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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과학기술의 동행

ARTNOW

100여 년 전, 촌락에 불과하던 샌프란시스코는 금광의 발견으로 일약 세계적 도시로 부상했다. 최근 이 도시는 현대 과학기술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더 큰 발전을 꿈꾸고 있다. 지금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흥미로운 즐길 거리를 소개한다.


지난 5월 재개관한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사진 애호가들이 흥분할 만한 뉴스가 하나 있다. 지난 2년간 세계사진협회(WPO)가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포토 상하이(Photofairs Shanghai)’를 내년에 샌프란시스코로 옮겨 개최한다는 소식이다. 알렉산더 몬터규-스파레이(Alexander Montague-Sparey) 포토 상하이 예술감독은 “1930년대에 샌프란시스코에서 활약한 사진가 모임 ‘Group f/64’부터 올해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MoMA) 내에 대규모로 개관한 프리츠커 사진센터(Pritzker Center for Photography)에 이르기까지 샌프란시스코는 언제나 사진 예술을 최고로 존중해왔다”며 사진 애호가들의 세계적 페어로 발돋움하고 있는 포토 상하이의 샌프란시스코 개최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1 포토 샌프란시스코에 참여하는 아벨라르도 모렐의 ‘Tent Camera Image on Ground: View of the Golden Gate Bridge from Battery Yates’
2 독일 출신 작가 티나 베르닝 앤 미켈란젤로 디 바티스타의 ‘Constance 15’ / ⓒ Tina Berning & Michelangelo Di Battista

‘포토 샌프란시스코(Photofairs San Francisco)’는 내년 1월 27일부터 29일까지 샌프란시스코 베이에 위치한 포트메이슨의 페스티벌 파빌리온에서 ‘메인(Main)’, ‘커넥티드(Connected)’, ‘플랫폼(Platform)’의 3개 테마로 나누어 개최한다. 가장 큰 전시관인 ‘메인’ 부스엔 상하이의 뱅가드 갤러리(Vanguard Gallery)와 베이징의 삼영당촬영예술센터(The Three Shadows Photography Art Center), 두바이의 이스트 윙 갤러리(East Wing Gallery), 테헤란의 모흐센 갤러리(Mohsen Gallery) 등 포토 상하이에서 활약한 아시아권 갤러리와 미국과 유럽의 이름난 갤러리들이 대거 참여하고, 모바일 촬영과 뉴미디어 작품에 대한 관심을 엿볼 수 있는 ‘커넥티드’ 부스에선 ‘2000년 이후 사진 예술의 신기술’이란 주제로 21세기의 독자적 사진 기법을 발전시켜온 미국 서부의 젊은 사진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세계사진협회의 스콧 그레이(Scott Gray) 대표는 “1970년대부터 이미 재닛 덜레이니(Janet Delaney) 같은 사진 예술가가 활약한 샌프란시스코는 사진 예술에 대한 인프라가 탄탄하게 구축되어 있다”며 세계적 갤러리들이 참여하는 포토 샌프란시스코에서 국내 아트 컬렉터들이 새 작품을 만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물론 샌프란시스코엔 지금 포토 샌프란시스코 외에도 보고 즐길 거리가 넘쳐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곳은 지난 3년 가까이 증축과 보수를 위해 문을 닫았다가 올해 5월 재개관한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스위스 건축가 마리오 보타(Mario Botta)가 설계한 원래 건물을 노르웨이의 건축설계 회사 스뇌헤타(Snøhetta)가 확장한 미술관은 기존 본관 건물 뒤편에 10층 건물을 신축, 2만1832m2(약 6600평)의 전시 공간을 확보해 단숨에 ‘미국 최대 미술관’이란 타이틀까지 꿰찼다. 흰 구름 무리를 닮은 듯한, 혹은 퇴적암 모양처럼 보이는 건물 외양은 샌프란시스코의 안개 낀 날씨와 극적인 해안가 풍경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라고.


1 코르티스 앤 존데레거의 ‘ICONS’ 시리즈 중 ‘Making of 208-N-43888’ / ⓒ Cortis and Sonderegger
2 크리스 매코의 ‘Sunburned GSP #668(San Francisco Bay)’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의 가치는 이들의 소장품을 통해서도 느낄 수 있다. 확장 개관 이후 소장품 수가 이전에 비해 무려 수천 점이나 늘었다고. 갭(Gap)의 창립자인 도널드 피셔(Donald Fisher) 부부가 미술관에 100년 동안 장기 대여한 260여 점의 최정상급 현대미술품 ‘피셔 컬렉션’이 포함되었는가 하면, 세계 곳곳의 기증자에게 받은 3000점가량의 작품이 새 소장품으로 이름을 올렸다고 한다. 더불어 이곳의 야외 전시장과 실내 조각 공원 등도 새로운 볼거리. 또 미술관과 애플이 재개관을 앞두고 공동 개발한 앱 ‘SFMoMA’를 통해 한층 쾌적한 전시 관람이 가능하다고 한다. 미술관 개발팀의 채드 코어버(Chad Coerver) 팀장은 “미술관을 찾는 관람객이 지도 기능은 물론 음성인식 기능까지 갖춘 앱을 통해 더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며 많은 이들의 미술관 방문을 기대했다. 현재 이곳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는 지난 9월 시작해 내년 1월 1일까지 이어지는 미국 사진작가 앤서니 허낸데즈(Anthony Hernandez)의 회고전 그리고 10월 29일부터 내년 1월 22일까지 개최하는, 전후 가장 중요한 미국 예술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현대미술가이자 영화감독 브루스 코너(Bruce Conner)의 회고전이다. 한편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가고시안 갤러리(Gagosian Gallery)의 샌프란시스코 분점과 세계적 갤러리 페이스 갤러리(Pace Gallery)도 지금 샌프란시스코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즐길 거리다.


1 타이러 우돌의 ‘Rio in his car’ / ⓒ Tyler Udall
2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일본 작가 루미 아키의 ‘Garden No.19’ / ⓒ Aki Lumi

사실 샌프란시스코의 예술적 분위기는 히피 문화의 붐이 인 1960년대부터 이미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헤이트애시버리 교차로의 거리에서는 매일같이 알록달록한 옷을 입고 치렁치렁하게 머리를 기른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괴상한 풀을 태워댔고, 사이키델릭 록 음악 붐이 일면서 순식간에 캘리포니아를 록 음악의 중심지로 만들었다. 한데 최근엔 그 문화적 기운이 한층 농후해져 ‘과학기술과 부의 중심지’라는 새 타이틀까지 얻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 테슬라가 있는 실리콘밸리로 많은 기업이 모여들었고, 그곳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세계로 수출하기 시작하며 이전에 없던 부호들이 연이어 등장했기 때문. 그들의 구매력은 세계 최고 갤러리들이 이곳에 뿌리내리게 한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창업자 폴 앨런(Paul Allen), 오라클의 창업자 래리 앨리슨(Larry Ellison)의 예술에 대한 깊은 관심과 열정은 그들이 직접 설립한 기업 못지않고, 그들이 소장한 작품만으로도 박물관 수준의 테마전을 열기에 충분하니 말이다. 과학기술의 이면엔 늘 이성과 냉정의 논리가 작용한다고 하지만, 그것이 예술과 만날 때 발생하는 시너지는 어떤 새로운 감각도 넘볼 수 없다. 첨단 과학기술과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젊은 예술가들의 감각적인 움직임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도시, 날씨 좋고 아름다운 캘리포니아뿐 아니라 미국 전체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손꼽히는 샌프란시스코 여행을 지금 당장 계획해보는 건 어떨까?

에디터 이영균(youngkyoon@noblesse.com)
Nicole L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