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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NOW

6월, 기대 반 우려 반 속에 드디어 문을 여는 부산현대미술관.

파트리크 블랑이 장식한 부산현대미술관 외부 전경.

올해 부산 미술계의 이슈는 단연 부산현대미술관 개관이다. 그도 그럴 것이 2013년 착공하며 당초 2015년 7월 개관을 목표로 한 미술관은 더딘 준비와 불편한 접근성 등 여러 문제에 봉착하면서 매년 개관을 미뤄왔다. 작년 2월 미술관 외관이 모습을 드러냈을 때도 별다른 특색이 없다는 혹평이 빗발쳤다.
그 부산현대미술관이 6월 15일,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 총 2만9900m2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로 지은 미술관은 지하 1층과 지상 1·2층의 전시실과 수장고 외에도 강의실, 세미나실, 체험실, 어린이예술도서관, 갤러리 카페 등 시민을 위한 시설을 두루 갖추었다. 열악한 접근성도 해결했다. 하단역에서 셔틀버스를 운행할 예정이며, 자가용 이용객을 위해 신호 체계를 변경하는 열의를 보였다.
특히 수차례 도마 위에 오른 미술관 외관은 프랑스의 식물학자이자 아티스트 파트리크 블랑(Patrick Blanc)과 협업, 을숙도생태공원(천연기념물 제179호)에 자리한 미술관의 지리적 특성을 고려한 자연 친화적 면모로 재탄생했다. ‘수직 정원(vertical garden)’의 창시자인 그는 콘크리트 벽에 에어 플랜트(air plants, 뿌리를 공중에 노출한 채 빗물과 기체화된 영양분을 빨아들여 살아가는 식물군)를 심어 정원을 완성했다. 수직 정원은 대기오염 물질을 흡수하고, 콘크리트 벽의 부식을 막는가 하면, 새와 나비가 둥지를 틀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기능적 이점이 있다. 작가는 지난해에 부산에 머물며 생태 환경과 식물을 조사했다. 2월엔 외벽에 토양을 만들어 비료, 물, 공기를 최상의 상태로 공급할 수 있도록 설계한 다음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식물을 심어나갔다. 지난 4월 중간 점검차 한국을 방문, 동아대학교 조경학과 강영조 교수 팀과 함께 식물을 식재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강영조 교수가 “파트리크 블랑을 초청한 것만으로도 대단한 성과”라고 언급할 만큼 저명한 예술가인 그가 부산의 새로운 랜드마크에 힘을 실으리라 기대한다.

토비아스 레베르거가 꾸민 카페 공간.

착공부터 개관까지 모양새를 갖추는 데 장장 5년이 걸렸지만 이제 겨우 한 걸음 내디뎠을 뿐, 앞으로 선보일 콘텐츠가 미술관의 질을 좌우할 것이다. 부산시립미술관과 차별화되는 콘텐츠를 꾸려갈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동시대 예술, 생태와 뉴미디어를 아우르는 작품을 소개하며 차별화해나가겠다”는 김성연 관장의 언급은 6월 16일부터 8월 12일까지 이어지는 3개의 개관전에서 확인할 수 있다. 파트리크 블랑의 <수직 정원>전이 미술관 외관 벽을, 준 응우옌 하츠시바 등이 참여하는 <미래를 걷는 사람들(가제)>전이 지하 전시실을 채우고, 1층 로비의 갤러리 카페와 2층 전시장에선 <아티스트 프로젝트(가제)>전이 동시에 펼쳐진다. 특히 <아티스트 프로젝트>전에 참여하는 독일 작가 토비아스 레베르거(Tobias Rehberger)의 작품을 놓치지 말 것.
전시장 안팎의 공간을 적극 활용한 개관전이 막을 내리면, 미술관은 오는 9월 9일부터 11월 11일까지 옛 한국은행 부산 본부와 함께 ‘2018 부산비엔날레’ 전시관으로 탈바꿈한다. 그동안 부산시립미술관과 F1963을 활용해온 비엔날레가 행사 장소를 바꾼 데다, 설계 시점부터 부산비엔날레 전용관으로 기획한 미술관이니만큼 예술 애호가와 부산 시민의 기대가 높다. 전시감독 크리스티나 리쿠페로와 큐레이터 외르크 하이저는 2월부터 전시장을 둘러보며 비엔날레를 꼼꼼히 준비했다. ‘비록 떨어져 있어도’를 주제로 과거, 현재, 미래라는 3개의 시간대로 나눈 부산비엔날레의 큰 흐름 속에서 ‘과거’와 ‘현재’를 주목한 작품이 부산현대미술관에 모인다. 부산 출신 서민정 작가가 폴리스티렌 판벽과 블록으로 만든 작품이 전시장 입구에서 관람객을 새로운 공간으로 맞이할 예정이다.
부산현대미술관이 자리한 서부산은 그동안 해운대나 서면 같은 주요 관광지가 밀집한 동부산에 비해 문화적 혜택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런 만큼 부산현대미술관 개관전과 2018 부산비엔날레가 일으킬 파급 효과는 상당히 클 것이다. 이제 첫 단추를 끼운 부산현대미술관이 동시대 미술관이 갖춰야 할 덕목인 다목적 문화 공간을 실현하며 서부산의 문화 허브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에디터 백아영(xiaxia@noblesse.com)
이도연(프리랜서)   사진 제공 부산현대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