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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미술을 보는 ‘눈’

ARTNOW

말끔한 턱시도와 화려한 색깔의 드레스를 차려입은 남녀가 레드 카펫 위를 걸으며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는다. 칸 국제영화제 풍경이 아니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프루덴셜 아이 어워즈’라는 미술상 시상식은 유명 영화제를 방불케 했다. 그 현장을 직접 다녀왔다. 작가는 물론 기업과 갤러리, 정부와 기관이 힘을 모아 아시아 동시대 미술의 허브를 지향하는 싱가포르의 도전은 계속된다.

일본 미디어 그룹 침↑폼이 프루덴셜 아이 어워즈에서 ‘올해의 이머징 아티스트’와 ‘올해의 디지털/비디오’를 석권했다. 독특한 옷차림과 쇼맨쉽으로 객석을 채운 관객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Photo by Yoshimitsu Umekawa ⓒ 2008 Chim↑Pom. Courtesy of Mujin-to Production, Tokyo
침↑폼, SUPER RAT(diorama), 2008

처음 신설된 미술 기관 부문은 홍콩에 있는 ‘아시아 아트 아카이브’에 돌아갔다. 2000년에 설립한 비영리 기관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있다.

평생 공로상을 받은 구 웬다.

프루덴셜 아이 어워즈에서 상을 받은 영광의 얼굴들. 왼쪽부터 도나 옹, 셔먼 옹, 미투 센, 크리스틴 아이 추, 신미경, 침↑폼

비주얼 컬처 부문은 한국이 받았다. 그룹 빅뱅의 탑이 수상자로 나섰고, 다른 부문의 시상자로 배우 정려원도 참석했다.

아시아 미술과 관련한 집필 부문을 받은 비엣 르가 수상 소감을 얘기하고 있다.

프루덴셜 아이 어워즈의 전시는 모셰 사프디가 설계한 싱가포르아트사이언스 미술관에서 열렸다.

“우리는 천재다!” 2005년 결성한 일본 미디어 그룹 ‘침↑폼(Chim↑Pom)’의 홍일점 엘리(Ellie)가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리며 외쳤다. 함께 무대에 오른 3명의 팀원은 그룹의 마스코트라 할 수 있는 피카추 캐릭터를 닮은 노란 쥐 인형을 흔들었다. 스스로 천재라 치켜세우는 조금 낯간지러운 발언에 극장을 가득 메운 미술인은 웃음과 환호성을 보냈다. 비웃음보다는 따뜻한 축하의 메시지처럼 느껴졌다. 영화제 시상식에서나 볼 법한 이런 진풍경이 벌어진 현장은 싱가포르의 마스터카드 샌즈 극장(Mastercard Sands Theatre)에서 열린 프루덴셜 아이 어워즈(Prudential Eye Awards, 이하 PEA). 침↑폼은 ‘올해의 디지털/비디오’ 부문과 ‘올해의 이머징 아티스트’를 동시에 석권했다. 그들의 작품은 심사위원에게 “아시아는 물론 국가 간 경계를 허무는 도전적 작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4년 처음 시작된 PEA는 상의 이름에 잘 드러나듯, 세계적 보험 회사 프루덴셜이 제정한 미술상이다. 그 공식 목적은 ‘아시아 현대미술을 세계에 알리고 젊은 아시아 작가를 격려하는 것’.
PEA는 프루덴셜과 함께 영국 런던의 사치 갤러리, 컬렉터 부부인 데이비드와 세레넬라 시클리티라(Serenella Ciclitira)가 설립한 비영리기관 패러렐 컨템퍼러리 아트(PCA)가 진행한다. PEA는 기업이 후원하는 미술상이라는점과 선정 작가 중 경쟁을 통해 최종 수상자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언뜻 휴고 보스상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수상 후보를 아시아 지역 작가로 한정하고, 장르별로 후보 작가군을 세분화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디지털/비디오, 드로잉, 설치, 회화, 사진, 조각 등 작가 파트의 6개 부문을 포함해 갤러리, 아시아 미술 저술가, 기관, 전시, 비주얼 컬처 등 총 13개 부문에서 수상자를 가린다. 작가상은 장르별로 3명(팀)의 후보를 올리고, 우승자에게 상금 2만 달러를 수여한다. 그들 중에서 한 작가나 그룹을대상 격인 ‘올해의 이머징 아티스트’로 선정하고 3만 달러의 추가 상금을 준다. 결론적으로 침↑폼은 총상금 5만 달러를 받은 셈이다. 그뿐 아니라 그들에게는 사치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개최할 기회도 주어진다.
PEA는 작가 이외의 부문까지 시상하며 ‘미술계’라는 상상의 공동체를 이끌어가는 모든 동력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올해 수상자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디지털/비디오와 올해의 이머징 아티스트는 일본의 침↑폼, 드로잉은 인도의 미투 센(Mithu Sen), 설치는 싱가포르 작가 도나 옹(Donna Ong), 회화는 인도네시아의 크리스틴 아이추(Christine Ay Tjoe), 사진은 말레이시아의 셔먼 옹(Sherman Ong), 조각 부문은 한국 작가 신미경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은 작년 심승욱 작가에 이어 조각 부문에서 연속으로 상을 받았다. 이 밖에 평생 공로상은 중국 작가 구원다(Gu Wenda), 아시아의 전도유망한 작가를 가장 잘 지원한 갤러리는 싱가포르의 퓨처 퍼펙트(Future Perfect), 아시아 미술과 관련한 집필 부문은 비엣 르(Viet Le), 기관은 홍콩에 있는 아시아 아트 아카이브(Asia Art Archiv), 전시 부문은 싱가포르 출신 큐레이터 준 얍(June Yap)이 기획해 구겐하임 미술관의 UBS MAP 글로벌 아트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열린 < No Country: Contemporary Art for South and Southeast Asia >가 수상했다. 올해 신설한 ‘비주얼 컬처’ 부문에선 ‘한류’ 열풍의 여파때문인지 ‘한국’이 선정돼 그룹 빅뱅의 탑이 트로피를 받았다. 결과만 놓고 보면 아시아 각국의 작가와 기관이 사이좋게 상을 나눠 가진 모양새가 됐다. 심사위원은 세레넬라 시클리티라, 한아트 TZ(Hanart TZ) 갤러리 설립자이자 디렉터인 장쑹런(Chang Tsong-Zung), 사치 갤러리의 감독이자 이사인 나이젤 허스트(Nigel Hurst), 모리 미술관 디렉터 난조 후미오, 미술 잡지 <아트 리뷰>의 편집장 마크 래폴트(Mark Rappolt), ‘글로벌 아이’ 프로그램과 START 아트 페어의 디렉터로 시상식 사회를 본 니루 라트남(NiruRatnam)이 맡았다.

PEA와 ‘글로벌 아이’ 프로그램
PEA의 전신은 2009년부터 시작한 ‘글로벌 아이’프로그램. 한국 미술계와도 인연이 깊다. PCA와 사치 갤러리는 2009년부터 한국 현대미술 작가를 지원하는 전시 프로그램 ‘코리안 아이(Korean Eye)’를 시작했다. ‘Moon Generation’이라는 부제를 달고 열린 첫 번째 전시는 한국 미술계의 주요 작가를 유럽 미술의 중심인 런던에 프로모션하는 성격이 강했다. 25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한국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며 성공적으로 전시의 막을 내렸다. 그 여세를 몰아 2010년에는 한국의 젊은 작가를 소개하는 < Fantastic Ordinary >가 런던·싱가포르·서울을 순회했고, 2011년과 그 이듬해에 열린 또 다른 전시 < Energy and Matter >는 작가 21명의 작품을 서울·뉴욕·아부다비에 선보였다.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의 꼭대기에 있는 바에서 만난 사치 갤러리의 CEO 나이젤 허스트는 한국에서 온 나를 위해 앞서 열린 ‘코리안 아이’에 관한 설명을 상세히 이어갔다. 그는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목적이 아시아 작가의 발굴과 프로모션에 있었다고 회상했다. 스스로도 ‘글로벌 아이’ 프로그램을 통해 잘 모르던 아시아 각국의 작가를 차츰 알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그렇다면 그가 지금까지 접한 아시아 미술의 힘은 무엇일까? 좀 더 솔직하고 원초적인 질문도 가능하다. 왜 ‘아시아 미술’인가? 미술 시장을 축으로 삼는다면, 서구 미술계는 투자할 만한 지역 미술에 꾸준히 눈독을 들여왔다. 새로운 땅을 찾아 떠난 개척자 정신이랄까. 대표적으로 경제성장과 함께 폭발적으로 가격이 뛴 중국 현대미술을 꼽을 수 있다. 한때 너도나도 중국 미술 작품 수집에 혈안이 돼 있었다. 이 밖에 남미와 아프리카 지역의 미술이 ‘뜨거운 감자’였고, 최근에는 동남아시아 미술이 강세다. 2011년 출범한 아트 페어 ‘아트 스테이지 싱가포르’의 성공 비결 역시 이런 배경이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술계 사람들이 특정 기업과 유명 갤러리가 힘을 합쳐 아시아 미술을 전폭적으로 후원하는 프로그램을 가동한다는 사실을 곱게 볼 수만은 없는 노릇.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나이젤이 말을 이어갔다. “‘글로벌 아이’ 프로그램은 아시아의 여러 도시에서 해당 지역의 경제성장에 따라 빠르게 발전했다. 지금 아시아는 ‘다양성’으로 들끓고 있다. 요즘 아시아의 아트 신은 뉴욕, 파리, 런던이 국제적 예술의 중심지로 성장하던 시기처럼 보일 정도다. 우리는 ‘멜팅 포트’로서 아시아에 주목했다. 예를 들면, 말레이시아 작가 중에는 여전히 전통 방식으로 회화를 제작하는 이가 많다. 반면에 도시화된 한국, 일본, 싱가포르 등지에서는 작가들이 첨단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작품을 제작한다. 이런 차이점이 모이고 뒤섞인 지점에서 아시아 미술의 힘이 생성된다.”
나이젤 허스트의 말대로 이후 글로벌 아이 프로그램은 아시아의 동시대 미술에 깊숙이 개입하면서 다양한 변화를 모색했다. ‘프루덴셜 인도네시안 아이’(2011년), ‘프루덴셜 홍콩 아이’(2013년), ‘프루덴셜 말레이시안 아이’(2014년)를 진행하며 아시아 미술을 물밑에서 지원해왔다. 자카르타의 치푸트라 아르프르뇌르 센터(Ciputra Artpreneur Center)에서 열린 ‘프루덴셜 인도네시안 아이’는 ‘판타지와 리얼리티’라는 주제로 18명의 인도네시아 작가를 한자리에 모아 호평을 받았다. 아티스트리(ArtisTree)에서 열린 ‘프루덴셜 홍콩 아이’는 홍콩 동시대 미술을 개괄하는 전시로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 특히 2012년 사치 갤러리에서 개최한 ‘코리안 아이 2012’는 런던 올림픽 시즌을 맞아 50만 명의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았다. 그렇게 이어진 글로벌 아이 프로그램이 PEA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2014년 싱가포르 선텍 시티(Suntec City)에서 첫선을 보였다. 첫 우승은 물감의 질감을 극대화하고 터프한 붓질로 캔버스를 가득 채우는 호주의 스타 작가 벤 퀼티(Ben Quilty)가 차지했다.

싱가포르 작가 리 웬의 ‘Ping Pong Go-Round at Encounters’는 2014년 아트 바젤 홍콩에도 출품돼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조각 부문에 후보로 오른 코헤이 나와와 드로잉 부문에 후보로 오른 제네비브 추아의 작품이 한 전시 공간에 놓였다.

Courtesy of the artist
이치완 누르, Bettle Sphere, 알루미늄과 1953년산 오리지널 VW 비틀, 180×180×180cm, 2013

싱가포르 아이 어워즈에 참여한 싱가포르 작가 아델린 쿠에(Adeline Kueh)의 작품

크리스틴 아이 추, The Flying Ballon, 캔버스에 유채, 170×200cm, 2013

Courtesy of the artist
도나 옹, Cocoon(Garden of Waiting Virgins), 혼합재료, 421×311×220cm, 2012

조각 부문에서 비누 조각으로 우승한 신미경의 작품

싱가포르, 아시아 미술의 새로운 접전지
올해 PEA는 1월 17일부터 25일까지 이어진 싱가포르 아트 위크 기간에 맞춰 개막해 그 열기가 대단했다. 게다가 싱가포르 독립 50주년(jubilee)을 기념하는 해라 100개가 넘는 이벤트가 펼쳐졌다. 또한 호텔, 갤러리, 미술관, 페어장 곳곳에서 국제적으로 지명도 높은 미술인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의 로비 커피숍에서 만난 난조 후미오는 올해 PEA의 심사를 맡았다. 그는 싱가포르와 인연이 깊다. 2006년에 이어 2008년 싱가포르 비엔날레의 총감독을 맡아 이 행사의 국제적 지명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누구보다 싱가포르 아트 신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제3의 인물인 셈이다. 그는 싱가포르의 강점으로 다른 아시아 지역에 비해 튼튼한 미술계의 구조를 꼽았다. “싱가포르는 미술관, 페어, 옥션, 갤러리 등 미술계의 ‘에코 시스템’이 상당히 균형 잡혀 있다. 가까운 홍콩만 해도 지나치게 미술 시장 중심이다. 해외 유명 갤러리가 홍콩에 지점을 냈고, 초대형 미술관 프로젝트인 M+가 개관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향후 10년은 더 기다려야 그 실체가 드러날 것이다. 싱가포르의 안정적인 미술계 구조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디자인한 결과물이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근접한 동남아시아 국가의 작가를 어느 도시보다 쉽게 또 풍성하게 만날 수 있는 플랫폼의 기능에도 충실하다.” 왜 싱가포르에서 아시아 미술을 프로모션하는 PEA 시상식과 전시가 열리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많은 컬렉터가 싱가포르는 동서양 어디에도 치우침 없이 국제적 스펙트럼의 컬렉팅이 가능한 훌륭한 출입구라고 입을 모았다. 올 7월에는 싱가포르 작가 17명을 모은 ‘싱가포르 아이’가 열릴 예정이다.
시상식을 위해 마련한 전시라 전시의 완성도를 언급하긴 어렵지만, 싱가포르 아트사이언스 미술관(ArtScience Museum)에서 열린 부대 전시는 아시아 동시대 미술의 일면을 관찰하기 좋은 쇼케이스와 같았다. 모셰 사프디(Moshe Safdie)가 설계한 흰 꽃 모양의 건축 구조에 맞춰 참여 작가의 작품이 서로 꼬리를 물며 이어지도록 섹션별로 전시를 구성했다. 노란색 폭스바겐 비틀의 1953년 모델을 원형으로 변형한 인도네시아 작가 이치완 누르(Ichwan Noor), 박제한 사슴에 유리구슬을 잔뜩 붙인 일본 작가 나와 고헤이(Kohei Nawa), 사이 톰블리풍의 유아적 붓질이 두드러진 크리스틴 아이 추, 아시아 곳곳의 정치적 이슈를 거친 붓질로 캔버스에 담아낸 이란 작가 아미르 후세인 잔자니(Amir Hossein Zanjani), 상처 나 피를 흘리는 것처럼 이슬람 전통 건축의 일부분을 전시장에 드로잉으로 그린 미투 센, 일본의 전통 산수화를 디지털로 전환한 팀랩(teamLab), 전통 신화의 여성적 이미지를 애니메이션으로 재편집한 인도 작가 치트라 가니쉬(Chitra Ganesh), 원형 탁구장을 만든 싱가포르 작가 리 웬(Lee Wen) 등의 작품은 전시장이나 아시아 미술을 다룬 각종 도록에서 한 번쯤 봤을 만큼 낯익다.
대부분 1960년대 후반이나 1970년대 중반 출생으로 이미 자신의 작품 세계를 확고히 다진 이들을 ‘이머징’이라는 수식으로 카테고리화하는 일은 온당한 것일까? 주최 측은 이머징의 의미를 이렇게 정의했다. 아직 국제적으로 유명한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하지 못했거나, 깊이 있는 출판물을 발간하지 못한 작가. 후보에 오른 작가들은 이런 표현을 어느 정도 수긍하는 듯했다. PEA를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질문에 현장에서 만난 작가와 미술 관계자의 답변에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기회’와 ‘플랫폼’이었다. 작가들은 전시 기회와 작품 제작비를 지원한다는 점에 호감을 표했다. 무엇보다 그들은 아시아 작가와 미술인이 함께 모여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새로운 네트워크를 형성한다는 데 행사의 방점을 찍었다. 먼지를 채취해 전시장 바닥에 다양한 문양의 ‘먼지 카펫’을 만드는 호주 작가 해너 버트럼(Hannah Bertram)은 다른 몇몇 작가처럼 이번 전시를 통해 싱가포르에 작품을 처음 선보인다며 즐거워했다. 드로잉 부문 후보로 오른 싱가포르 작가 제네비브 추아(Genevieve Chua)는 5~6년 전부터 달라진 싱가포르 아트 신의 열기가 정부의 전폭적 지원과 정책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비누로 만든 불상, 비너스상, 도자기 등을 화장실에 전시하고 실제로 관람객이 사용하게 한 ‘Toilet’ 연작으로 조각 부문 상을 수상한 신미경은 PEA의 화끈한 작가 프로모션 프로그램을 높이 샀다. 올해부터 미디어 파트너인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폭스를 통해 시상식을 전 세계에 방영하기도 했다.
세상의 모든 미술상의 결과는 심사위원이 해당 작가의 작품을 어떤 기준으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운도 무시할 수 없다. “중국의 문화적 전통을 동시대 미술의 맥락에서 혁신적으로 개척했다”고 평가받은 평생 공로상의 주인공 구원다의 말은 PEA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암시한다. 시상식이 열리기 전, 전시장에서 만난 그는 인터뷰 내내 미소를 잃지 않았다. “아시아 작가들이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펼쳐 보이겠다는 의지와 도전정신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처음 뉴욕에 갔을 때, 나는 내 몸뚱이와 성공하겠다는 의지 그리고 단돈 20달러밖에 없었다. 심지어 영어도 못했다. 나는 운이 좋았다. 이런 시상식이 많이 열리면 아시아 동시대 미술에 더할 수 없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PEA가 힘든 여건에서 작품 활동을 펼치는 아시아 각국의 작가를 존중하며 아시아 미술의 성장에 뚜렷한 족적을 남기길 기대해본다.

에디터 김재석 (jskim@noblesse.com)
사진 제공 프루덴셜 아이 어워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