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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테르담의 긴 하루

LIFESTYLE

암스테르담을 하루 만에 전부 둘러볼 순 없다. 하지만 시내 중심가에 자리한 주요 관광 명소와 미술관 사이를 유유자적하게 거닐며 암스테르담의 매력을 느끼기엔 하루도 짧지만은 않다.

운하 위에 떠 있는 수상 가옥

저마다 본연의 색을 뽐내며 빛을 발하는 튤립과 동화책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풍차 그리고 운하를 따라 촘촘하게 늘어선 건축물이 자아내는 그림 같은 풍광… 아직 한 번도 가본 적 없기에 상상만으로 그려온 암스테르담의 모습을 가슴에 품고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한 건 5월의 어느 날이었다. “2013년 가을, KLM 네덜란드 항공은 서울~암스테르담 구간을 오전 0시 55분 출발하는 밤 비행 스케줄로 변경했습니다. 현지 시각으로 같은 날 오전 4시 45분에 암스테르담에 도착, 하루를 온전히 쓸 수 있어 여행객은 물론 비즈니스 출장자에게 인기를 끌고 있죠.” 질 로슈(Gilles Roche) 에어프랑스 KLM 한국지사장의 설명을 확인시키듯 늦은 시각이라 고요한 공항에서 암스테르담으로 향하는 탑승 게이트만은 인산인해를 이뤘다(실제로 이 노선은 좌석 점유율이 92~94%에 이른다). 야간 비행은 잠들면 그만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넓지 않은 기내 좌석에 앉아 깊은 잠을 청하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이에 KLM은 ‘뉴 월드 비즈니스 클래스’라는 대안책을 내놓았다. 지난해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을 180도 풀 플랫 좌석으로 전면 교체한 것. 2.07m 길이의 완전 평면 침대로 전환할 수 있고, 실크로 제작한 부드러운 감촉의 베개와 푹신한 이불을 함께 제공해 포근한 잠자리를 마련해준다. 그 덕분에 불면증에 시달리는 에디터도 11시간의 긴 비행이 지루하지 않을 정도로 단잠에 빠질 수 있었다. 깊이 잠들어 오전 기내식 찬스를 놓쳤을 정도. 사실 KLM 기내식은 맛있기로 정평이 나 있다. 한식과 양식 두 종류로 나뉘는데, 한정식으로 유명한 삼청각과 제휴를 맺어 선보이는 비빔밥은 한국인뿐 아니라 외국인에게도 인기라고. 게다가 네덜란드 출신의 세계적 디자이너 마르셀 반더스(Marcel Wanders)가 디자인한 고급스러운 식기에 담아내 먹는 즐거움은 배가된다. 디저트까지 싹싹 비우고 나면 스튜어디스가 뉴 월드 비즈니스 클래스의 마스코트 격인 ‘델프트 하우스’를 건넨다. 로열 델프트사의 도자기로 만든 집 모양 미니어처로 네덜란드가 자랑하는 술 예네버르가 담겨 있어 더없이 특별하다. 기내식으로 배를 채우고 뜻밖의 선물로 기분 좋은 설렘까지 충전하고 나니, 어스름이 가시지 않은 스히폴 공항 활주로가 한눈에 들어온다.

앙리 마티스의 전시가 열리고 있는 스테델레이크 뮤지엄

마르셀 반더스가 디자인한 식기에 담아낸 기내식

도심을 관통하는 암스텔 강에서 이름을 따온 암스테르담은 그 어원에서 눈치챌 수 있듯 바다와 강, 운하가 어우러진 ‘물의 도시’다. 그러니 이곳을 짧은 시간 안에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커낼 크루즈(Canal Cruise)를 타고 거미줄처럼 복잡한 운하를 따라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다. 성 니콜라스 교회와 안네 프랑크의 집, 하이네켄 박물관 등 암스테르담 명소를 훑어보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암스테르담에선 고급 주거 시설로 꼽히는 수상 가옥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롭다. 1시간여 투어를 마치고 센트럴 역 근처에 다다르면 암스테르담의 색다른 얼굴을 목격하게 된다. 기차역치곤 고풍스러운 르네상스 양식의 센트럴 역도 그렇지만, 마리화나의 시큼한 냄새로 가득한 커피숍이나 홍등가의 퇴폐적인 분위기에 적잖이 놀라게 된다(암스테르담은 마약과 매춘이 합법인 곳이다). 이렇듯 자유분방한 도시의 일면을 구경하며 5번 트램을 타고 10분만 이동하면 주요 박물관과 미술관이 모여 있는 뮤지엄플레인(Museumplein)에 다다른다. 이곳은 암스테르담의 내면이 예술적 감성으로 가득 차 있다는 걸 말해주는 듯하다. 반 고흐, 렘브란트, 몬드리안 등 서양 미술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걸출한 예술가들을 배출한 암스테르담은 그들의 발자취를 소중히 보존하며 예술적 감성을 공유하고자 힘쓰고 있다. 1973년 설립한 반 고흐 뮤지엄도 그중 하나. 이곳부터 둘러봐야 하는 이유는 입장을 위해 길게 늘어선 관람객만 봐도 알 수 있다. ‘해바라기’, ‘감자 먹는 사람들’ 등 고흐의 명작부터 남동생 테오와 주고받은 서신과 소묘 컬렉션 등 국내에서 열린 고흐 전시에서 보지 못한 주옥같은 작품이 매우 인상적이다. 반 고흐 뮤지엄의 이웃집과 같은 스테델레이크 뮤지엄(Stedelijk Museum)도 빼놓을 수 없는 코스. 대형 욕조를 본떠 만든 과감한 외관 디자인이 단연 눈에 띄는 이곳에서 운 좋게도 강렬한 색채로 유명한 프랑스 화가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의 전시를 관람할 수 있었다(전시는 8월 16일까지 계속된다). 심지어 지금껏 네덜란드에서 열린 앙티 마티스 전시 중 가장 큰 규모라니! 섬세하게 색종이를 오려 붙여 만든 형형색색의 컷아웃(cutout) 작품까지 모았으니 이 기간에 암스테르담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놓치지 말고 감상해보자. 거장의 숨결을 좀 더 가까이서 느끼고 싶다면 렘브란트 하우스로 향할 것. 17세기 화가 렘브란트의 생가로, 250여 점의 에칭 판화(동판을 산으로 녹여 제작한 판화)와 드로잉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특히 그가 살던 당시의 거실, 침실, 주방 등을 재현해 금방이라도 문을 열고 렘브란트가 나올 것 같은 행복한 상상에 빠져들 만하다. 이른 아침부터 움직인 탓일까. 이렇게 속도를 늦추고 암스테르담을 구석구석 거닐어도 해가 지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느긋한 여유가 온몸을 휘감는다. 하루 만에 카멜레온 같은 암스테르담을 눈에 담았다는 묘한 희열과 함께.

문의 www.airfrance.co.kr(에어프랑스), www.klm.co.kr(KLM), www.iamsterdam.com(네덜란드 관광청)

KLM 뉴 월드 비즈니스 클래스의 풀 플랫 침대형 좌석

Travel Tip

1 365일 하루 24시간! KLM 네덜란드 항공은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워크를 잘 활용하기로 유명하다. SNS 채널에 항공권 취소나 좌석 선택, 수하물 관리 등에 관한 궁금한 사항을 올리면 언제라도 신속한 답변이 돌아오는 것. 특히 한국 고객만을 위해 6월 4일부터 시작한 카카오톡 서비스는 KLM을 친구로 추가한 후 친구와 대화하듯 궁금한 점을 물어볼 수 있어 더욱 편리하다.
2 유럽에서 보내는 꽉 찬 하루 0시 55분에 인천을 출발해 오전 4시 45분 스히폴 공항에 도착하는 KLM 밤 비행 스케줄을 이용하면 암스테르담에서 하루를 알차게 보낼 수 있고, 유럽의 다른 도시로 이동할 때도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유럽의 허브 공항답게 2~3시간 이내에 유럽 대부분의 도시로 출발하는 비행편이 있다. 마드리드로 가는 비행기는 오전 6시 50분, 로마는 오전 6시 55분, 취리히는 오전 7시 5분에 출발한다.
3 에어프랑스 뉴 비즈니스 클래스 스케줄상 파리를 거쳐 한국으로 돌아오는 일정을 계획하는 이라면 에어프랑스 뉴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해보길. 지난 5월부터 인천~파리 노선을 침대형 좌석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의자를 완전히 뒤로 젖히면 2m 길이의 침대로 변신하며 발 받침대를 추가해 널찍한 공간을 만들어준다. 특히 허리와 등 쪽에 마사지 기능을 더해 좀 더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에디터 문지영(jymoon_@noblesse.com)
취재 협조 에어프랑스-KLM, 네덜란드 관광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