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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사이를 거닐다

FASHION

수많은 화가에게 영감을 준 남프랑스의 생폴드방스. 코트다쥐르 지역을 대표하는 이곳은 루이 비통에도 넘치는 영감을 선사했다. 지난 5월 마그 재단 미술관에 펼쳐진 루이 비통 2019년 크루즈 컬렉션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이 되었다.

패션쇼를 펼치는 데 옷만큼 중요한 것이 공간과 장소다. 특히 크루즈 컬렉션은 이름에 걸맞게 세계의 숨은 보석 같은 장소를 찾아내 컬렉션을 선보임으로써 브랜드만의 매력을 보여주느라 바쁘다. 언제나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크루즈 컬렉션을 선보여 감탄을 자아내는 루이 비통이 선택한 곳은 남프랑스의 생폴드방스에 위치한 마그 재단 미술관(Fondation Maeght). 온화한 기후에 거슬리지 않을 정도의 햇빛이 1년 내내 비추는 남프랑스는 피카소, 마티스, 샤갈 등 유명 화가들이 자리 잡고 예술혼을 꽃피운 곳이다. 다만 며칠이라도 이곳에서 지내다 보면 왜 예술가들이 그저 지나갈 요량으로 들렀다 정착했는지 알 수 있는 분위기와 기후를 감지할 수 있다.

마그 재단 미술관의 정원에서 펼친 패션쇼는 아름다운 조각을 배경으로 빈티지한 멋과 미래적 디자인을 결합한 크루즈 룩을 선보였다.

가르데트 언덕에 자리한 마그 재단 미술관은 부유한 컬렉터 에메 마그와 그의 부인 마그리트 마그, 그리고 프랑스 문화부 장관이던 앙드레 말로의 주도하에 1964년 문을 연 곳으로, 도시를 떠나 남프랑스에 자리 잡은 화가, 조각가, 시인 등이 그들만의 유토피아를 꿈꾸며 공동체를 형성한 당시의 분위기가 여전히 배어있다. 현대건축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마그 재단 미술관의 건물은 건축가 호세 루이스 세르트가 설계한 것으로 모던하면서도 클래식하며, 건물의 내·외부에는 브라크, 샤갈, 자코메티의 작품이 자연스럽게 전시되어 있다.

루이 비통 여성 컬렉션 아티스틱 디렉터 니콜라 제스키에르는 “25년 전 마그 재단 미술관을 처음 방문한 이후 시간이 날 때마다 들르는 편입니다. 이곳은 한 가문의 아름다운 역사는 물론, 모든 예술가의 친구이자 후원자가 되어 그들과 예술적 대화를 나눈 갤러리스트 부부의 특별한 이야기도 간직하고 있습니다. 매우 지적이며 아름다운 장소가 아닐 수 없습니다”라며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이러한 장소에서 펼쳐 보이는 컬렉션 역시 예술적일 수밖에 없다. 벨기에 아티스트 피에르 알레신스키가 말했듯, ‘꿈을 현실로 만든’ 창립자 에메 마그의 독창성을 표현했다. 서로 다른 요소들이 자유롭게 조우해 특별한 룩을 완성해낸다. 여성스러움과 남성적 요소의 결합, 모던 룩과 빈티지를 연상시키는 룩의 어울림, 에지 있는 스니커즈부터 우아한 펌프스, 모노그램의 전통에 일러스트를 가미한 앙증맞은 백까지. 기존 루이 비통 메종의 코드를 뒤엎은 활력 넘치는 룩은 호안미로의 조각 작품 사이사이를 거니는 모델들에 의해 소개되었다.

이번 컬렉션에서 주목할 만한 것 중 하나는 그레이스 코딩턴과 협업한 액세서리 컬렉션. 작가, 일러스트레이터이자 패션 에디터인 그레이스 코딩턴은 동물에 대한 각별한 사랑과 특유의 감성이 돋보이는 고양이 스케치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작업을 통해 제가 기르는 두마리의 고양이 펌프킨과 블랭킷 그리고 니콜라가 키우는 애완견 레옹의 꿈이 이루어지는 시간을 기대합니다”라고 소감을 밝힌 그녀는 루이 비통을 위한 상상 속 동물을 재현한 액세서리 라인을 선보였다.

아름다운 갤러리를 유영하듯 진행한 패션쇼 이후에는 자코메티 정원에서 프랑스 출신 음악가 우드키드가 라이브 공연을 펼쳤다. 넓은 미술관 곳곳을 자유롭게 거닐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던 패션쇼에는 니콜라 제스키에르의 절친인 배두나를 비롯해 엑소의 세훈, 제니퍼 코널리, 에마 스톤, 레아 세두 등이 참석해 크루즈 컬렉션에 또 다른 풍경을 보탰다.

루이 비통의 영원한 상징인 모노그램에 앙증맞은 고양이를 더해 키치적인 멋을 살리는 등 격식과 유머를 아우른 액세서리 라인이 룩과 조화를 이루었다.

 

에디터 이윤정(yoonjunglee@noblesse.com)
사진 제공 루이 비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