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탄생
한여름 밤, 오페라의 향연이 펼쳐진다. 8월 28일부터 10월 13일까지 열릴 제17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오페라 애호가를 만나기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2015년 독일 베를린 도이체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라 론디네>.
올해 대구국제오페라축제(Daegu International Opera Festival, 이하 DIOF)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외연의 확대’다. 지난해까지 축제의 정체성을 살리며 내실을 다졌다면, 올해는 ‘합작’과 ‘아티스트 마켓’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해 외연을 넓혔다. 메인 오페라 <라 론디네>, <오페라 1945>, <운명의 힘> 등이 각각 독일 베를린 도이체 오페라극장, 국립오페라단, 광주시립오페라단과 합작했다. 소극장 오페라 <등꽃나무 아래서>, <루크레치아>, <세비야의 이발사> 등도 여러 오페라 단체와 협업해 펼쳐진다.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첫 국제 규모 콩쿠르 ‘대구국제오페라어워즈(Daegu International Opera Awards, 이하 DIOA)는 올해 DIOF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행사다. 15개국에서 35세 이하 젊은 성악가 92명이 DIOA에 지원했다. 오스트리아 빈과 독일 베를린에서 유럽 예선을, 대구에서 아시아 예선을 열어 총 20명의 본선 진출자를 선발하고, 축제 기간에 경연을 치른다. 우승자를 선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아시아와 유럽의 유수 극장 관계자가 본선 참가자를 극장 배우로 섭외하는 것(아티스트 마켓)이 DIOA의 장점. 대구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해 베를린 도이체 오페라극장, 드레스덴 젬퍼오퍼, 쾰른 오페라하우스, 본 극장과 오스트리아 빈 오페라하우스, 뫼르비슈 오페레타 페스티벌, 미국 LA 오페라극장 관계자가 역량 있는 성악가에게 무대 진출 기회를 마련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DIOF는 ‘모두를 위한 오페라, 함께하는 축제’라는 모토로 진행한다. 시민과 함께 즐기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공간에서 오페라 무대를 펼치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47일간 대구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해 삼성창조캠퍼스, 대구미술관, 서구문화회관, 수성못 등 대구 전역에 아리아가 울려 퍼진다. 또 오페라 평론가의 특별 강의 ‘오페라 오디세이’와 메인 오페라 당일 공연 전 감상 포인트를 알려주는 ‘프레토크’, 축제의 지난 역사를 돌아보는 <축제 특별 사진전>과 <대구 오페라 타임 머신전>, 공연 비하인드를 엿볼 수 있는 ‘백스테이지 투어’ 등 흥미로운 특별 행사와 부대 행사가 열린다. 하나의 오페라 공연이 무대에 오르기까지 그 생생한 탄생 과정을 축제 기간에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이 올해 DIOF 관람 포인트. 주최 측인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오페라에 대한 사람들의 지리적·심리적 거리감을 좁혀 말 그대로 ‘축제’의 의의를 살리고자 했다. 축제에 앞서 지난 7월 6일에는 대구미술관과 협업해 올해 DIOF의 부제인 ‘운명’이라는 키워드로 미술과 오페라 토크 콘서트를, 8월 8일에는 ‘디 오페라 콘서트-미리 보는 축제’를 열어 DIOF의 흥을 돋우는 자리를 마련했다. 특히 DIOF의 미리 보기 프로그램 ‘디 오페라 콘서트’에서 소프라노 마혜선과 임세경, 테너 아서 에스피리투와 신상근, 바리톤 김주택 등은 개막작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와 폐막작 <운명의 힘>에 등장하는 유명 아리아와 이중창을 선보여 축제에 대한 관객의 기대를 높였다. 대구오페라하우스 배선주 대표는 “공연과 축제의 성공을 견인하는 가장 중요한 것이 관객의 적극적 참여”라며 “최선을 다해 준비한 이번 축제가 유네스코 음악 창의 도시 대구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는 소감을 전했다. 축제의 문턱은 비단 접근성과 친화성에 그치지 않는다. 공연 티켓에서도 가격 부담을 줄였다. 메인 오페라와 소극장 오페라, 콘서트와 콩쿠르 등을 1만 원으로 즐길 수 있는 것. DIOF가 만인의 오페라 축제임을 가장 확실히 보여주는 이벤트다. 티켓은 대구오페라하우스 공식 홈페이지(www.daeguoperahouse.org)와 전화(053-666-6000), 인터파크티켓 홈페이지(ticket.interpark.com), 전화(1544-1555)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1 DIOF의 매력을 미리 확인할 수 있는 디 오페라 콘서트.
2 시민들의 열렬한 호응을 얻은 광장 오페라.

오페라 <운명의 힘>.
DIOF의 메인 오페라 관람 포인트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9월 5일 19:30, 7일 15:00 | 대구오페라하우스
가장 이탈리아적인 오페라로, 성악가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창법을 중요시하는 벨칸토 오페라의 명작으로 꼽힌다. 17세기 후반 스코틀랜드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하며, 사랑에 빠진 원수 가문의 두 남녀가 맞는 비극적 결말을 그린다. 화려한 기교가 돋보이는 ‘광란의 아리아’가 유명하다. 루치아 역을 맡은 소프라노 마혜선이 20여 분간 열정적 아리아를 펼친다.
<라 론디네> 9월 19일 19:30, 21일 15:00 | 대구오페라하우스
우리말로 ‘제비’를 뜻하는 <라 론디네>의 국내 초연. 세계적 테너 롤란도 빌라존의 연출로 화제를 모은 2019년 베를린 도이체 오페라극장의 레퍼토리를 오리지널 프로덕션으로 만날 수 있다. 주인공 마그다와 시골 청년 루제로의 순수한 사랑을 그린다. 독일 공연에서 약 10억 원을 들여 제작한 무대를 대구로 옮겨오며, 베를린 도이체 오페라극장의 주역이 등장한다.
<오페라 1945> 10월 4일 19:30, 5일 15:00 | 대구오페라하우스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은 올해 국립오페라단과 대구오페라하우스가 합작한 창작 오페라. 해방 직후 암울한 역사 속에서 부유하는 민족의 아픈 삶을 그린다. 코리안 심포니오케스트라, 국립합창단 등이 참여해 국내 정상급 연주 단체의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운명의 힘> 10월 12일 15:00, 13일 17:00 | 대구오페라하우스
올해 DIOF의 부제 ‘운명’과 가장 잘 어울리는 폐막작. 운명에 얽힌 레오노라와 돈 알바로, 돈 카를로가 사랑과 복수 끝에 처절한 비극으로 치닫는 과정을 그린다. 풍부한 성량과 드라마틱한 표현력이 돋보이는 소프라노 이화영, 베로나 오페라 페스티벌의 프리마돈나 임세경, 카루소 국제 콩쿠르 우승자 테너 이병삼과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 무대를 빛낸 테너 신상근 등이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에디터 손지혜(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