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싶다, 남자
여기 3권의 책이 보여주는 현명한 남자, 옷 잘 입는 남자, 지적인 남자. 그래서 사랑하고픈 남자.
인생의 쓸쓸함과 일상의 고단함이 슬슬 찾아오는 중년. 청년을 벗어나 노년으로 가기 전 어디쯤 존재하는 중년 남자의 총체적 고민을 그린 <공중그네를 탄 중년 남자>는 제목 그대로 공중그네를 탄 채 위태로운 중년을 보내는 남자들의 고민이 적나라하게 묘사되어 있다. ‘마크 트웨인에 이은 미국 최고의 유머 작가’ 제임스 써버는 직장에선 높은 성과와 완벽한 인간관계를, 가정에선 최고의 아빠와 남편 역할을 강요당하는 중년 남자가 맞닥뜨리는 17가지 에피소드를 유쾌한 필치로 전한다. 그는 ‘스스로 분별 있고 무난하게 행동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속으로는 얼마나 큰 파문을 겪는지 다 알고 있다’며 자애로운 표정으로 중년을 위로하고, 때로는 다음과 같이 생각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결혼은 두 사람을 하나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이 비로소 둘이 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편이 훨씬 기분 좋고 간단한 일이다.” “성과란 말이지, 멍청이들이 집착하는 빛 좋은 개살구야.” “도피하고 싶을 땐 상자 안에 들어가서 숨는 겁니다. 그러면 근심 걱정과 괴로움의 범위가 한정되겠지요.”
남자들의 고민은 이것 말고도 또 있다. 바로 스타일. 옷차림은 그 옷을 입은 사람을 대변하기에 월드컵이나 올림픽 경기 응원보다 몇 배 더 중요한데, 남자들은 그 사실을 자주 망각한다. <그놈의 옷장>은 ‘세상은 옷에 따라 사람을 차별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우리나라 남자들이 30대만 되면 아저씨 스타일로 변하는 이유는 ‘옷차림에 대해 제대로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제대로 옷 입는 방법을 알려준다. 슈트부터 셔츠, 팬츠, 스웨터, 속옷, 시계는 물론 화장과 헤어스타일, 키높이 구두 신는 법까지 폭넓은 지식에 스티브 잡스의 너드 룩 일화, 윤복희의 미니스커트 사건, 비틀스와 스키니 진 등의 스타일 에피소드까지 더해 부담 없이 패션을 공부할 수 있다. 또한 패션 테러리스트라는 꼬리표를 떼고 싶은 남자들을 위해 여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그중 특히 강조하는 ‘옷장에서 당장 버려야 할 아이템’은 이거다. 은색 슈트, 핑크색 셔츠, 큐빅 박힌 타이, 만화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
스타일리시한 남자 되기가 아무래도 어렵다면 <내가, 그림이 되다>를 통해 루치안 프로이트의 지성을 탐색하며 멋진 남자가 되어보는 것도 좋다. 21세기 최고의 구상화가 루치안 프로이트는 단순한 화가로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지크문트 프로이트(루치안 프로이트의 친할아버지다)에게 물려받은 철학적 통찰력으로 무장하고 있기 때문. 루치안 프로이트는 여느 작가와 달리 그림에서 철저히 자신의 감정을 배제하고 타인의 감정에 충실한 예술가다. 늘 진실을 보려 애썼고 난센스를 경멸했다. 유명 예술가에게서 종종 볼 수 있는 겸손 뒤의 허세나 교만도 없고 지나치리만큼 정직했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스스로 사고하고 답을 찾아가는 프로이트는 그래서 21세기 완전한 지성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명한 남자, 스타일 좋은 남자, 지적인 남자. 이처럼 세상엔 참으로 멋진 남자가 많다. 당신은 어떤 남자인가?
에디터 김이신 (christmas@noblesse.com)
사진 김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