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 마주한 웨딩 씬
로맨틱한 스토리와 아름다운 드레스가 빚어낸 잊을 수 없는 영화 속 웨딩 모멘트.

브레이킹 던 part 1(2011)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웨딩 레퍼런스로 회자되는 <브레이킹 던 Part 1>의 결혼식 장면. 뱀파이어의 비밀스러운 숲속에서 올린 웨딩은 흰 꽃이 만개한 장관과 함께 황홀한 순간을 연출한다. 이 장면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바로 주인공 벨라(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웨딩드레스다. 캐롤리나 헤레라가 디자인한 이 드레스는 앞면의 심플한 디자인과 대비되는 과감한 오픈백, 정교한 레이스 디테일이 특징이다. 손목을 따라 이어진 섬세한 버튼과 부드러운 실크 소재가 조화를 이뤄 우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이 드레스는 4명의 재봉사가 6개월에 걸쳐 만든 특별한 작품으로 벨라의 신비로운 매력을 극대화한다.

굿 셰퍼드(2007)
냉전 시대 CIA 창설 과정과 첩보전을 배경으로, 국가에 헌신한 에드워드 윌슨(맷 데이먼)의 희생과 내적 갈등을 그린다. 그의 인생에서 가장 평온한 순간은 마거릿 클로버 러셀(앤젤리나 졸리)과의 결혼식으로 1930~1940년대 시대적 배경과 인물의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앤젤리나 졸리가 입은 웨딩드레스는 앤 로스가 아르데코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다. 미니멀하면서도 고전적인 실루엣이 돋보이는 이 드레스는 부드럽게 흐르는 새틴 소재와 섬세한 디테일이 조화를 이루며 진주 이어링, 풍성한 베일, 굵은 컬링 헤어스타일과 함께 클래식한 분위기를 완성한다. 특히 앤젤리나 졸리의 대담한 레드 립은 캐릭터의 강렬한 존재감을 부각한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14)
광활하게 펼쳐진 눈 덮인 돌산을 배경으로, 로비 보이 제로(토니 레볼로리)와 빵집에서 일하는 소녀 아가사(시어셔 로넌)의 결혼식이 펼쳐진다. 두 사람의 추억이 깃든 장소에서 올리는 결혼식은 더욱 깊은 의미를 지닌다. 화려한 턱시도와 웨딩드레스 대신 평소 입는 유니폼 차림으로 서 있는 모습이 이색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부케와 길게 늘어진 베일이 그 순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평소 입던 블루 컬러 대신 순백의 폴로셔츠와 플리츠스커트가 어우러져 소박하면서 따뜻한 웨딩 분위기를 완성한다. 이러한 요소가 웨스 앤더슨 특유의 감각적 색감과 대칭적 화면 구성 덕분에 더욱 인상적인 장면으로 남는다.

신부들의 전쟁(2009)
어린 시절부터 함께 꿈꿔온 결혼식을 준비하던 베스트 프렌드 에마(앤 해서웨이)와 리브(케이트 허드슨). 하지만 실수로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결혼식을 예약하며 신경전이 시작된다. 완벽한 결혼식을 향한 두 사람의 경쟁 속, 각자의 개성과 감정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웨딩드레스가 눈길을 끈다. 둘 다 베라 왕의 드레스를 선택했지만, 스타일과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다. 리브의 드레스는 A라인 실루엣과 부드러운 튈 스커트가 특징으로, 그녀의 당당한 성격과 자신감을 반영한다. 반면, 에마의 드레스는 머메이드 실루엣과 구조적 드레이프 디테일로 그녀의 섬세하고 차분한 성격을 표현한다.

맘마미아!(2008)
경쾌한 음악과 지중해의 낭만적인 풍경 속으로 초대하는 영화 <맘마미아!>는 가족, 우정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그린다. 주인공 소피(어맨다 사이프리드)는 자신의 생부를 찾기 위해 3명의 아버지 후보를 결혼식에 초대하고, 그리스의 작은 섬에서 꿈에 그리던 결혼식을 올린다. 특히 소피의 웨딩드레스는 전통적 디자인에서 벗어나 자연스러운 보헤미안 감성을 품고 있다. 바람에 살랑이는 하늘색 자수의 튈 소재는 경쾌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느낌을 더한다. 또 티아라 대신 선택한 화관,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웨이브 헤어, 화장기 없는 얼굴은 소피의 자유롭고 순수한 성격을 더욱 부각시킨다.

어바웃 타임(2013)
시간 여행 능력을 가진 남자 팀(도널 글리슨)과 그가 사랑하는 여자 메리(레이철 매캐덤스)는 가족, 친구들과 함께 작은 결혼식을 올린다. 예상치 못한 폭우 속에서 신부의 드레스가 흠뻑 젖고, 하객들의 우산이 날아가는 소동까지 벌어진다. 하지만 두 사람은 변함없이 환한 미소로 그 순간을 온전히 즐긴다. 특히 메리가 선택한 웨딩드레스는 전형적인 순백이 아닌 빈티지 레드 컬러 드레스로, 그녀의 자유로운 매력을 강조한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과감한 선택은 결혼식을 더욱 특별하게 하며, 화려함보다는 진정한 사랑과 소박한 행복이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런어웨이 브라이드(1999)
주인공 매기(줄리아 로버츠)는 사랑과 자신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아 네 번의 결혼식에서 도망쳤지만, 마침내 진정한 사랑을 찾는다. 그 순간 그녀가 선택한 웨딩드레스는 에티오피아 출신 미국 디자이너이자 암살라의 설립자인 암살라 아베라가 디자인한 오프숄더 드레스. 밑단과 허리춤을 은은한 플라워 자수로 장식하고, 시원하게 드러낸 어깨 라인이 우아하면서도 로맨틱한 분위기를 강조한다. 특히 하이톱 스니커즈를 매치한 영화 포스터와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말을 타고 도망가는 장면 등은 전형적 웨딩 이미지를 깨는 개성 넘치는 웨딩 모멘트로 기억된다.

프리실라(2024)
프리실라 볼리외와 엘비스 프레슬리의 결혼 그리고 그들의 관계를 프리실라의 시각에서 조명한 작품이다. 소피아 코폴라 감독이 그녀의 회고록 <엘비스와 나>를 바탕으로 그녀의 화려한 겉모습 이면에 숨은 이야기를 담아냈다. 그중에서도 그들의 결혼식은 영화 속 중요한 순간 중 하나로, 감독의 요청에 따라 샤넬이 1967년 프리실라가 결혼식 당일 입은 드레스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샤넬의 2020년 봄여름 오트 쿠튀르 컬렉션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이 드레스는 섬세한 자수와 정교한 디테일이 특징이며, 베일과 티아라까지 샤넬 공방 몽텍스에서 수작업으로 완성했다. 프리실라는 결혼식에서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유지했다. 그녀의 시그너처인 스모키 아이 메이크업과 풍성한 헤어스타일이 웨딩드레스와 조화를 이뤄 시대를 초월한 우아함을 보여준다.
Editor KIM SOJEONG(summer@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