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LETTER

노블레스 매거진의 뉴스레터를 신청해보세요.
트렌드 뉴스와 이벤트 소식을 가장 빠르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닫기

올해의 ‘디올 레이디 아트’

FASHION

전세계 쟁쟁한 아티스트들이 완성한 레이디 디올의 탄생

리나 베네르지(Rina Banerjee)의 레이디 디올 백
1963년 인도 캘커타의 벵골인 가정에서 태어난 작가는 예일 대학교 미술대학에서 회화와 판화를 전공했다. 순수 미술 분야에서 석사 학위,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교에서 고분자공학을 전공해 의학사를 취득했다. 정지된 형태가 아닌, 끊임없이 변화하는 예술 작품을 추구하는 작가는 디테일 하나하나 세심하게 장식하고 깃털 장식을 통해 생동감 넘치는 레이디 디올 백을 완성했다. Dior 제품.

이지아(Jia Lee)의 레이디 디올 백
1993년 서울에서 태어난 작가는 영국에서 청소년기를 보냈다.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찾을 수 있는 공통적인 감성에 대해 자연스럽게 흥미를 느끼고 시대와 장소에 얽매이지 않는 공통점을 간결한 라인의 삽화나 그림으로 소개한다. 이를테면 앙리 마티스의 작품을 좋아하는 작가는 한국의 전통적 그림에서도 마티스 작품 특유의 간결한 라인과 소박한 컬러라는 공통점을 발견해 작업에 적용한다. 그래서인지 작가가 완성한 레이디 디올 백도 동서양이 다른 듯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Dior 제품.

미칼린 토머스(Mickalene Thomas)의 레이디 디올 백
설치미술과 콜라주, 사진과 영상을 통해 여성과 여성성을 다루고 표현하는 복합적 세계관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그녀의 작품을 고스란히 옮긴 것 같은 미디엄 사이즈의 레이디 디올 백. 비즈와 스레드, 오간자로 완성한 멀티컬러 패치워크 덕분에 추상적 콜라주 작품을 연상시킨다. 루테늄 컬러를 입은 메탈 주얼리는 블랙 크리스털을 세팅했다. 쿠튀르 정신을 담은 코드와 소재를 활용해 그림 혹은 사진처럼 보이는, 넋을 잃을 만큼 빼어난 풍경을 탄생시켰다. Dior 제품.

마리아 네포무세노(Maria Nepomuceno)의 레이디 디올 백
1976년 브라질 태생. 열네 살 때부터 예술을 공부해 파르크 라즈 비주얼 아트 스쿨에서 삽화, 그림, 조각, 이론, 산업디자인 등 다양한 아트 강좌를 수강했으며, 지난 몇 년간 조각에 전념하고 있다. 인간의 신체와 자연의 연관 관계를 찾아 소우주와 대우주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개념을 탐구, 각 개인이 살아온 문화적 배경에서 비롯된 추억과 다양한 경험을 한곳에 엮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만나는 교차점을 작품으로 표현한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구현한 레이디 디올 백에도 이러한 특징이 여실히 드러난다. Dior 제품.

왕광러(Wang Guangle)의 레이디 디올 백
1976년 중국 푸젠성 태생. 네덜란드의 보이만스 반 뵈닝겐 미술관, 베이징의 울렌스 현대 예술 센터, 항저우의 저장성 미술관, 독일 쾰른의 루트비히 박물관, 이탈리아 볼차노의 보첸 근현대미술 박물관, 호주 시드니의 화이트 래빗 미술관, 미국 캘리포니아의 오렌지 카운티 미술관, 미국 마이애미의 현대미술재단인 루벨 패밀리 컬렉션에서 작품을 소개했다. 현재 중국 베이징에 거주하며 활동하는 작가는 아크릴과 PVC, 반짝이는 가죽 소재를 통해 레이디 디올 백을 구현했다. 이는 빛을 표현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알려진 작가의 작품 세계와 일맥상통한다. Dior 제품.

고헤이 나와(Kohei Nawa)의 레이디 디올 백
1975년 오사카 태생으로, 교토 시립미술대학교에서 순수 미술을 전공한 뒤 학사와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글라스 비즈와 프리즘, 풀, 회반죽, 스프레이 폼을 이용해 사물을 만든 뒤 이를 뒤덮는다. 그 결과 본래의 사물이 지닌 윤곽선이 다양한 형태로 뒤틀어지거나 확대되는 것이 특징인데, 이는 레이디 디올 백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올록볼록 표현한 요철 속에는 액체가 들어 있어 움직일 때마다 출렁인다. Dior 제품.

아티스트 라퀴브 쇼.

Interview with artist
디올 하우스 ‘레이디 디올 아트’ 프로젝트에 참여한 11명의 아티스트 중 런던에서 활동하는 인도 출신 아티스트 라퀴브 쇼(Raqib Shaw)를 만났다. 신화와 종교, 시, 문학과 미술사, 텍스타일 등 다양한 부문에서 예술적 영감을 얻고, 이를 다시 화려하고 정교한 디테일을 통해 재현하는 작가는 르네상스 시대의 유명 화가 한스 홀바인이나 네덜란드의 히로니뮈스 보스 같은 역사적 거장을 연상시킨다고 평가받는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도 많은 이야기를 함축한 듯 풍부한 상상력을 담은 레이디 디올 백을 완성했다.

아티스트가 되기로 결심한 계기가 있나요. 제 작품은 르네상스 시대 예술가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1992년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를 방문했을 때 처음으로 화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당시 저는 열여덟 살이었어요. 한스 홀바인의 ‘대사들’이라는 작품을 보면서 전경에 왜곡된 형태의 해골에서 나타나는 원근 화법을 표현한 방식과 더불어 그림 곳곳에 나타난 상징주의 표현에 매료되어 넋을 잃고 본 기억이 나네요. 작품에 등장한 각 사물과 악기가 종교적 분열과 불협화음, 생자필멸의 이치 등을 암시하죠. 그의 그림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고, 제 작업에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갈지 구체화할 수 있었어요.

디올 하우스와 레이디 디올 백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크리스찬 디올의 뛰어난 예술성과 최고를 향한 우수성의 추구.

주로 어디에서 예술적 영감을 받나요. 제가 추구하는 미학은 에도시대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시대의 영향과 르네상스부터 고대 인도, 문학과 시를 아우르는 다양한 영향의 융합입니다. 제가 보는 제 예술은 현대미술계에 널리 퍼진 트렌드, 패션과 동떨어진 개인적 여정이에요. 에나멜같이 제가 직접 고른 소재를 통한 저만의 언어를 찾으려던 20년 전부터 시작된 여정이죠. 그 결과 저만의 독특한 예술 작업으로 이어졌고, 제가 그린 그림은 시간이 지나면서 복잡해지고 몇 년에 걸쳐 진화했죠. 결국 다양한 영향과 저만의 내·외적 세계의 독특한 관점을 드러내는 화법이 뒤섞인 하이브리드가 탄생했어요. 제 그림은 본질적으로 예술에 대한 고민과 지금까지 겪은 경험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1 작업 중인 작가의 테이블.
2 나이팅게일이 날아간 후 잃어버린 달에 바치는 찬가, 2009-2010.

레이디 디올 백은 어떻게 재해석하고 디자인했나요. 사실 초반부터 레이디 디올 백을 굳이 재해석하려는 시도는 하고 싶지 않았어요. 대신 제 그림의 모티브를 어떻게 재활용하고 재해석할지에 흥미를 느꼈죠. 특히 핑크빛 꽃과 함께 달빛이 비추는 모습의 그림요.

아이디어의 시작점은 무엇이었나요. 이번 프로젝트와 관련해 디올 측의 연락을 받았을 때 뉴욕에서 열릴 전시를 준비 중이었어요. 아무리 철저히 대비해도 전시를 준비하는 기간에는 늘 바쁘고 정신없거든요. 디올 백 디자인이 구체화되는 과정도 이런 소용돌이 같은 시간을 거쳤죠.

지금은 어떤 작업을 하고 있나요. 몇 달 전 뉴욕 페이스 갤러리에서 <카슈미르의 풍경: Lands-capes of Kashmir>이라는 단독 전시회를 열었어요. 카슈미르에서 보낸 어린 시절 기억과 함께 인도 아대륙의 자연과 건축에서 영감을 받은 드로잉을 선보이는 첫 단독 전시였죠. 그림을 통해 개인적 삶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시도를 담은 전시였어요. 현재는 앞으로 다가올 전시를 위해 콤턴 베르니 아트 갤러리 앤 파크(Compton Verney Art Gallery and Park)가 소장한 컬렉션 중 루카스 크라나흐의 작품에 응하는 그림 제작 의뢰를 받은 작업을 하고 있어요.

스튜디오의 정원은 작업에 어떻게 반영하나요. 늘 미학에 이끌렸고, 원예에 대한 관심은 그런 면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역사적으로 무굴제국의 황제에게 카슈미르는 지구상의 천국으로 여겨졌고, 카슈미르 지역에는 지금도 당시의 아름다운 정원이 남아 있어요. 이와 더불어 18세기 영국 문학의 배경에 대한 제 애착에서 주로 영감을 받아요. 저는 스튜디오를 ‘기쁨을 주는 정원’으로 가꾸고 있습니다. 현실에 대한 인식이 흐릿해지는 환상의 세계요. 이는 모두 작업과 예술적 표현에 반영되어 있고, 혹독한 현실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도와주죠.

3 라퀴브 쇼가 완성한 레이디 디올 아트 백.
4 이카루스의 순교, 2018-2019.

아티스트로서 환상의 세계를 구축했는데, 이 환상의 세계가 디올의 세계와 어떻게 결합하나요. 디자인 영감은 제가 그린 여러 그림에서 찾았어요. 예를 들면, 목련나무는 ‘반딧불이와 함께한 조롱과 진실의 신탁에서의 자화상(지롤라모 모체토 원작): Self-Portrait with Fireflies at the Oracle of Ridicule and Truth(after Gerolamo Mocetto)’과 ‘이카루스의 순교(헤라드 반 혼토르스트, 아고스티노 카라치 원작): The Martyrdom of Icarus (After Honthorst and Carracci)’에서 비롯되었죠. 백의 참 디자인은 ‘나이팅게일이 날아간 후 잃어버린 달에 바치는 찬가 2:(Ode To The Lost Moon When The Nightingale Was Set Free II)’에서 영감을 받았고요. 디올 제작자들이 발휘한 기량 덕분에 두 세계가 조화롭게 결합한 것 같아요. 다들 제가 추구하는 테크닉과 미학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거든요. 처음 제 작업을 접했을 때 바로 느껴지는 감각적 경험을 재현한 거죠. 눈과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을 때 비로소 그림은 상호 연결된 각 요소가 시각적·심리적 여행으로 이끄는, 정성스럽게 구성한 시각적 심포니로서 모습을 드러냅니다.

백에는 어떤 놀라운 이야기가 담겨 있나요. 백의 디자인과 참에는 카슈미르에서 보낸 어린 시절의 기억이 담겨 있습니다. 암호화된 개인 일기와 이야기라고 할까요. 제 삶에 대한 이야기와 몇 년간 제가 겪은 경험이 녹아 있죠. 인도 캘커타에서 태어나 카슈미르에서 자라 다른 문화권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제 작업은 다양한 것이 뒤섞인 심미적 하이브리드를 향한 시각적·심리적·철학적 예술 작품이라고 할 수 있어요.

마법의 부적과도 같은 레이디 디올 백에 장식한 디올 ‘참’이 당신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거나 영감을 주었나요. ‘참’이 매혹적으로 다가왔어요. 제 그림은 흔히 화려한 스타일에 변화무쌍한 특성을 지녔다고 평가받거든요. 극적으로 과장됐다는 평도 있고요. 따라서 이번 작업은 기이한 인물과 하이브리드 짐승이 사는 저만의 세계를 펼치기에 완벽한 기회였습니다.

 

에디터 정순영(jsy@noblesse.com)
진행 서재희(프리랜서)   사진 김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