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LETTER

노블레스 매거진의 뉴스레터를 신청해보세요.
트렌드 뉴스와 이벤트 소식을 가장 빠르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닫기

시드니에서 예술을 외치다

LIFESTYLE

빌딩 숲 사이로 눈부신 바다가 넘실대고 거리 곳곳에서 젊은 예술가들의 문화 예술 공연이 펼쳐지는 남태평양의 아름다운 항구도시 시드니. 이 황홀한 풍경을 가슴에 품고 사는 시드니의 예술가들이 즐겨 찾는 곳은 어디일까? 파워하우스 뮤지엄의 김민정 큐레이터를 따라 예술 감성 충만한 시드니의 핫 플레이스로 떠나보자.

 

 

엔지 아트 갤러리(NG Art Gallery) _교회를 개조한 개성 넘치는 아트 갤러리
현지인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은 엔지 아트 갤러리는 오래된 작은 교회를 개조해 아래층은 레스토랑으로, 위층은 갤러리로 운영하고 있다. 아담하고 고풍스러운 고딕 양식의 옛 교회 건물이 멀리서도 눈에 띈다. 이곳이 매력적인 이유는 니키 긴스버그(Nicky Ginsberg) 대표의 예술적 취향과 미각의 즐거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복합 공간이라는 점. 더욱이 ‘감각의 향연(Feast for Senses)’이라 불리는 파티가 정기적으로 열려 눈길을 끈다. 파티가 열리는 날이면 갤러리가 180도 변신한다. 전시장에 테이블을 세팅하고 각계 인사들과 둘러앉아 예술, 문화, 정치 그리고 음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대화의 장이 된다. 눈앞에 아름다운 작품이 펼쳐지고 예술계 인사들과 담소를 나누며 셰프의 손길이 깃든 정성스러운 요리를 맛볼 수 있다. 특히 1층에 자리한 ‘미션(Mission) 레스토랑’에서 선보이는 생선 요리 배러먼디(Barramundi)는 꼭 맛보길 권한다. 독특한 향미와 부드러운 식감이 시드니 아트 피플들의 고급스러운 입맛까지 사로잡았으니. 전시 관람 후 맛보는 셰프의 요리도 놓치지 말자.
3 Little Queen Street Chippendale NSW 2008 Sydney(www.ngart.com.au)

 

1 이스태블리시먼트 바(Establishment Bar) _퇴근 후 분위기 있게 와인 한잔!
시드니 중심가 조지 스트리트(George Street)에 위치한 이스태블리시먼트 호텔의 메인 바. 시드니 사이더(sydneysider)들이 퇴근 후 가볍게 와인 한잔하기 위해 들르는 캐주얼한 바로, 고객 대부분이 근처 빌딩에서 일하는 직장인이다. 캐주얼한 복장을 즐기는 호주 문화와 달리 말끔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사람이 많은 편. 와인만 즐기기엔 살짝 출출하다면 올리브와 빵 그리고 단호박 딥스 메뉴를 함께 주문해보자. 따뜻하게 데워 내는 블랙 올리브가 특히 유명하다. 주방에서 직접 만든 단호박 딥스도 출출함을 달래기에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메뉴. 매주 화요일 살사 댄스 파티가 열리는데, 혼자 여행 중이라도 부담 없이 현지인들과 뒤섞여 시드니의 밤 문화를 즐기기에 좋다.
252 George Street NSW 2000 Sydney(http://merivale.com.au/establishmentbar)

2 글리북스(Gleebooks) _시드니 지성인들이 사랑하는 서점
1961년 문을 연 이곳은 서울의 대학로와 비슷한 인상을 주는 글리브(Glebe) 지역에 위치해 있다. 근처에 자리한 시드니 대학교와 오랜 세월을 함께한 유서 깊은 서점이다. 외관을 보면 이곳이 카페인지 가정집인지 착각할 만큼 소박하고 수수한 모습이다. 그러나 평범해 보이는 외관과 달리 삐걱거리는 나무 계단을 따라 2층에 오르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출판 기념회와 강의, 공연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와인과 치즈 등 소박한 음식을 차려놓고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작은 파티를 열기도 한다. 그야말로 젊은 문학도들이 즐겨 찾는 아늑하고 따뜻한 공간. 시드니의 지성인을 만나고 싶다면 한 번쯤 이 파티에 참석해보는 것도 좋다. 매주 토요일에는 동네 주말 시장인 ‘글리브 마켓(Glebe Market)’도 열려 의류부터 액세서리, 공예품, 서적, 음반 등 다양한 물건이 쏟아져 나오니 구경 삼아 들러보는 건 어떨까?
49 Glebe Point Road Glebe NSW 2037 Sydney(www.gleebooks.com.au)

 

패딩턴(Paddington) _고색창연한 문화 거리를 거닐다
시드니 여행 시 꼭 가봐야 할 스폿으로 손꼽히는 패딩턴. 시드니 동쪽에 위치한 문화 거리 패딩턴은 갤러리와 골동품 가게, 부티크 숍이 모여 있는 고풍스러운 옛 거리다. 쇼핑과 음식 그리고 다양한 공연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어 연중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시드니의 3대 마켓 중 하나인 ‘패딩턴 마켓’이 열리는 토요일이면 전 세계 여행객으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인다. 현재 250여 개의 노점에서 다양한 디자인의 의류와 보석, 공예품, 그림 등을 판매하고 있다. 1973년 시드니의 패션 디자이너와 공예 작가들을 알리기 위해 시작한 패딩턴 마켓은 현재 시드니의 대표 아트 마켓으로 자리 잡았다. 거리에는 호주 초기의 대표적 주거 형태인 ‘테라스드 하우스(terraced house)’가 즐비한데, 시드니의 옛 풍경을 감상하기에 그만이다. 한국의 북촌처럼 고색창연한 시드니의 옛 정취를 고스란히 담고 있어 보다 색다르게 시드니를 즐기고픈 이들에게 제격이다.
(www.visitpaddington.com.au)

 

아트 하우스 호텔(Art house Hotel) _유럽 귀족의 감성을 담다
시드니 심장부에 위치한 아트 하우스 호텔은 전시와 파티가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버라이어티한 곳이다. 유럽 귀족풍의 디자인과 고전적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아트 하우스 호텔은 음식 맛도 훌륭하지만 늘 새로운 전시를 열어 주목을 끈다. 1836년에 지은 예술학교(The School of Arts)를 개조한 건물로 화려한 금장을 두른 천장과 베니스풍의 핸드메이드 조명, 아치형 창이 시선을 붙잡는다. 호주인은 규모가 작고 개성 넘치는 아늑한 공간을 선호하는 편인데, 아트 하우스 호텔은 넓은 공간과 고풍스러운 실내장식 때문에 색다른 느낌을 준다. 이곳에서 식사를 하고 있으면 절로 귀족이 된 듯한 느낌이 든다.
275 Pitt Street NSW 2000 Sydney(www.thearthousehotel.com.au)

 

Mini Interview
시드니 파워하우스 뮤지엄의 김민정 큐레이터

134년 된 시드니 파워하우스 뮤지엄의 아시아 최초 큐레이터로 근무하고 계신데, 어떤 계기로 이곳에 몸담게 됐나요? 시드니 대학교 박물관학 석사 과정을 마치고 신문 광고를 보게 됐어요. 파워하우스 뮤지엄의 동양 장식미술과 디자인 부서에서 학예사를 공개 모집했는데, 딱 한 명 뽑더군요. 운 좋게 붙고 보니 파워하우스 뮤지엄 사상 동양인 큐레이터는 최초였어요. 호주의 박물관은 보수적 경향이 강한 데다 영국의 영향을 많이 받아 업무 스타일도 영국식 체계로 잡혀 있었죠. 제가 그동안 갖고 있던 모든 편견을 버리고 호주의 박물관 문화와 업무 방식에 적응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대학교에서 문화인류학을 전공한 후 미국이나 영국이 아닌 호주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고 대학 졸업 후 유학을 계획하던 중 마침 호주에 지인이 있어서 선택했어요. 그 후 호주와 정이 들어 떠나기 힘들었고, 또 느긋한 호주인의 생활 방식이 좋게 느껴졌습니다. 문화인류학을 전공한 것이 진로뿐 아니라 제 삶에도 많은 영향을 준 것 같아요. 인류학에선 연구자가 현지 조사를 하는데 자신이 살아온 사회의 편견에서 벗어나 현지인과 똑같은 생활과 사고를 하도록 노력한답니다. 저 역시 호주에 이민 와서 제 것을 내세우기보다 호주에서 많은 걸 배우려고 노력했어요. 그런 적극적인 태도가 호주 박물관에서 큐레이터로 살아남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박물관에서 주로 어떤 일을 담당하고 계시나요? 큐레이터의 일은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아시아, 즉 중국과 한국, 일본 그리고 동남아시아의 장식미술과 디자인 분야의 작품을 연구, 소장, 기록, 전시하는 일을 합니다. 그 외에 외부 대학과 박물관, 미술관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정보를 공유하고 좋은 전시를 유치하기 위해 각국의 정부 기관과 협업합니다. 물론 새로운 미술 트렌드에 민감해야 하고 아트 마켓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좋은 작품을 공공 박물관에 들여와 대중이 즐길 수 있게 하는 것도 큐레이터로서 제 역할이죠.
16년 차 큐레이터로서 기억에 남는 전시가 있다면? 2011년 한국과 호주의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장인정신: 한국의 금속공예전>을 열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온 국보 제188호 신라 금관도 있었는데, 호주인들이 한국의 미에 감탄하는 모습을 보고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로서 보람을 느꼈습니다. 특별히 애정이 가는 전시는 1998년 열린 <조선시대 한국 의상과 보자기>전입니다. 한국의 아름다운 조각보에 호주인들이 관심을 보였습니다. 한국자수박물관에서 대여한 물품들이었는데, 아직도 많은 분들이 그 전시가 좋았다고 말씀해주세요.

당신이 살고 있는 시드니는 어떤 매력이 있는 도시인가요? 시드니는 호주에서 가장 큰 도시지만 사실 서울보다 작습니다. 해변이나 공원이 도심에서 30분 거리에 있고, 주택가도 대부분 아름다운 경치를 두르고 있습니다. 도심에서 공연 등의 문화생활을 즐기고 퇴근 후엔 바닷가나 공원을 산책하며 전원생활을 누릴 수 있죠. 1992년 처음 호주에 정착한 이후 시드니도 많이 변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세계 각국의 음식을 시드니에서 맛볼 수 있다는 겁니다. 이민 국가의 장점이기도 한데, 이곳은 세계 각국에서 온 이민자들이 레스토랑을 운영하기 때문에 음식 맛이 본고장의 맛과 흡사해요. 프랑스와 중국은 물론 최근 태국 음식점이 많이 생겼고 그 외에 일본, 멕시코, 인도, 베트남, 네팔, 아프리카, 러시아 등 셀 수 없이 많은 나라의 음식을 만날 수 있어요.

에디터 심민아
사진 심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