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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어드바이저, 그들을 주목할 때

ARTNOW

아트 어드바이저.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앞으로 변화무쌍한 세계 미술 시장에서 이들의 움직임을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미국 최고의 아트 어드바이저로 꼽히는 구겐하임 애셔 어소시에이츠에게 아트 어드바이저에 대한 모든 것을 물었다.

구겐하임 애셔 어소시에이츠의 창업자 바버라 구겐하임

미술계가 성장하면서 그 안의 직업도 전문화·다면화하고 있다. 과거에 갤러리에서 작가를 발굴해 전시회를 열고 작품 판매까지 모두 담당했다면, 지금은 작가와 의견이나 일정을 조율하는 역할은 매니저가, 컬렉터를 대상으로 작품 구입과 관련한 상담을 진행하는 역할은 아트 어드바이저가 맡는 식으로 보다 전문화된 것이다. 통상 딜러는 작품 판매에 관한 업무를 진행하는 자를 일컬으며 갤러리에 속한 딜러(갤러리 관장과 큐레이터 혹은 컨설턴트 등으로 불리는 직원)와 소속 없이 독자적으로 활동하는 독립 딜러 모두를 칭한다. 대표적 딜러로 꼽히는 이가 가고시안 갤러리의 관장 래리 가고시안이다. 아트 어드바이저도 넓게 보면 딜러에 속하는데, 딜러와 차별화되는 점은 자신의 갤러리 작가만 프로모션하거나 시장에 나와 있는 작품을 단순히 중개하는 게 아니라는 것.
컬렉터(구매자)의 목적이나 취향에 적합한 작품을 찾고, 어떤 작품을 어느 순간에 구매할지에 대한 가치 판단과 조언을 해준다는 점에서 애널리스트 역할이 좀 더 강하다. 불과 10년 전에만 해도 아트 어드바이저라는 개념은 생소했다. 뭉뚱그려 딜러 정도로 생각했다. 그러나 점차 아트 어드바이저의 활동이 두드러지는 것이 세계적 추세다. 슈퍼 컬렉터들이 아트 페어에 항시 대동하는 이가 어드바이저다. 지난 아트 바젤 페어에서 포착한 다리아 주코바(Darya Zhukova, 러시아 억만장자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연인으로 미술 작품 컬렉션에 주력하고 있다)의 파파라치 사진에선 어드바이저 몰리 덴트-브로클허스트(Mollie Dent-Brocklehurst)가 함께 찍혀 눈길을 끌었다. 바쁜 컬렉터 대신 어드바이저 혼자 페어에 나타나 시장의 동향을 파악하고, 작품을 추천하기도 한다. 특히 최근 옥션 현장에선 컬렉터 대신 어드바이저가 작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부쩍 늘고 있는데, 미국의 헤지펀드 매니저 스티브 코언(Steve Cohen)이 데이미언 허스트의 ‘상어’ 작품을 구매했을 때에도 어드바이저 샌디 헬러(Sandy Heller)의 역할이 컸다. 아트 어드바이저가 되기 위한 학력이나 자격증은 따로 없다. 마케팅이나 영업직 출신이 이 분야에서 많이 활동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컬렉터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미술에 대한 깊은 이해와 커뮤니케이션 능력, 거기에 윤리성까지 갖춘 어드바이저를 원하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바버라 구겐하임(Barbara Guggenheim)과 애비게일 애셔(Abigail Asher)가 이끄는 구겐하임 애셔 어소시에이츠(Guggenheim Asher Associates)는 컬렉터들이 신뢰해 마지않는 미국 최고의 아트 어드바이저로 꼽힌다.

1 바버라 구겐하임의 오랜 동업자 애비게일 애셔 2 고객의 집에서 미술품 컨설팅을 하고 있는 바버라 구겐하임 3 바버라 구겐하임과 애비게일 애셔 4 구겐하임 애셔 어소시에이츠의 고객 중 한 명인 영화배우 실베스터 스텔론

구겐하임 애셔 어소시에이츠
창업자 바버라 구겐하임은 컬럼비아 대학교 미술사 박사 학위 소지자로 소더비와 크리스티 경매사에서 미국 미술 및 원시미술 전문가로 근무했으며, 더글러스 대학교를 비롯해 휘트니 미술관의 강사 등으로 활동한 이력을 바탕으로 어드바이저 회사를 창립했다. 일반적으로 미술 이론에 능통한 연구자형 인재는 일반 컬렉터의 취향을 가늠하지 못하거나 소통 능력이 다소 떨어지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난 홍보형 인재는 전문 지식이 부족한 경우가 흔하다.
그런 점에서 구겐하임의 전문성은 물론 탁월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어드바이저로서 활동하는 데 큰 도움이 될 터. 그녀는 작품을 구매할 때 신경 써야 할 아카데믹 포인트도 놓치지 않는데, 예를 들면 마그리트의 작품은 마그리트 위원회에서 제공하는 작품 진위 보증서를, 콜더의 작품을 구매할 경우엔 콜더 재단에서 기록하는 작품 넘버 등을 확인하는 식이다. 이런 조건은 작품의 아카이브와 관련된 고급 정보이기에 일반 딜러들은 흔히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다. 아울러 그녀는 어드바이저라면 아카데믹한 면은 물론 비즈니스 감각 또한 꼭 갖춰야 할 요소라고 강조하며, 한 학예사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그 학예사가 추천한 작품은 지명도 낮은 19세기 어느 작가의 드로잉으로 목이 잘려 피가 철철 흐르는 이미지였다. 미술사적 가치는 있을지 몰라도 개인 컬렉터가 선호할 만한 작품은 아니었던 것. 그런 작품은 개인이나 사기업보다는 미술관의 컬렉션에 포함될 수 있도록 제안하는 것이 낫다며 미술사적 가치가 곧 마켓의 가치로 직결되는 것은 아님을 지적하고, 그만큼 현장에서 쌓은 노하우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2011년 <갤러리스트 뉴욕>이 뽑은 뉴욕의 가장 영향력 있는 미술계 여성 인사 50인에 포함된 영국 출신의 애비게일 애셔는 맨체스터 대학교에서 미술사 석사를 받은 후 미국으로 건너와 25년 전부터 구겐하임의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다. 구겐하임이 근거지인 LA를 중심으로 아시아 지역을 관할하고, 애셔는 뉴욕 사무실과 유럽 지역을 담당하며 세계 미술계의 소식에 귀 기울이는 것. 뉴욕의 고객층은 사업가가 주를 이루는 반면 LA는 도시의 특성상 영화계 종사자가 많다. 특히 구겐하임은 “스티븐 스필버그와 톰 크루즈 등 영화 산업 관계자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무척 흥미로워요. 그들 자신도 예술가면서 다른 예술가의 작품을 수집해서인지 일반 컬렉터와는 다른 독특한 관점이 드러나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스필버그는 그 자신이 최고의 스토리텔러인 것처럼 이야기가 있는 작품을 선호하는데, 특히 미국의 가정사를 정감 있게 그려내는 일러스트레이터 노먼 록웰(Norman Rockwell, 1894~1978년) 작품의 주요 컬렉터예요”라고 전했다. 또한 두 도시에 거점을 둔 덕에 다양한 지역의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작가 발굴에도 도움이 된다고. 과거에는 작가들이 눈에 띄기 위해 뉴욕으로 이주하는 경우가 다반사였지만 지금은 주목할 만한 작업을 하고 있다면 작가의 작업실이 있는 그 지역에서도 얼마든지 발굴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며, 특히 LA가 떠오르는 신예 작가를 위한 좋은 터전이라고 평가했다.

아트 어드바이저의 역할
가장 좋아하거나 추천하고 싶은 작가가 누구냐는 질문에 구겐하임은 “아트 어드바이저는 고객의 취향과 예산을 고려해 최고의 작품을 추천할 뿐, 자신의 추천작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단, 고객들이 미술계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도록 ‘주목할 만한’ 작가 추천은 게을리하지 않습니다”라며 어드바이저가 놓치지 말아야 할 주요 역할은 의도적으로 띄우거나 거품으로 부풀린 작가의 작품을 걸러내 컬렉터가 작품을 구매할 때 실수하지 않도록 돕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드바이저가 필요한 가장 큰 이유는 작품을 좀 더 좋은 가격에 사거나 잘못된 판단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원하는 작품을 적시에 구하기 위해서다. 호경기와 불경기를 떠나 주목받는 작가의 좋은 작품을 손에 넣는 것은 쉽지 않다. 옥션에 나오는 작품은 선택의 폭이 좁을 뿐 아니라 이미 가격이 많이 오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에 추천할 만한 작품 구입 방법은 작가의 개인전이 열릴 때 갤러리를 통해 구매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몇몇 메이저 갤러리가 신작을 선보이는 자리로 아트 바젤 페어의 오프닝을 택하는 경우가 많아, 미리 어떤 작가의 신작이 나올지 정보를 얻어 선택의 우선권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때 좋은 작품을 확보하지 못했다면 다음 개인전을 노려야 한다. 물론 그 기회마저 놓칠까 봐 완성하지도 않은 작품을 미리 예약하기도 한다. 잘 팔리는 작가의 작품에 대기자 리스트가 있다는 말은 바로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얘기다. 따라서 뜨내기 컬렉터가 인기 작가의 작품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잡기란 쉽지 않다. 한 지역 혹은 몇몇 화랑의 VIP 컬렉터라고 해서 다른 모든 갤러리에서 VIP 대접을 받기도 어렵다. 이때 어드바이저의 역할이 빛을 발한다. 그들은 딜러 혹은 매니저와의 지속적인 관계를 통해 누구보다 빨리 신작 소식을 접하고 구매 기회를 잡는다. 한국은 아직 미술 시장이 크지 않은 데다 최근 몇 년째 불황을 겪고 있기 때문에 요원한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다. 오프닝에서 작품이 동나기는커녕 전시회가 끝나도 작품이 팔리지 않아 이후의 아트 페어에서 같은 작품을 다시 선보이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실은 이때에도 어드바이저의 역할이 중요하다. 신참 컬렉터에게는 모든 작품이 새로운 것으로 보이겠지만, 많은 전시회와 아트 페어를 꿰뚫고 있는 어드바이저에게는 어떤 작품이 팔리지 않고 남아 있는 재고(?) 작품인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역할은 갤러리나 옥션 직원들도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바로 여기에 어드바이저가 필요한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갤러리나 옥션은 그들의 입장에서 최대 이윤을 얻을 수 있는 구매를 유도한다. 하지만 어드바이저는 컬렉터의 입장에 서서 어떤 작품을 구매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지 선입견 없는 판단 근거를 제시한다. 갤러리스트가 최대 이윤을 위해 가급적 비싸게 팔길 원하는 반면, 어드바이저는 가격 비교를 통해 합리적인 금액에 구매할 수 있도록 조언해준다. 작품의 상태 확인은 작품 구입 시 반드시 체크해야 할 부분인데, 통상적으로 갤러리나 옥션에서도 작품을 판매할 때 ‘컨디션 리포트’라는 작품의 상태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한다. 보고서에는 작품에 어떤 흠이 있는지, 수리한 부분은 없는지, 어떤 식으로 수리했는지 등의 상세한 정보를 담게 된다.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이 리포트의 작성자가 제3의 업체가 아니라 바로 갤러리 혹은 옥션사 그들 자신이라는 점이다. 반면, 어드바이저는 다시 한 번 작품의 상태를 철저히 점검하면서 필요한 경우 작품 감정사 혹은 전문 복원가의 심사를 별도로 요청하기도 한다. 구겐하임과 애셔는 조앤 미철(Joan Mitchell)의 추상화가 대표적 예라며 물감을 두껍게 발라 크랙이 많은 데다 계속 진행 중이기 때문에 작품의 상태가 좋은지, 사도 될 만한 작품인지 객관적 검증이 꼭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어드바이저의 역할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정말 좋은 작품을 구매한 후, 이 작품을 미술관의 주요 전시에 대여하면 작품의 커리어가 쌓여 가치를 높일 수 있다. 경매에 오르락내리락하며 미술 시장에 자주 나온 경력은 작품의 가치에 흠을 남기는 감점 요인으로 여기지만, 중요한 기획 전시나 미술관 전시에 출품한 경력은 작품에 훌륭한 ‘스펙’을 더한다. 이때 어드바이저는 컬렉터가 소장하고 있는 작품 목록을 중심으로 주요 미술관과 협력해 작품이 전시될 수 있도록 기획력을 발휘할 수 있다. 대표적 예로 스티븐 스필버그와 조지 루커스의 컬렉션을 바탕으로 기획한 노먼 록웰의 대규모 회고전 <텔링 스토리: 스티븐 스필버그와 조지 루커스의 노먼 록웰 컬렉션(Telling Stories: Norman Rockwell from the Collections of George Lucas and Steven Speilberg)> (2010~2011년)을 들 수 있다. 구겐하임 애셔 어소시에이츠는 그들의 고객인 스티븐 스필버그의 컬렉션이 스미스소니언 국립 미술관에 전시될 수 있도록 다리를 놓는 등 결정적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1 구겐하임 애셔 어소시에이츠의 도움으로 코카콜라가 구입한 헨리 무어의 조각상 2 구겐하임 애셔 어소시에이츠의 대표적 포트폴리오로 꼽히는 코카콜라의 애틀랜타 본사

아트 어드바이저와 컬렉터
구겐하임은 “어드바이저와 함께 일하는 것은 주치의 혹은 전담 변호사를 두는 것과 같다”며, 신중하게 선택한 후 오래도록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자신의 취향은 물론 가족력과 전후 상황까지 파악하고 있는 전문가의 지속적인 조언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전담해 일을 봐주는 어드바이저의 경우 월급 혹은 회비 차원에서 작품 구매 여부와 상관없이 정기적으로 보수를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작품 판매가 이루어질 때마다 작품가의 5~20% 선에서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 세계적으로 점점 많은 어드바이저가 활동하고 있는데, 특히 미국에서 가장 활발하다. 유럽의 컬렉터는 미술 문화에 대한 조예가 깊어 직접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찾는 경향이 강한 데 반해, 미국의 컬렉터(그중에서도 특히 비즈니스맨)는 가치투자를 결합한 컬렉션을 추구해 직접 한 작가씩 공부하며 진행하기보다는 전문가의 조언을 통해 가급적 안정적이고 확실한 방법을 택하려 하기 때문이다. 구겐하임은 지리학과 연결한 설명으로 이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어느 지역에 어떤 광물이 있는지 알기 위해 직접 모든 땅을 파보지 않는 것처럼, 전문가의 리서치와 조언을 바탕으로 컬렉터가 판단을 내리는 것이 훨씬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현명한 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문 아트 어드바이저의 길을 걸어갈 때 힘든 점은 없을까? 재력과 권력을 갖춘 고객을 상대로 큰돈이 오가는 비즈니스를 하는 만큼, 일이 잘못될 경우 후폭풍도 만만치 않다. 일례로 구겐하임 애셔 어소시에이츠는 1989년 영화배우 실베스터 스탤론에게 50억 원 상당의 배상액 청구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구겐하임은 1984년에 스탤론의 아트 어드바이저로서 5% 커미션 계약을 맺었다. 그 후 1988년 19세기 프랑스 화가 아돌프 윌리엄 부게로(Adolph William Bouguereau)의 ‘피에타(Pieta)’를 스탤론에게 추천했고, 당시 시장에 나오기 어려운 이 작품을 사려는 다른 구매자가 있다는 구겐하임의 귀띔에 스탤론은 작품을 보지도 않은 채 170만 달러(약 19억 원)에 구매했다. 그 거래로 구겐하임은 8만5000달러(약 1억 원)에 달하는 수수료를 챙겼다. 그런데 문제는 작품의 상태였다. 예상과 달리 작품의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고, 스탤론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품의 25~30%를 다시 그렸을 정도로 심하게 손상된 것을 복원한 작품이었다. 스탤론의 뒷조사는 계속 이어졌다. 이 작품은 구겐하임의 친구이자 뉴욕에서 활동하는 딜러 스튜어드 피바(Steward Pivar)가 오랫동안 팔지 못한 골칫덩이로, 심지어 그의 할리우드 동료 마돈나도 사려고 했다가 너무 손상되어 가치가 없다는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고사한 작품이었다. 스탤론의 변호인은 부게로의 작품이 미술 시장에서 100만 달러를 호가해 거래된 적이 한 번도 없으며, 작품의 상태로 보아 부게로의 다른 작품에 비해서도 낮은 가격으로 평가될 수밖에 없는, 실질적으로 시가 40만 달러(약 5억 원)에 불과한 작품이라고 주장했다. 작품의 원판매자 피바가 부게로의 다른 작품과 교환해주기로 하면서 1994년에 이르러서야 이 사건은 종료되었다. 피바는 뉴욕의 허시 앤 애들러 갤러리(Hirshi and Adler Galleries)와 175만 달러(약 20억 원)에 이 작품의 위탁 판매 계약을 맺었고, 곧바로 텍사스의 한 컬렉터에게 판매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에피소드를 거친 덕에 이 작품은 이후 크리스티 경매사에서 150만~200만 달러(약 17억~23억 원)라는 감정가를 받게 되었다. 한 매체는 이 사건을 공개하며 “영화 <록키>에서처럼 스탤론은 곧 상처를 회복하고 대신 받은 알마 파랑(Alma Parens)의 작품을 1998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작가의 작품 판매 최고가인 260만 달러(약 30억 원)에 팔아치우며 승리를 거머쥐었다”고 후일담을 전하기도 했다.
모든 일에 빛과 그림자가 따르듯 컬렉터와 함께 새로운 모험을 벌이는 어드바이저의 즐거운 여정 이면에도 정확한 판단과 윤리의식이라는 책임감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구겐하임 애셔 어소시에이츠는 그런 점에서 오늘날 아트 어드바이저의 영예와 위기를 모두 보여준 드라마틱한 케이스라 할 수 있다. 우리에게도 컬렉터의 또 다른 동반자 아트 어드바이저가 익숙해질 날이 머지않아 올 것으로 보인다.

에디터 유은정 (ejyoo@noblesse.com)
김영애(이안아트컨설팅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