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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독서에 완전히 흥미를 잃은 이들을 ‘읽기’와 ‘쓰기’의 즐거움으로 구원해주는 책.

“책 좀 읽어야 할 텐데” 하고 푸념하지만 제대로 책 한권 읽기 어려운 세상이다. 그러는 사이 예전에 배운 지식은 모두 사라져버렸다. 아는 게 힘이라는데 아는 게 없으니 힘도 없는 신세. 하지만 이럴 때 ‘읽기’와 ‘쓰기’로 독서의 재미를 일깨워주는 책이 있다면? <지성만이 무기다>는 <초역 니체의 말>로 일본 젊은이 수백만을 서점으로 이끈 시대의 지성 시라토리 하루히코가 자신의 모든 순간을 도와준 은인을 ‘독서’로 꼽고, 어릴 때부터 실천해온 독서법과 인생을 바꾼 공부법을 소개하는 책이다. 쉽게 말해 그의 ‘읽기’와 ‘생각하기’의 모든 것을 정리한 책이랄까. 저자가 이 책에서 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읽어야 자극을 받고, 자극이 있어야 생각할 수 있기 때문. 또 생각할 수 있어야 실수를 줄이고, 자신만의 길을 찾을 수 있다. 고로 읽기는 ‘생각을 위한 재료’라는 것. 일례로 저자는 책을 읽을 때 뭔가 떠오르는 게 있다면 반드시 기록하라고 강조한다. 남겨두지 않은 발상은 즉시 휘발되기 때문이라고. 이에 그만의 메모법도 소개한다. 뭔가를 옮겨 적을 땐 왼쪽에 쓰고, 오른쪽은 왼쪽 페이지에서 촉발된 사고를 적는 공간으로 남긴다. 오른쪽 페이지는 왼쪽 정보에 대한 확대, 발전, 파생 등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독서로 끊임없이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믿음이 있는 이에겐 재산이 되는 이야기. 이 책엔 그간 ‘다독’에만 집중해온 이들에게 경종을 울릴 만한 문장이 수두룩하게 담겨 있다.
<위대한 서문> 또한 읽기의 재미를 일깨운다. 이 책은 소설가 장정일이 그간 특별하다고 생각한 서문만 엮어 만들었다. 그런데 왜 하필 ‘서문’일까? 장정일은 엮은이의 서문에서 “효율적인 여행에 지도가 필수인 것처럼, 독서에도 지도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서문을 건너뛰고 곧장 본문을 읽는 독서법을 어떤 목표도 정하지 않고 떠나는 여행에 비유한다. 독자를 오독으로 인도할 수 있다는 것. 그에 따르면 서문은 본문보다 양이 적지만 예술성도 갖췄다. 이를테면 프랑스 시인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는 1857년 현대 시의 원천으로 불리는 ‘악의 꽃들’을 썼는데, 서문에서 “우둔함과 과오, 죄악과 인색이 우리 마음속에 친근한 뉘우침을 기른다”라는 한 편의 시를 담았고, <걸리버 여행기>의 저자 조너선 스위프트는 서문에서 “저자는 걸리버의 친구”라며 풍자소설의 정수를 보여줬다. 장정일은 이 책에 스피노자의 <신학정치론>부터 루소의 <인간 불평등의 기원> 등 명저 30권의 서문을 엮었다.
마지막으로 <무엇이든 쓰게 된다>는 ‘쓰기’의 즐거움을 전한다. 소설가 김중혁이 처음으로 자신의 글쓰기 비법을 밝힌 것. 그는 이 책에서 A4 용지나 노트북 PC 같은 ‘창작의 도구들’, 27년간 글을 쓰며 익힌 창작의 비밀을 풀어놓는 ‘창작의 시작’, 글쓰기 노하우를 압축한 ‘실전 글쓰기’ 같은 주제를 통해 어떻게든 ‘잘 써보고 싶은’ 독자들을 자신의 글쓰기 세계로 초대한다. 또 바쁘다는 핑계로 그간 답하지 못한 독자들의 질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도 한다. 그중 눈에 띄는 부분은 이런 것. “Q. 첫 문장은 어떻게 써야 될까요? A. 처음에 쓴다고 첫 문장이 되는 건 아닙니다. 글을 다 쓰고 나서 첫 문장을 다시 바라보세요. 처음에 쓴 문장이 첫 문장답지 않아 보일 겁니다. 첫 문장은 처음에 쓰는 문장이 아니라 모든 글을 다 쓰고 나서 제일 앞에 두는 문장입니다.” 이 책은 ‘쓴다’는 행위를 둘러싼 다양한 고민에 대한 김중혁의 오랜 집착과 사념을 다양한 글(과 그림)로 보여준다. 언젠가 자신의 오글거리는 문장을 다시 보며 이불 속에서 하이킥을 할 것이 자명해 이제껏 미뤄온 이들에게 필독서로 추천한다.

 

에디터 이영균(youngkyoon@noblesse.com)
사진 김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