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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의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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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물방울이 아닌 신의 눈물이라 불리는 코냑. 단언컨대, 술 트렌드세터라면 이제 코냑을 음미해야 할 때다.

지난여름, 흥미로운 소식이 들렸다. 아만 도쿄의 더 레스토랑과 시가 라운지에서 헤네시 탄생 250주년을 기념해 코냑과 요리, 디저트, 시가의 완벽한 페어링 행사가 열렸다는 것이다. 한시적 행사였음에도 많은 이들의 이목을 모은 것은 와인이 아닌, 싱글 몰트위스키도 아닌, 코냑이 주인공이었기 때문이다. 몇 해 전부터 꾸준히 술 트렌드를 이끌어온 독주계의 강자 싱글 몰트위스키, 그리고 최근 등장한 저도수주까지. 술의 트렌드는 돌고 돌지만 술 좀 마신다는 이들은 말한다. 이제 코냑 차례인 것 같다고 말이다. 위스키가 맥주를 증류한 것이라면, 코냑은 와인을 증류한 것이나 다름없는 술. 이 얼마나 우아한가.

잘 모르고 있던 코냑
코냑을 즐겨 마시지는 않더라도 코냑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다만 브랜디와 혼동하는 사람은 많다. 일반적으로 브랜디는 과일을 증류한 술을 일컫는 말로 포도, 사과, 체리 등 많은 브랜디가 있지만 통상적으로 포도를 증류한 것을 브랜디라 칭한다. 그중에서도 코냑은 풀 네임이 ‘오드비 드 뱅 드 코냑(Eau-de-Vie de Vin de Cognac)’, 프랑스 코냑 지역에서 생산한 포도주를 전통 방식으로 두 번 증류해 얻은 원액을 말한다. 마치 스파클링 와인과 샴페인을 구분 짓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프랑스에서 코냑의 보존과 품질관리는 ‘코냑 제조 법령’에 따라 엄격한 기준을 따른다. 법으로 정한 6개 코냑 지역에서만 포도를 재배하고, 코냑을 저장하고 숙성시키는 오크통도 이 지역의 숲에서 자란 리무쟁 오크통만 쓰도록 규제한다. 포도의 품종은 주로 생테밀리옹이다. 이 품종으로 만든 와인은 신맛이 강하고, 알코올 도수는 7~9%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보통 10월 말이나 11월 초부터 발효가 끝난 와인을 가져와 증류를 시작한다. 몰트위스키를 제외하고 모든 증류주는 연속식 증류기를 사용하지만 코냑은 구식 증류 방법을 고집한다. 까다로운 조작과 증류 시 찌꺼기가 잔뜩 남음에도 이를 고수하는 것은 향기 성분을 그대로 간직할 수 있다는 이유 하나다. 코냑은 숙성 시간, 맛과 향 그리고 빛깔에 따라 V.O.(Very Old), V.S.O.P.(Very Superior Old Pale), X.O.(Extra Old), 나폴레옹(Napoleon)으로 나뉘는데, 현재는 그 이상으로 브랜드마다 고급 라인을 선보이면서 나폴레옹도 중간 정도 급으로 평가한다.

우아하게 즐긴다
코냑 전용 잔은 자태부터 남다르다. 마치 와인잔을 위아래로 눌러 납작하게 만든 것처럼 손으로 감싸 쥘 수 있는 벌룬 글라스를 사용한다. ‘입안의 향수’라는 애칭처럼 사람의 체온으로 코냑의 향이 잔에 가득 퍼지게 해 마시기 때문이다. 취향에 따라 뜨거운 물을 섞어 향이 빠른 시간 내에 오르게 하거나, 온더록스 잔에 따라 얼음이나 물을 약간 섞어 마시기도 한다. 코냑의 특성상 냉동실에 보관하면 시럽 상태가 되는데, 상온에서 서서히 녹으며 향이 살아나는 것을 음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코냑과 페어링하기 좋은 메뉴는 서양의 3대 진미 중 하나인 송로버섯이 으뜸이다. 송로버섯은 ‘식탁의 다이아몬드’라 불릴 정도로 향이 강하지만 코냑과 송로버섯은 각각의 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변질되기 쉬운 송로버섯을 코냑에 보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코냑과 샥스핀의 페어링 궁합도 훌륭하다. 중국과 대만에서는 샥스핀의 풍미를 살리기 위해 수프를 맛볼 때 코냑을 몇 방울 떨어뜨리기도 한다. 국내 음식 중에서는 갈비가 코냑과 가장 잘 어울린다. 양념에 재워 숯불에 구운 갈비의 향이 숙성된 코냑의 오크 향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남자라면 시가와 함께 코냑을 즐기는 것도 추천한다. 코냑의 오크 향과 시가의 나뭇잎 향의 매치는 그 어떤 술도 따라올 수 없다. 하지만 시가의 향이 워낙 진하기 때문에 코냑이 묻히지 않게 하려면 원숙하고 진한 향이 나는 엑스트라급 이상의 코냑을 권한다.

 

지금 맛봐야 할 코냑

레미마틴 루이 13세
보틀부터 남다름을 과시한다. 세계적 크리스털 브랜드 바카라에서 핸드메이드로 제작한 병 안에 1세기 이상 오드비 기간을 거쳐 잘 숙성된 술이 담겨 있다. 병마다 개별 번호를 매겨 희소성이 있으며 풍부한 아로마와 우아함을 느낄 수 있는 코냑이다.

리처드 헤네시
100가지가 넘는 최우수 원액의 블렌딩으로 완성한 제품. 대부분의 원액은 그랑상파뉴에 위치한 최상급 포도밭에서 공수하고, 원액 중 일부는 창립자 리처드 헤네시가 1774년 설립한 파운더스 셀러에서 지금까지 숙성시킨 것이다. 섬세한 꽃향기, 바닐라 향, 향신료, 후추, 호두와 설탕에 절인 과일 등 복합적인 향을 느낄 수 있다. 보틀은 크리스털 브랜드 바카라를 사용한다.

퐁데자르 40년 코냑 X.O. 인피니티
‘무한대, 영원’이란 뜻의 ‘인피니티’를 이름에 더한 퐁데자르 코냑은 그랑상파뉴와 프티상파뉴에서 선별한 60년 오드비와 20년 오드비를 블렌딩해 40년 코냑으로 완성했다. 바이올렛, 재스민꽃, 꿀과 서양자두 등 풍성한 향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 코냑을 테이스팅한 웨민쥔이 스트라이프 무늬와 뱀을 이용해 코냑의 영원성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카뮈 엑스트라
1960년 카뮈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출시한 ‘카뮈 나폴레옹’은 나폴레옹급에서 경쟁 상대가 없을 정도로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자랑한다. 그 명성을 잇는 카뮈 엑스트라는 그랑상파뉴, 프티상파뉴 지역의 가장 오래된 코냑만 엄선해 블렌딩한 것으로 마른 제비꽃, 잘익은 호두, 담배와 가죽 향 등 깊이 있는 향을 풍긴다.

에디터 홍유리 (yurih@noblesse.com)
사진 박지홍 스타일링 이혜림 제품 협조 바 루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