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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는 컬렉터를 위하여

ARTNOW

미술에 관심이 생겼다고 무턱대고 그림부터 먼저 구입하는 컬렉터는 없을 것이다. 그전에 많이 읽고, 많이 보고, 많이 듣는 것이 ‘시작하는 컬렉터’에게는 무엇보다 필요하다.

책으로 만나는 미술
우리가 모르는 것을 배우기 위해 택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그에 관한 책을 찾아 읽는 것이다. 이제 막 아트 컬렉팅에 관심이 생긴 사람이라면 공포스러울 정도로 두꺼운 미술사 책보다는 미술에 대한 자연스러운 접근을 제안하는 책을 추천한다. 어려운 상대와 쉽게 친해질 수 없는 것처럼 미술 지식의 무게를 첫 단계로 얹는 대신 미술과 나의 소소한 공통점을 찾아 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알랭 드 보통은 <여행의 기술>에서 우리에게 주변의 사물을 제대로 느끼고 있는지 반문한다. 그러면서 반 고흐, 에드워드 호퍼 같은 대가의 눈을 빌려 작가들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여행의 감성을 전달한다. 에드워드 호퍼의 ‘호텔 룸(Hotel Room)’(1931년)은 집에서 멀리 떠나온 여인의 고독감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작품이다. 알랭 드 보통은 여행지 노천카페의 한 귀퉁이에 앉아 초콜릿을 먹으며 달콤한 휴식을 취해도 문득문득 밀려오는 고독감을 호퍼의 그림 속 여자의 감정과 동일시한다. 동시대의 작가가 아님에도 우리가 느끼는 감성은 현재와 맞아떨어진다. 우리가 흔히 놓치는 일상의 단면을 보여준 이 작품은 알랭 드 보통을 통해 미술사적 관점이 아닌 우리의 경험으로 작품을 느낄 수 있게 이끈다. 시작하는 컬렉터를 위한 두 번째 책은 주자나 파르치의 <현대미술에 관한 101가지 질문> 이다. 어려운 미술 전문 용어를 단기간에 습득하기란 녹록지 않다. 주자나 파르치는 현대미술의 정의부터 미술 시장과 미술 교육까지 아우르는 장르에 관한 질문을 간결하게 정리했다. 지루한 미술사 책을 들추지 않아도 이 책을 통해 우리는 현대미술의 주요 사건을 목도하고 그 안에서 현대미술을 공부하며 자연스럽게 미술 용어를 익혀나갈 수 있다. 아무리 되뇌어도 입에 착 달라붙지 않는 미술 전문 용어 때문에 난감한 컬렉터라면 이 책 한 권으로 그 고민을 해소할 수 있다.

뉴욕에 거주하는 한 아트 컬렉터의 자택. 패러다임 아트 컴퍼니의 ‘Art & City’ 프로그램에서는 컬렉터의 자택을 방문해 개인적인 소장품을 감상하고 그들만의 컬렉션 노하우도 들을 수 있다

아트 프로그램의 활용
초보 컬렉터의 아트에 대한 흥미를 더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아트 투어 프로그램을 경험하는 것이다. 뉴욕에 본사를 둔 패러다임아트 컴퍼니(Paradigmart Company)는 문화와 예술에 관한 글로벌 마케팅과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뉴욕에서 진행하는 ‘Art & Restaurant’, ‘Art & City’ 같은 독특한 아트 투어 프로그램을 소개해왔다. 일반적으로 해외 아트 페어를 탐방하거나 해외 유수 미술관과 박물관을 방문하는 여느 해외 아트 프로그램과는 다르다. 아트 페어와 미술관, 박물관 탐방은 과거 또는 현재 활동하는 대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지만 초보 컬렉터의 근본적 궁금증을 해소하기엔 무리가 따른다는 평가. 그 때문에 패러다임아트는 뉴욕의 미술 현장을 좀 더 근접한 시점에서 경험하고 뉴욕의 유명 셰프 식당을 체험하는 ‘Art & Restaurant’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현지 작가나 컬렉터들과 뉴욕의 유명 레스토랑에서 미식 체험을 함께하는 것이 포인트. 보다 편안하고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작품에 대한 시시콜콜한 질문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Art & City’는 유명 컬렉터의 자택 방문, 작가의 스튜디오 방문을 통해 뉴욕 컬렉터의 극히 개인적인 소장품을 감상하고 그들만의 컬렉션 노하우를 듣는 프로그램이다. 현대미술의 중심지인 뉴욕, 그곳의 생생한 미술 시장을 경험하고 싶다면 이렇듯 살아 있는 현장을 찾아 보고 느끼고 공부하는 것이 최선이다.

조금 더 천천히 컬렉션을 시작하고 싶은 컬렉터라면 아트 교육 프로그램을 생각해볼 수 있다. 갤러리부터 미술관까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는데, 그중 복합 문화 공간을 지향하는 서울시립미술관은 미술 인구의 저변 확대를 위해 1990년부터 시민 미술 강좌를 개최하고 있다. 시립미술관 회원으로 등록하면 대부분의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어 부담이 없다. 근대미술사부터 작가와의 만남, 기획전에 따른 특별 프로그램까지 참여할 수 있어 선택의 폭도 넓다. 서소문 본관을 비롯해 지난 9월 개관한 북서울미술관까지 다양한 예술 전시를 수시로 접할 수 있으니 정형화되지 않은 다채로운 미술의 영역을 경험해보자.

미디어와 친구 되기
현대사회는 빠르게 진화한다. 진화하는 속도만큼 정보의 흐름도 빨라졌다. 필요한 정보를 얻는 방법도 용이하고 다양해졌다. 과거의 미술 시장은 폐쇄된 문이라 불릴 만큼 미술 작품에 대한 정보의 공유가 힘들었다. 컬렉터도 전문가가 내놓는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우리에게 허락된 정보를 활용하는 지혜와 여유가 필요하다.

국내에도 이미 널리 알려진 아트넷 (www.artnet.com)은 작품 경매가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오픈 당시부터 컬렉터들의 지대한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사이트다. 경매가뿐 아니라 온라인 경매, 마켓 리포트 등 다각화한 콘텐츠로 컬렉터들의 신임을 쌓아가고 있는 중이다. 아트 리소스(www.artres.com)는 세계 유수 박물관과 거장의 대표작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온라인 미술 도서관이다. 모든 이미지 검색이 무료라 원하는 그림을 언제든 감상할 수 있다. 동시대 미술과 과거의 대작을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초보 컬렉터에게는 쏠쏠할 것이다. 그 외에 크리스티(www.christies.com), 소더비(www.sothebys.com) 같은 주요 경매사도 온라인 마켓 성장에 발맞춰 컬렉터와 많은 정보를 공개적으로 공유하고 있고 아트 포럼(www.artforum.com), 아트 뉴스(www.artnews.com) 등 미술 전문 서적 사이트를 통해서도 미술에 대한 심도 깊은 기사를 접할 수 있다.

에디터 김이신 (christmas@noblesse.com)
장윤정(아트 컨설턴트) 일러스트 김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