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을 의미하는 숫자 10
구글과 애플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던 마이크로소프트가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지난 7월 29일, 윈도10이 베일을 벗었다. 2012년 출시한 윈도8에 이어 3년 만이다. 기존의 윈도 OS와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등장한 윈도8이 실패작이라는 오명을 안게 되자 모두들 마이크로소프트(MS)를 걱정하는 분위기였다. 결국 MS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스티브 발머가 물러나고 사티아 나델라가 신임 CEO로 등장했으며 빌 게이츠는 기술 고문으로 현역에 복귀했다. 모두의 걱정을 뒤로한 채 새로운 CEO는 모바일 기반 시장에서 윈도를 되살리는 데 집중했고, 다음 숫자인 9를 제치고 과감히 10을 붙여 윈도10이라는 역작을 만들어냈다. 새로운 윈도10은 PC와 태블릿 PC, 스마트폰, 사물인터넷(loT)에서도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윈도95 이후 가장 큰 변화를 이뤄냈다. 지금부터 그 핵심을 짚어보자.

설치 방식의 변화 윈도를 설치하려면 디바이스를 초기화한 후 새로운 윈도 CD를 넣고 재설치해야 했다. 하지만 윈도10은 서비스 방식으로 제공한다. 이 말은 기존의 윈도7, 윈도8을 사용하고 있다면 파일을 다운로드한 뒤 업그레이드하면 된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윈도 사상 최초로 무료다. 여전히 컴퓨터 OS 가운데 압도적인 이용자 수를 자랑하지만, 태블릿 PC와 스마트폰에 뒤처진 상황에서 무료 배포로 이용자 수를 늘려보겠다는 심산이다. 어쨌든 무료라니 우리에겐 나쁠 게 없다.
돌아온 시작 메뉴 윈도8 이용 시 가장 큰 불편은 시작 버튼의 부재였다. 사실 시작 버튼은 사라졌다기보다 아이콘 형식으로 화면에 자리했다. 라이브 타일이라 불리는 알록달록한 UI(user interface)가 예쁘긴 하지만 정작 원하는 프로그램을 찾으려면 앱 목록으로 들어가 한참을 헤매야 했다. 즉 모바일의 편의성을 위해 PC 사용자의 불편을 강요했다는 의미다. 윈도10은 시작 버튼을 다시 하단에 배치하고, 시작 버튼을 누르면 예전처럼 시작 메뉴가 나타나도록 구현했다. 물론 윈도8의 예쁜 UI도 버리지 않았다. 이건 분명 모바일과 PC 사용자 모두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차세대 웹 브라우저 윈도10은 전에 없던 새로운 기능을 대거 포함시켰다. 먼저 익스플로러를 대체할 새로운 웹 브라우저 ‘에지’를 들고 나왔다. 익스플로러의 더딘 반응 속도에 지친 이들은 그에 비해 3배가량 빠른 에지의 스피드에 금세 매료되었다. 초기 화면은 구글 크롬처럼 뉴스나 날씨 등 개인 맞춤형 콘텐츠로 장식할 수 있고, 터치스크린을 지원하는 디바이스라면 브라우저 위에 필기해서 저장하거나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다. 단, 국제 웹 표준에 맞춰 개발해 액티브X 같은 비표준 기술을 이용할 수 없다는 게 흠이라면 흠. 그렇다고 걱정할 건 없다. 국내 인터넷 사이트가 국제 웹 표준을 따라 액티브X 없이 카드 결제가 가능한 오픈웹 결제 시스템을 지원하는 추세고, MS가 영민하게 액티브X를 설치할 수 있는 IE11도 함께 제공하기 때문.
오피스의 새바람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아웃룩 등이 터치식으로 진화한다. 터치에 맞게 인터페이스는 더 쉬워졌고 사용법도 유연해졌다. 터치만으로 원하는 템플릿이나 스프레드시트를 뚝딱 만들 수 있고, 필기를 지원해 발표 도중 슬라이드에 코멘트를 적을 수도 있다. 이처럼 마우스나 키보드 없이도 오피스를 사용하는데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로 언제 어디서나 업무를 볼 수 있다는 걸 방증한다.
나만의 음성 비서 컴퓨터가 유일한 애인인 솔로에게 희소식이 생겼다. 윈도폰에만 적용하던 음성 비서 코타나를 윈도10에 탑재한다. 코타나는 이미 지난 월드컵 우승국, 올해 NBA 우승팀을 예측해 놀라운 빅 데이터 분석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제 코타나는 당신과 대화하고, 스포츠토토를 예측해주거나 힘들때 위로도 해줄 것이다. 우리는 그저 바탕화면에 적절한 여자 얼굴만 띄워놓으면 된다.
그래도 아직 윈도7이 편하다고? 아니다. 언젠가는 결국 윈도10을 사용해야 한다. MS는 지난 5월, 윈도10 이후로 더 이상의 윈도는 없다고 발표했다. 이제 새로운 윈도는 윈도10을 기반으로 계속 업데이트만 이 뤄진다. 10은 완전한 숫자를 의미한다. 맥 OS가 X(10) 이후 계속 업데이트만 하듯 PC 운영체제에서 11이 라는 숫자는 당분간 보기 힘들 것이다.
에디터 문지영 (jymoon@noblesse.com)
글 김정철(IT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