아시아 지역에서 동시 방영하는 첫 번째 드라마가 될 예정이다. 인터뷰 후 드라마 촬영을 위해 이탈리아로 떠난다는 그녀는 이 작품이 피렌체를 배경으로 한복을 입고 등장하는 첫 번째 작품이 될 거라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단순함 속에 깃든 한복의 우아함을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싶다는 그녀의 뜻이 실현됐으니 이번에도 한국의 멋을 세계에 알리는, 이영애라 가능한 작품이 탄생하지 않을까? 연말, 그녀가 자신의 모든 활동에 대해 갖는 바람은 그저 따뜻했으면 좋겠다는 것. “험하고 파괴적인 작품이 많이 나오는데 제가 하는 작품까지 그러진 않았으면 해요. 앞으로 제 작품과 활동을 통해 사람들이 위안을 삼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바람을 전하는 그녀의 한마디 한마디에서 이미 온기가 번지는 듯하다.
스카이 블루 스카프 장식과 캔디 핑크 컬러의 밍크 트리밍이 돋보이는 지그재그 패턴의 루렉스 드레스, 구찌 고유의 아이코닉한 뱀부 클로저와 인그레이빙 로고 장식이 돋보이는 뱀부 데일리 백, 헤어밴드로 연출한 핑크 제라늄 플라워 프린트의 GG 블룸 실크 스카프와 링 모두 Gucci 제품.

실크·울 소재의 캐멀 셰브런 프린트 롱 슬리브 셔츠와 플리츠스커트, 헤어밴드로 연출한 핑크 제라늄 플라워 프린트의 GG 블룸 실크 스카프, 블랙 컬러 크로커다일 소재와 더블-타이거 헤드 클로저 장식이 특징인 디오니서스 핸드백, 링과 아이웨어 모두 Gucci 제품.

입체적인 새 모양 엠브로이더리 패치 장식이 돋보이는 블랙 투톤 울 모헤어 브이넥 드레스, 브랜드 아이콘인 GRG 웹 패턴을 포인트로 디자인한 헤어밴드, 십자가 펜던트를 앞뒤로 연출할 수 있는 롱 네크리스와 링 모두 Gucci 제품.

핑크·블랙·퍼플 컬러 패턴의 레이스에 파이핑 장식을 더해 매혹적인 룩을 연출하는 롱 슬리브 요크 드레스, GG 수프림 패턴과 독특한 클로저 장식이 모던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레드 컬러 패들락 핸드백, 골드 브라스 소재의 GG 로고를 크랙 메탈릭 갈라시아 소재와 함께 연출한 GG 마몽 슈즈, GRG 웹 패턴이 포인트인 헤어밴드 모두 Gucci 제품.

GRG 웹 디자인을 세련된 스타일로 활용한 블랙 트위드 니트 재킷과 스커트, 퍼플과 퓨어 푸크시아 컬러가 어우러진 실크 조젯 슬리브 셔츠, 헤어밴드로 연출한 핑크 제라늄 플라워 프린트 GG 블룸 실크 스카프, 애니멀리어 클로저가 포인트인 블랙 투 스트랩 핸드백, 캐츠 아이 스타일의 프레임과 프레임에서 브리지 라인을 따라 머더오브펄을 장식한 아이웨어 모두 Gucci 제품.

블랙 리본과 플라워 브로치를 장식한 스위트 허니 옐로 컬러의 울·실크 주름 장식 재킷과 스커트, GG 블룸 실크 스카프, 플로라 패턴에서 영감을 받은 가죽 레이어링을 GG 수프림 위에 입체적으로 연출한 디오니서스 아라베스크 핸드백, GG 로고를 프린지 디테일과 함께 연출한 GG 마몽 스웨이드 슈즈 모두 Gucci 제품.
에디터 안미영 (myahn@noblesse.com)
사진 최문혁 진행 이선희, 이선욱 헤어 이선영 메이크업 오미영 의상 스타일링 강유하 장소 협조 덕수궁 중명전, 한국내셔널트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