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나른하게 노래하며 허리 춤을 추는 TV 속 안다만 보고, 우린 그녀를 다 안다고 할 수 있나?
‘S대는 갔을 텐데’는 안다의 세 번째 싱글곡이다. 좋아하는 남자의 마음을 사려고 애걸복걸하는 여자의 감정을 공부에 빗대어 노래했다. 그녀는 ‘S’라고 쓰인 짧은 톱을 입고 춤춘다. 데뷔는 3년 전 ‘말고’라는 댄스곡으로 했고, 어림잡아도 175cm는 족히 돼 보이는 키로 비욘세 수준의 ‘확실한’ 군무를 선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당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코맹맹이 소리로 일관하는 여자 아이돌 세계에서 기를 펴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엔 다르다. 그녀의 새 앨범은 ‘믿고 듣는 작곡가’ 최준영이 총괄 프로듀싱을 맡았다. 작곡도 일본 AKB48의 프로듀서로 참여해 그들을 오리콘 차트 1위에 올린 PJ가 했다. 가요계 전설의 레전드들이 힘을 합쳐 만든 이번 앨범은 당연히 완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번엔 그녀도 뭐든 할 준비가 되어 있다. 더 이상 꼭두각시처럼 어딘가에 휩쓸리지 않겠다는 얘기다. 특유의 허스키 보이스로 귀를 살살 긁어대는 그녀의 노래를 듣고 어찌 다시금 흥얼거리지 않을 수 있을까.
화이트 톱은 Milan Laurent, 오른쪽 손의 링은 Monday-Edition,네크리스와 왼쪽 손의 링은 H.R, 브레이슬릿은 M’swag, 양말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어제 <인기가요> 봤어요. 저도 모르게 그 프로가 끝날 때까지 계속 “S대는 갔을 텐데~”라고 흥얼거리고 있더라고요. 나중엔 인터넷도 찾아봤고요. 근데 거기엔 거의 몸매 얘기였어요. ‘한국판 미란다 커’, ‘몸매 대박’ 같은 거요. 이런 얘기 부담되지 않나요?
사실은 득을 보고 있다고 생각해요. 어쨌든 제 외모를 칭찬해주는 거니까요. 어릴 땐 모델같이 생겼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어요. 그런 말은 지금 들어도 좋아요.
방송이 없을 땐 보통 어떻게 입나요? 오늘처럼 윗도리에 커피 자국 있는 건 입지 않을 테고.
하하. 이거 아까 저한테 주신 커피를 제가 급하게 마시다 쏟아서 그래요. 그런데 평소에도 전 이렇게 잘 흘리고 덤벙대요. 그래도 평소엔 오늘보다 조금 얌전하게 입어요.
엊그제 인터넷 기사에서 “평소 엉덩이가 큰 게 콤플렉스였는데, 어느 순간부턴 같은 바지를 입었는데 헐렁한 느낌이 들었다”라고 했던데.
네. 그건 춤 얘길 하다 나온 말이었어요. ‘S대는 갔을 텐데’를 준비하며 골반 춤 연습을 정말 열심히 했거든요. 골반만 흔든 게 아니고 사실 하반신 전체를 흔드는 연습이죠. 하루에 기본 3시간 동안. 그래서 자연스레 허벅지에서 엉덩이로 이어지는 부위의 살이 많이 빠졌어요. 여자라면 알 거예요. 거긴 아무리 날씬한 사람도 꼭 살이 튀어나오는 부분이거든요.
‘S대는 갔을 텐데’를 듣다 보면 멜로디는 좋은데, 듣는 이에 따라 가수가 웅얼거리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 것 같아요.
그런 얘길 많이 들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속삭인다고요. 언젠가 인터넷에서 “쟤는 공기 반, 소리 반도 아니고, 공기 90에 소리 10이다”라는 글도 읽었어요. 그런데 사실 제 노랜 그게 컨셉이에요. 그렇게 불러야 좀 더 달달한 느낌이 나죠. 그걸 좋아해주시는 분도 꽤 많고요.
2012년에 싱글 ‘말고’로 데뷔했을 땐 왜 그렇게 지금과 다른 느낌으로 나왔어요? 동영상을 찾아봤는데, <캣츠> 오리지널 팀이 온 줄 알았어요.
제가 원래 힘이 좀 들어간 카리스마 있는 느낌을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평소 좋아하는 스타일 그대로 고수한 거였죠. 그런데 당시 솔직히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어요. 노래 한 번 하고 무대에서 내려오면 비 맞은 사람처럼 온몸이 젖어버렸거든요. 그땐 춤처럼 무대의상도 굉장히 파격적인 게 많았어요. 그래서 옷 입는 것만으로도 진땀을 뺐죠. 그래서 이번 앨범에선 그 힘을 많이 빼려고 노력했어요. 더 자연스럽게 사람들에게 다가가려고요. 그래야 스스로도 오랫동안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3년 전 데뷔할 땐 이름이 ‘안다미로’였는데, 지금은 어떻게 ‘안다’가 됐죠?
이름이 조금 길고 발음하기 불편해서 ‘미로’를 지워버렸어요. 원래 제 이름은 원민지인데, ‘안다미로’랑 제 이름은 전혀 매치가 안 되기도 했고요. 주변에서도 안다미로라는 이름이 길어서 다들 ‘안다’라고 불렀어요. 그런데 나중에 알았는데 안다미로는 식당 이름으로도 꽤 쓰이더라고요. 그게 정성을 다해 그릇에 넘치도록 한아름 담는다는 뜻이래요. 순우리말이요.
데님 셔츠는 Vans, 데님 팬츠는 Zara, 네크리스와 오른쪽 손의 링은 H.R, 왼쪽 손의 링은 M’swag, 브레이슬릿은 Suel 제품.
가수 데뷔는 어땠어요? 힘들진 않았나요?
솔직히 여느 아이돌처럼 산전수전을 겪고 여기까지 온 건 아니에요. 전 대학교 2학년 때 지금의 기획사에 들어가 비교적 쉽게 가수가 된 케이스니까요. 기획사와 계약하고 1년 6개월 정도 연습생 시절을 보냈지만, 5~6년간 숙소에서 합숙하고 연습해 데뷔하는 친구들과 비교할 정돈 못 되죠.
운이 참 좋았네요?
그랬죠. 하지만 사실 저도 할 말은 있어요. 고등학생 때 안 본 오디션이 없을 정도로 여러 곳에 지원하고 낙심도 여러 번 했으니까요. 어떤 기획사에선 가수 대신 모델을 권하기도 했고요. 지금은 그냥 기분 좋게 넘길 수 있는 일이지만, 그땐 가수에 대한 열정이 너무 뜨거워 가수가 아니면 아무것도 안 하겠다는 의지가 강했어요.
그런데 대학은 왜 연기예술학과에 들어갔어요? 장래엔 연기자가 꿈인가요?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어 들어간 거예요. 하지만 문제가 있었어요. 제가 남들처럼 뮤지컬을 할 만큼 성량이 그리 좋지 않더라고요. 뮤지컬 배우들 성량 아시죠?(웃음)
인터넷에 네티즌들이 다는 코멘트를 일일이 읽는 편인가요?
인터넷 기사의 댓글은 거의 안 봐요.
그럼 뭘 보세요?
유튜브의 동영상 댓글요. 그걸 보는 게 좋아요.
근데 유튜브는 아무나 들어가 댓글을 남기는 데는 아니잖아요. 보통 관심 가는 특정 가수를 찾아 들어가 영상을 보고 댓글을 남기죠.
맞아요. 그래서 거기엔 늘 자신감을 북돋아주는 응원 글이 많은 편이에요. 일반 인터넷 기사의 댓글을 보는 건 사실 아직 겁나요.
하지만 칭찬도 많을 것 같은데요? 좋은 글 중 기억나는 것은 없나요?
며칠 전 읽은 것 중 “우리나라에도 이런 가수가 있네”라고 쓴 짧은 글요. 그 문장을 읽는 순간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우연히 눈에 띈 건데, 제게 큰 힘을 줬어요.
아까 올해는 데뷔 때보다 적극적으로 활동해 인정받고 싶다고 했죠?
올해는 정말 그렇게 되고 싶어요. 왠지 매일매일 그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도 들고요.
남자들이 오늘 나온 사진 보면 더욱 관심을 가질 것 같아요.
네. 그런 분들이 있겠죠?(웃음)
에디터 이영균 (youngkyoon@noblesse.com)
사진 박경일 헤어 나영 메이크업 김보미 의상 스타일링 팽혜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