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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슬리의 예술적 만남

BEAUTY

예술 후원에 대한 시슬리의 철학, 그리고 진심을 담은 젊은 창작자들과의 협업.

크리스틴 도르나노 시슬리 본사 부회장.

뷰티 브랜드 시슬리의 한 부분에 예술적 감성이 자리한다는 것을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다. 창의적 패턴과 텍스처, 때로는 과감한 시슬리의 메이크업 제품과 향수에 담긴 시슬리 코드에서 예술적 감성을 물씬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2019년, 시슬리가 프랑스의 젊은 예술가들을 후원하기 위해 파리에서 ‘시슬리 젊은 작가상’을 창설한 것이 낯설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2024년에는 해외 최초로 프랑스가 아닌 한국에서 시슬리 젊은 작가상을 출범했다. 지난 5월 19일, <노블레스>는 한남동에서 열린 ‘시슬리 젊은 작가상 2024’ 수상자 곽소진 작가의 개인전을 찾았다. 시슬리 파리 문화 재단 ‘트와 생끄 프리들랑(Trois Cinq Friedland)’ 총책임자 크리스틴 도르나노(Christine d’Ornano) 시슬리 본사 부회장을 만나 시슬리의 예술적 비전을 들어보았다.

2019년부터 젊은 작가상을 시상해왔다. 2024년에는 한국에서 국제 예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해외 첫 사례로 한국 신진 작가들을 조명했는데, 그 이유는? 2년 전 파리에 위치한 시슬리 트와 생끄 프리들랑 전시 공간에서 한국 아티스트 여덟 명의 전시를 진행한 적이 있다. 관람객의 반응이 매우 좋았고, 한국에서도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한국은 생동감이 넘치는 데다 예술 신이 활기차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무엇보다 시슬리는 한국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왔기에 우리 역시 한국에 애정을 느끼고 있었다.
상 이름이 ‘젊은 작가상’이다. 특히 젊은 작가에게 주목한 이유가 궁금하다. 젊은 아티스트, 특히 대학을 막 졸업한 아티스트들은 예술가로서 어쩌면 가장 위태로운 순간을 경험한다. 갤러리를 찾는 것은 물론, 자신의 작품을 알리기도 어려워 실제로 이즈음 작가 활동을 그만두는 이가 많다. 이것이 젊은 아티스트를 후원하게 된 까닭이다. 물론 그들의 창의성과 미래도 중요한 이유다. 젊은 작가들이 어떤 생각을 지녔는지, 어떤 행동을 하는지 보면서 많은 영감을 얻고, 이런 아티스트들과 만남으로써 다양한 아트 협업을 진행할 수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 출신 곽소진 작가가 첫 번째 수상자가 되었다. 선정 이유는? 곽소진 작가의 작업 세계는 실험적인 데다 뭔가 새로운 것이 느껴진다. 특히 비디오 작업과 오브제를 활용한 퍼포먼스를 오가며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한 그의 작품에서 무궁무진한 잠재력과 유망한 예술적 방향성을 엿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그의 작품에서 ‘아름다움’과 ‘고요함’을 발견했다. 그녀의 작품은 우리를 잠시 멈추게 하고, 시간을 음미하도록 여유를 준다. 바쁜 일상 속 곽소진 작가의 작품을 보며 주변의 아름다움을 느껴볼 것을 권한다.
뷰티 기업이 문화 예술 분야에 후원하는 이유와 원동력이 궁금하다. 예술과 시슬리는 연관성이 깊다. 시슬리는 과학 연구를 기반으로, 우리 일상을 아름답게 물들이기 위해 예술에서 영감을 얻곤 한다. ‘오 뒤 스와르’ 향수는 세계적 조각가 브로니슬라프 크시슈토프와 협업한 디자인으로, 하나의 아트 피스 같다. 그리고 ‘에뮐씨옹 에꼴로지끄’는 수년째 폴란드 아티스트 엘주비에타 라지비우 리미티드 에디션을 출시하고, 올해는 연꽃을 주제로 아름다운 패키지를 선보인다. 시슬리는 아름다움을 중시하는 만큼 브랜드를 표현하는 방식 중 하나로 예술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서울 한남동에서 열린 곽소진 작가 개인전 전경.

서울 한남동에서 열린 곽소진 작가 개인전 전경.

서울 한남동에서 열린 곽소진 작가 개인전 전경.

시슬리 젊은 작가상 한국 첫 수상자, 곽소진 작가.

시슬리만의 예술적 아이덴티티는? 시슬리는 가족 경영 회사다. 부모님인 위베르 & 이자벨 도르나노가 시슬리를 창립했고, 현재 오빠인 필립 도르나노와 함께 시슬리를 운영하고 있다. 시슬리의 예술 세계는 주관적인 데다 개인적 선택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 특별하지 않나 싶다. 파리에 있는 메종 시슬리는 어머니 이자벨 도르나노의 예술적 취향이 묻어나는 곳으로,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협업 또한 매우 자유롭게 이뤄진다. 어떤 아티스트와 어떤 테마로 어떤 협업을 하든 우리가 볼 때 아름답고 기분이 좋아지면 그것만으로 충분한 이유가 된다.
아트와 뷰티는 어떤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름다움은 영혼을 치유해주고, 평화롭게 만들며, 고요함을 안겨준다. 그런 만큼 예술이나 뷰티 케어를 통해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은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고요함이라는 단어를 여러 번 사용했다. 이유가 있는가. 고요함은 피부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미 다양한 연구로 증명된 사실이다. 스트레스받는 환경을 잠시 멈출 수 있는 것이 바로 고요함이고, 우리 삶에 꼭 필요한 시간이다. 시슬리 제품을 사용할 때도 가장 먼저 향을 맡아보라고 권한다. 고요함을 주는 향기로 뷰티 리추얼을 시작하면 더욱 큰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한국의 예술 신을 제외하고 한국 시장이 시슬리의 제품 개발에 영감을 주는 부분이 있나. 바로 한국 여성이다. 한국 여성은 우리에게 큰 영감의 대상이다. 한국 여성들은 모든 분야에서 열정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특히 뷰티는 전문가만큼 지식을 갖고 글로벌 뷰티 트렌드를 선도한다. 한국의 뷰티 세계는 가히 혁신적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지금은 흔하지만 세계적 트렌드로 자리 잡은 스킨 레이어링 방법도 한국에서 시작되었다.
시슬리는 가족 경영으로 시작해 모든 분야에 진정성을 갖고 접근하는 듯하다. 오늘 전시에서도 이를 느낄 수 있는데, 뷰티 브랜드에 진정성이란 무엇일까. 시슬리에 진정성이란 ‘모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행히 시슬리 고객들은 우리 제품을 열정적으로 좋아하는데, 그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시슬리는 우리 가족과 과학자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브랜드다. 화려한 마케팅이나 이야기를 억지로 만들어내는 데 관심을 두는 대신, 제품을 진정성 있게 설명하는 것을 훨씬 더 중요시한다. 요즘은 소셜 미디어가 활성화되었지만, 우리는 유행에 흔들리지 않고 ‘좋은 품질’이라는 굳건한 원칙을 지켜나갈 것이다.
올해 기대할 만한 제품 론칭이 있다면? 스킨케어, 메이크업, 헤어 리추얼 등 예상을 뛰어넘는 흥미로운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시슬리는 지금처럼 계속 성장하고 혁신을 거듭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기대해도 좋다.

 

에디터 김현정(hjk@noblesse.com)
사진 시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