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LETTER

노블레스 매거진의 뉴스레터를 신청해보세요.
트렌드 뉴스와 이벤트 소식을 가장 빠르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닫기

안경, 그 이상의 안경

FASHION

소재에 대한 도전, 독창적인 시도를 멈추지 않는 21세기 아이웨어의 세계.


1 프레임 2개를 겹친 모양의 ‘테오’ 안경 VA 377   2 티타늄과 우드로 제작한 ‘골드 & 우드’의 Titan   3 ‘린드버그’의 초경량 안경 몰튼   4 체조 선수를 모티브로 제작한 ‘테오’의 Epke   5 최고급 염소 가죽으로 만든 ‘테오’의 Monsieur Seguin   6 ‘금자안경’을 대표하는 KV48

과거 안경의 역할은 ‘시력을 교정하고 먼지나 햇빛, 바람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 쓰는 물건’이라는 사전적 의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현시점에서 안경을 새롭게 정의한다면 그 의미가 조금 바뀔지도 모르겠다.
안경이 개성을 완성하는 패션 아이템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되었다. 그 중심에는 하우스 브랜드가 자리한다. 하나의 안경이 매장에 입고되기까지 디자인, 제작, 유통 과정이 필요한데 하우스 브랜드는 이 모든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브랜드를 일컫는다. 최근에는 자체 디자인을 선보이는 안경 전문 브랜드로 그 범위가 확대되어 그야말로 하우스 브랜드의 전성시대가 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콜렉트에서 전개하는 ‘골드 & 우드’는 브랜드 네임에서 짐작할 수 있듯 20년간 소재에 대한 신념을 이어왔다. 다이아몬드, 18K 골드, 우드, 물소 뿔, 티타늄 등 최고급 소재로 안경을 제작하는 골드 & 우드는 2009년 부쉐론과 협업한 리미티드 에디션을 발표하며 하이엔드 브랜드로서 입지를 공고히 다졌다. 최근 브랜드는 오랫동안 주력한 무테 안경 외에도 세계시장의 트렌드를 반영해 우드와 티타늄 소재를 사용한 디자인을 선보이며 인기를 이어가는 중이다. 인기 모델 ‘타이탄(Titan)’ 라인은 티타늄으로 제작한 안경의 프런트 부분을 우드 소재로 감싼 디자인이 모던 클래식의 정수를 보여준다.
비추미 안경에서 만날 수 있는 루카스 디 스타엘(Lucas de Stae‥l)은 상상하지 못한 소재를 안경으로 제작해 눈길을 끈다. 이구아나, 크로커다일 등 최고급 가죽을 사용해 프레임을 제작하거나 그 위에 얇게 깎은 돌을 붙이기도 한다. 무슈 세갱(Monsieur Seguin)은 인도와 남아프리카의 최고급 염소 가죽으로 만든 라운드 스퀘어 디자인의 안경이다. 은은한 광택이 도는 가죽 프레임에서 세련미를 느낄 수 있는 디자인. 골드 & 우드와 루카스 디 스타엘이 모던한 디자인과 소재의 특별함을 강점으로 내세운다면 이와는 반대로 파격적인 디자인을 통해 많은 마니아를 거느린 브랜드가 있다. 테오(Theo)는 1988년 안경사 빔 소머르스(Wim Somers)와 파트릭 훗(Patrick Hoet)에 의해 탄생했다. 이 벨기에 태생의 브랜드는 그야말로 상상력의 끝을 보여준다. 과감한 디자인과 다채로운 컬러가 가장 큰 특징으로 호불호가 명확히 갈리는 브랜드지만 한번 테오를 구매한 고객은 남들과 다른 특별함에 매력을 느껴 다시 찾는 경우가 많다고. 테오를 수입하는 비추미안경의 전윤미 이사에 따르면 실제로 테오를 구매하는 고객 중 디자인과 예술계에 종사하는 고객층의 비율이 여타 하우스 브랜드에 비해 높은 현상이 브랜드의 성격을 명확히 보여준다. 전윤미 이사는 특히 테오를 착용할 땐 편견에서 벗어나 마음껏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해보라고 조언한다. “테오는 의외로 중장년층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디자인이 과감하지만 스테인리스와 티타늄 소재를 선택한다면 가벼워 보이지 않아요. 밝은 컬러의 안경은 얼굴이 한층 화사해 보이기 때문에 호기심에 착용해보고 구매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테오에서 가장 독창적인 디자인이 모여 있는 ‘아이 위트니스’ 라인의 VA 시리즈는 디자인 완성에만 2년이 걸린 모델이다. 마치 2개의 안경을 겹친 듯한 모양으로 눈길을 끄는데, 실제로 하나의 프레임을 2개의 안경처럼 보이게 컬러를 구성하고 프레임을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이외에도 팔을 넓게 펼친 남성의 상반신을 모티브로 제작한 ‘Epke’의 브리지는 네덜란드 국민 체조 선수 엡커 존데를란트(Epke Zonderland)의 경기 모습에서 착안한 디자인. 현재 테오는 인기 모델을 꼽기가 힘들 정도로 다양한 디자이너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며 매 시즌 혁신적인 디자인을 발표하고 있다. “린드버그는 전문 안경사들이 하우스 브랜드로 인정하는 몇 안 되는 브랜드죠.” 아이젠트리 이무하 본부장의 말이다. 이처럼 가장 대표적인 하우스 브랜드이자 하이엔드 아이웨어로 자리 잡은 린드버그는 1969년에 탄생한 덴마크 브랜드로 초경량 라인 ‘에어 티타늄’을 통해 이름을 떨쳤다. 그중 약 1mm 두께의 티타늄으로 제작한 클래식 디자인의 ‘몰튼’은 유명 정치인이 착용하는 안경으로 알려지며 유명세를 탔다. 1.9g이 채 안 되는 무게로 안경을 착용한 사실을 잊을 정도로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안경 프런트와 템플(다리)을 잇는 부분 즉 힌지는 대부분 나사를 통해 연결되는데 에어 티타늄은 나사를 없애 간결함의 미학과 뛰어난 착용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한편 일본의 하우스 안경 브랜드 ‘금자안경’은 일본 특유의 절제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디자인이 주를 이룬다. “실제로 일본의 안경 박람회는 프랑스나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행사와 달리 차분한 분위기입니다. 안경을 살펴봐도 트렌드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간결한 디자인이 많고, 브라운과 블랙 등 어두운 컬러가 대부분입니다.” 포나인즈는 일본 내에만 유통되던 하우스 브랜드였지만 CEO 교체 후 해외에 조금씩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이들은 ‘안경은 도구다’라는 컨셉으로 안경의 기능을 최고로 끌어올리는 과정 중 탄생한 디자인을 아름답게 다듬는다. 일본 하우스 브랜드로서 드물게 일본 내에 20여 개의 브랜드 매장을 보유한 만큼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이고 블루, 그린, 퍼플 등 기존 일본 안경 브랜드에서 접하기 힘든 컬러도 종종 출시한다. 그중 M-37은 포나인즈가 대표적으로 내세우는 ‘역R’ 템플을 적용한 모델로 프런트는 티타늄을 합금한 아세테이트 소재로, 템플 부분은 티타늄으로 제작했다. 옴(Ω) 모양으로 생긴 부분이 템플을 좌우로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에 얼굴형에 맞게 밀착되어 최상의 착용감을 느낄 수 있다. 주로 찾는 고객은 30~40대 남성이다. “과거에 명품 브랜드에서 출시한 안경을 주로 찾았다면 요즘에는 하우스 브랜드에 대한 정보를 미리 검색해보고 오시는 분도 많습니다.” 아이젠트리 이무하 본부장은 하우스 브랜드가 비록 국내엔 늦게 소개된 편이지만 높은 관심과 더불어 빠른 속도로 대중화되었다고 말한다. 국내 아이웨어 편집 브랜드에서 해외 하우스 브랜드를 런칭했다는 소식이 꾸준히 전해지고 해외 박람회에서 하우스 브랜드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그 인기는 한동안 계속될 듯하다.

 

에디터 박현정(hjpark@noblesse.com)
사진 공정현  취재 협조 비추미안경, 아이젠트리, 콜렉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