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메이드’ 안경의 품격
스위스 메이드(Swiss made)란 어구가 구현하는 신뢰도는 비단 시계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수제 안경계의 신화, 마르쿠스 마리엔펠트가 대표적인 예다.

마르쿠스 마리엔펠트(Marcus Marienfeld)는 자신의 이름을 딴 프리미엄 아이웨어 브랜드를 이끄는 안경 장인이다. 모든 제품을 스위스에서 생산하는 유일한 안경 브랜드, 마르쿠스 마리엔펠트의 안경은 알프스의 혼(魂)이라 불리는 마터호른에 위치한 아틀리에에서 장인의 손을 거쳐 100% 수작업으로 완성한다. 18K 금, 버펄로 뿔, 티타늄, 탄소섬유 등 작업하기 까다로운 고급 소재로 한 해에 만드는 안경테가 5000개 남짓에 불과하기 때문에 가격도 높을 수밖에 없다. 그 진가를 이해하는 소수를 위한 안경인 셈. 지난 9월, 브랜드 창립 25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한 신제품을 가지고 한국을 찾은 그를 직접 만났다.
아이웨어 브랜드 마르쿠스 마리엔펠트가 설립 25주년을 맞았다. 25년 전만 해도 나는 귀금속을 다루는 금세공사였다. 문득 내가 쓸 안경을 직접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만든 안경 덕에 우연히 안경 제작을 의뢰받게 됐다.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안경 제작자의 길을 걷게 됐다. 벌써 안경을 만든 지 25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장인으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끊임없이 혁신과 도전을 이어가려 노력 중이다.
장인이 만드는 수공예품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시계에 사용하는 PVD 코팅 기술을 적용하고, 탄소섬유 안경테를 개발하는 등 첨단 기술 활용에도 적극적이다. 금세공사로 일하는 동안 다양한 소재를 다루는 방법을 배웠는데 그 경험과 지식이 안경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전통적 제작 방식에 갇혀 있고 싶지는 않다. 최근에는 3D 프린터와 CNC(Computerized Numerical Control) 등 최신의 기술을 도입해 혁신적인 혼, 카본, 티타늄 소재 안경을 제작해보고 있다.

1 18K 금 소재로 만든 Aurum.
2 버펄로 뿔과 18K 금 소재로 만든 Thoma.
3 나일론과 티타늄 소재로 만든 25주년 리미티드 에디션 CreativA.
버펄로 뿔 프레임의 경우 199개만 제작한다고 들었다. 199란 숫자에 특별한 의미가 있나? 우리 안경은 100% 수작업으로 제작하는 만큼 많은 공정과 정성이 필요하다. 생산량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리미티드 에디션을 생각하게 됐다. 전 세계에서 우리 안경을 찾는 고객들을 생각할 때 99는 너무 적은 숫자였고, 합의점으로 삼은 숫자가 199였다. 199개를 만들면 더 이상 생산하지 않고 단종시킨다. 이런 정책은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줄 수 있는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마르쿠스 마리엔펠트의 강점은 무엇인가? 컬러와 소재, 사이즈 변경을 통해 고객의 얼굴과 두상에 맞춰 제작하는 100% 핸드메이드 비스포크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티타늄 소재의 경우 보통 6~8주, 골드 프레임은 12주 정도 걸리지만 그 기다림을 보상할 만큼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확신한다.
비스포크 서비스를 위해 한국을 찾은 지 3년째다. 고객과 나누는 이야기와 역동적인 한국 문화에서 많은 영감을 얻고 있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고객과 만나 허물 없이 소통하는 건 나에게 무척 보람되고 행복한 일이다. 안경테를 만드는 사람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신이 원하는 안경을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은 고객에게도 역시 즐거운 일일 거라고 생각한다.
브랜드 창립 25주년을 기념해 한국을 위한 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였다. 어떤 제품인가? 마르쿠스 마리엔펠트가 한국 럭셔리 아이웨어 시장에서 받는 큰 사랑에 매우 감사하고 있다. 그에 대한 일종의 깜짝 선물로 한국에서만 단독으로 선보이는 컬렉션이다. 가벼우면서 착용감이 뛰어난 나일론 소재를 사용했고, 유독 원형 안경을 좋아하는 한국 고객의 니즈에 맞춰 디자인했다. 한국 고객이 좋아해주길 바란다.
에디터 정진원(jinwonjeong@noblesse.com)
사진 강경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