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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갤러리의 패셔너블한 해석

ARTNOW

예술을 향한 사랑을 공공연히 고백해온 패션 하우스에서 독자적인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이들도 많다. 전 세계 패션 트렌드를 좌지우지하는 패션 하우스의 심미안으로 선택한 작가를 만날 수 있으며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잘 어울리는 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이들의 갤러리를 방문하는 것은 브랜드를 입는 더 특별한 방법이기도 하다.

암흑에서 시작되는 새로운 예술적 경험, 에스파스 루이 비통
“30초 정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았어요.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빛이 들어오면서 작품이 눈에 들어왔죠. 관람의 진정한 시작은 엘리베이터에 탑승할 때부터인 것 같아요.” 에스파스 루이 비통 파리는 입구부터 관람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덴마크 출신 아티스트 올라푸르 엘리아손이 고안한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 하는데, 탑승하는 순간 빛과 소리가 사라진 암흑 세상을 경험하게 된다. 짧은 시간 동안 외부의 자극을 단절해 머릿속을 비운 후 전시 작품을 보다 순수한 상태에서 받아들이게 하려는 의도다. 입구가 궁금해서라도 꼭 가보고 싶은 에스파스 루이 비통. 파리 여행 시 한 번은 들르게 되는 샹젤리제 루이 비통 본사 매장에서 쇼핑만 끝내고 돌아선다면, 여기에 숨은 보물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 셈이다. 루이 비통의 아이덴티티를 고스란히 반영한 복합 문화 공간 에스파스 루이 비통이 이곳에 있기 때문. 루이 비통 본사 사옥 7층에 위치한 에스파스 루이 비통은 브랜드 홍보가 목적이 아니라 순수한 예술 전시 공간으로 2006년 문을 연 이래 감도 높은 전시회를 연이어 개최하고 있다. 2008년에는 서도호, 전준호를 비롯한 한국 작가 10인 특별전 <메타모르포즈>를 열기도 했다. 이처럼 동시대 최고의 아티스트와 폭넓게 교류하며 더 많은 관람객과 소통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최근에는 ‘타자-내 안의 또 다른 나’라는 주제로 사진작가 피에르 몰리니에와 사와다 도모코 등이 참여한 전시회를 개최했다. 아트에 대한 루이 비통의 무한한 애정, 그 결과를 보고 느낄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에스파스 루이 비통이다.

주소 60, Rue de Bassano / 101, Avenue des Champs-Elysees 75008 Paris
문의 +33 1 53 57 52 03, www.louisvuitton.com
관람 시간 월~토요일 12:00~19:00, 일요일 11:00~19:00(프랑스 공식 연휴 휴관)

프라다를 입는 또 하나의 방식, 폰다치오네 프라다
건축가 렘 쿨하스가 설계해 서울 경희궁에서 선보인 <프라다 트랜스포머> 전시회를 기억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이 전시는 프라다가 패션뿐 아니라 예술 영역까지 능숙하게 다루는 브랜드라는 것을 증명한 자리였다. 프라다의 아티스틱한 활동 그 중심에는 폰다치오네 프라다가 있다. 단순히 예술가를 후원하는 1차원적 방식에 만족할 수 없었던 프라다는 1993년 프라다 밀라노 아르테 재단을 만들어 갤러리와 출판사를 열었다. 그 후 1995년, 프라다는 프라다 밀라노 아르테 재단의 명칭을 ‘폰다치오네 프라다’로 변경하고 재정비했다. 초기 폰다치오네 프라다가 밀라노에서 개최한 애니시 커푸어, 미국 작가 마이클 헤이저, 루이 부르주아 등의 전시회는 이탈리아에서 처음 열린 그들의 개인전이기도 했다. 프라다의 예술 활동을 얘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공간이 바로 카 코르네르 델라 레지나. 폰다치오네 프라다가 2011년 베니스에 오픈한 복합 문화 공간이다. 10년 넘게 걸려 완공한 이곳은 프라다의 예술 활동에 한 획을 그은 공간이자, 앞으로의 비전을 제시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1724년부터 1728년까지 도미니크 로시가 카시아노 코르네르 가문을 위해 지은 성이다. 역사를 존중하는 프라다다운 선택으로 과거의 형태를 고스란히 유지하면서 현대의 예술 작품이 잘 융화될 수 있도록 노력한 결과물. 프라다는 밀라노 남부 라르고이사르코에 대규모 창고 부지를 매입해 렘 쿨하스, OMA와 함께 새로운 문화 예술 복합 공간을 만들고 있다. 1년에 두 번 발표하는 컬렉션은 물론 예술 활동에서도 프라다는 여전히 트랜스포밍 중이다.

주소 Calle de Ca’Corner Santa Croce 2215-30135, Venezia
문의 +39 41 524 0119, www.fondazioneprada.org
관람 시간 수~월요일 10:00~18:00 (매주 화요일 휴관, 매표소는 17:30까지)

정원 속에서 만나는 장 누벨의 유리 성, 까르띠에 현대미술 재단
까르띠에 현대미술 재단의 시작은 30여 년 전인 198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예술, 문화에 조예가 깊은 까르띠에 인터내셔널 사장 알랭 도미니크 페랭이 현대미술 재단을 창립했다. 처음에는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시선도 있었지만 알랭 사장은 건물 타이틀에만 까르띠에를 넣었을 뿐, 건물 내부의 어떤 작품에도 까르띠에의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까르띠에가 진정한 패션·문화 기업으로 거듭나는 계기를 마련한 것. 초기부터 까르띠에 현대미술 재단은 신진 아티스트의 숨은 재능을 발굴하는 데 놀라운 성과를 보여줬다. 일례로 1994년 피에리크 소랭에게 비디오 설치물을 의뢰했는데, 그는 그 후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비디오 아티스트가 되었다. 2005년에는 프랑스 대중에게 호주의 초현실주의 조각가 론 뮤엑을 소개하기도 했다. 2007년에는 우리나라 작가 이불이 이곳에서 첫 솔로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현재 파리에서 만날 수 있는 까르띠에 현대미술 재단은 1994년 베르사유 근처에서 파리 중심가인 라스파유로 이전하며 세계적 건축가 장 누벨이 설계한 것이다. 철저한 계획 아래 조성한 아름다운 정원에 둘러싸인 유리 성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이 됐다. 까르띠에 현대미술 재단에서는 장르를 넘나드는 전시회뿐 아니라 다양한 예술 이벤트가 열리는 노매딕 나이트, 현대음악가를 소개하는 콘서트도 열리고 있다.

주소 261, Boulevard Raspail, 75014 Paris
문의 +33 1 42 18 56 69, http://fondation.cartier.com
관람 시간 화~일요일 11:00~20:00, 목요일 11:00~22:00 (매주 월요일, 12월 25일, 1월 1일 휴관)

브랜드의 헤리티지와 아트의 융화, 구찌 뮤제오
구찌가 시작된 도시 피렌체의 시뇨리아 광장에 위치한 구찌 뮤제오. 2011년 브랜드 창립 90주년을 맞아 문을 연 이곳에는 유서 깊은 브랜드 구찌의 헤리티지가 온전히 살아 있으며, 1층부터 3층까지 방대한 양의 아카이브를 정리했다고 할 수 있다. 구찌 뮤제오는 카페와 북 스토어, 아이콘 스토어뿐 아니라 전시 공간까지 갖추었는데 개관한 이후 관광객이나 피렌체 시민이 일부러 찾아올 만큼 피렌체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12월까지 구찌 뮤제오는 네 번째 현대미술 전시 <조아나 바스콘셀루스>전을 선보인다. 파리 출생의 포르투갈 아티스트 조아나 바스콘셀루스는 2005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A Noiva(The Bride)’로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마르셀 뒤샹의 ‘구혼자들에 의해 발가벗겨진 신부’에 위트 있게 대응한 작품으로 2만5000여 개의 탐폰으로 이루어진 대형 샹들리에다. 그녀는 여성 최초로 베르사유 궁전에 초대되었으며 2013년 베니스 비엔날레에는 포르투갈 대표로 참석했다. 바스콘셀루스 작품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일상적 오브제인 나이프, 포크, 뜨개질 코바늘 등 친숙한 것을 재조합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 주로 성, 계층 또는 민족성 같은 정체성을 명확히 하려는 정치적 성향을 읽을 수 있다. 이번 전시에는 그녀의 대표작인 ‘Psycho’(2010년), ‘Lavoisier’(2011년)도 포함되어 있으니 놓치지 말 것.

주소 261, Boulevard Raspail, 75014 Paris
문의 +33 1 42 18 56 69, http://fondation.cartier.com
관람 시간 화~일요일 11:00~20:00, 목요일 11:00~22:00 (매주 월요일, 12월 25일, 1월 1일 휴관)

일상과 예술의 거리를 한층 가깝게, 아뜰리에 에르메스
아뜰리에 에르메스는 브랜드의 사회 공헌 프로젝트 중 하나로 ‘예술 그 자체보다 흥미로운 삶으로서의 예술’을 대중에게 제안하는 현대미술 전시 공간이다. 2008년 4월 에르메스 재단이 발족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컨템퍼러리 아트를 후원하기 시작했다.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 3층에 위치한 아뜰리에 에르메스는 도산공원을 중심으로 강남에 새로운 갤러리 지도를 만드는 시초가 되었다. 아뜰리에 에르메스가 우리에게 더 가까이 다가온 계기로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을 빼놓을 수 없다. 지금까지 수상자만 봐도 첫해인 2000년 장영혜를 비롯해 2003년 서도호, 2005년 구정아, 2010년 양아치, 2012년 구동희 등 한국 미술계를 이끌어가는 아티스트들의 작업을 놓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올해 14회째를 맞는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은 후보에 올랐던 나현, 노순택, 정은영 중에서 정은영에게 돌아갔다. 7월 26일부터 9월 29일까지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전시를 진행했으며 대표작으로는 나현의 ‘바벨탑(The Tower of Babel)’, 노순택의 ‘잃어버린 보온병을 찾아서(In search of Lost Thermos Bottles)’, 정은영의 ‘정동의 막(Act of Affect)’을 꼽을 수 있다. 이처럼 아뜰리에 에르메스는 세계적 현대미술의 흐름을 관람객에게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하는 동시에 현지의 아티스트를 누구보다 애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보고 후원하고 있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630-26, 3층
문의 +82 2 544 7772, www.fondationdentreprisehermes.org
관람 시간 월~토요일 11:00~18:00, 일요일 12:00~18:00 (매주 수요일 휴관)

에디터 고현경
사진 제공 루이 비통, 프라다, 까르띠에, 구찌, 에르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