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을 자극하는 런던의 요즘 전시
지금 런던에서 가장 ‘핫’한 전시의 공통점은? 오감을 자극한다는 것.

[Alice: Curiouser and Curiouser] 전에서 선보인 ‘Curious Alice’.
예술은 동시대의 사회문화적 맥락을 보여주지만, 때로는 그 맥락이 예술로 정의되기도 한다. 지금 런던 아트 신의 풍경이 그렇다. 런던을 대표하는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열리는 전시는 대부분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기획한 것이지만, 묘하게도 지금 대중의 요구를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다. 오랜 록다운 기간을 거치며 예술에 목마른 이들을 의식한 듯,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오감을 자극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는 것. 그중 입소문 난 전시 세 편을 소개한다.
[Alice: Curiouser and Curiouser]전
팬데믹과 록다운 경험은 우리 사회를 지탱해온 보편성을 전복시키며 새 질서를 만들고 있다. 현실과 가상 세계의 경계가 희미해진 오늘날, 일상은 예전과는 다른 패턴으로 그려진다. 이렇게 혼란한 시기에 1865년 출간한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거대한 메타포로 읽힌다. 5월 22일부터 12월 31일까지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에서 열리는
문의 www.vam.ac.uk

에마 제인 휘턴의 ‘Swimming in The Mud’(2021).
[Terra Nexus]전
2018년에 조직한 프로포지션 스튜디오(Proposition Studios)는 화가, 조각가, 사진가, 패션 디자이너, 골동품 복원가 등 여러 분야의 아티스트가 한데 모여 생태 문제와 관련한 담론을 펼치는 예술 단체다. 이들은 지난 5월 19일더 런던 스튜디오(The London Studios)에서 ‘인간은 생태계의 일부(The Human as Part of Ecology)’라는 주제로
문의 www.propositionstudios.com

[Rupture No1: Blowtorching the Bitten Peach전 풍경.
[Rupture No1: Blowtorching the Bitten Peach]전
지난 3월 테이트 브리튼에서 개막한 헤더 필립슨(Heather Phillipson)의 개인전은 관람객을 낯섦이 가득한 원더랜드로 초대한다. 작가이자 시인, DJ인 그녀는 여러 직함만큼 다양한 재료로 감각적인 설치 작품을 만든다. 2018년 런던 지하철 글로스터로드역 한편에 거대한 달걀 모형을 배치하고, 동시에 닭 다리 모양이 붙은 TV 화면에 달걀 요리를 하는 영상을 틀어 괴상한 즐거움을 안겨준 ‘My Name is Lettie Eggsyrub’이 대표적 사례. 작품을 통해 우리 안의 가부장적·위계적·이성적 관점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것을 즐긴다고. 이번 전시도 마찬가지다. 작가는 ‘사전-사후 역사적 환경(Pre-post-historic Environment)’이라는 새로운 생태계를 제시하고 그곳에 사는 독특한 생명체(혹은 작품)들을 선보였다. 네온 조명 아래 정체불명의 생명체가 연못에서 목을 축이는 장면을 비롯해 산더미처럼 쌓인 소금, 반 토막 난 항공기 연료 탱크 등으로 만든 기이한 풍경은 관람객에게 전시장이라는 이 세계에 침범한 외계인 불청객이 된 기분을 유발한다. 이상함과 황홀함이 공존하는 경험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는 작가는 이번 전시에 특별한 주제나 의제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녀가 제시한 세계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촉진한 비이성적 상황을 반영한 듯하다. 전시는 내년 1월 23일까지.
문의 www.tate.org.uk

[Rupture No1: Blowtorching the Bitten Peach전 풍경.
에디터 황제웅(jewoong@noblesse.com)
글 양혜숙(기호 리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