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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NOW

국내 유일의 국립미술관인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 2013년 11월 13일 서울관을 개관했다. 어느새 개관 2주년을 맞은 서울관에서 이지윤 운영부장을 만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발자취와 성과를 되짚어봤다.

2014년 6월 부임한 서울관의 이지윤 운영부장

지난해 7월에 열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첫 건축전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2014>에서 건축가 팀 문지방이 선보인 ‘신선놀음’

11월 13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오픈 2주년을 맞았습니다. 그간 좋은 전시와 프로그램으로 서울 시민의 눈을 사로잡았는데, 이렇게 잘 자리 잡은 서울관의 개관 2주년을 맞은 소감이 궁금합니다.
좋게 생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보통 한 지역의 미술관이 개관 이후 안정화되는 데 최소 3년 정도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조직이 함께 미술관이 나아갈 방향을 열어줘야 할 뿐 아니라 관람객 또한 미술관을 생활 속으로 받아들이는 데 필요한 시간이죠. 여전히 부족한 것이 많지만 국립현대미술관의 전 직원이 함께 최선을 다해 더 나은 미술관으로 만들어가는 중입니다.

서울관 오픈 뒤 삼청동과 소격동 일대의 아트 인프라가 더욱 활성화된 걸 느낍니다. 이러한 변화를 몸소 느끼나요?
네. 물론 이전에도 이곳은 주요 갤러리 밀집 지역이었고, 경복궁을 중심으로 역사적인 고즈넉함을 느낄 수 있는 장소였습니다. 하지만 서울관이 생긴 이후 젊은 유동 인구가 많아졌고, 서울의 중요한 문화 벨트 지역이 되어가고 있다고 느낍니다. 다만 조금 지나친 상업지구로 변해가는 건 아닌지 염려가 됩니다.

지난해 7월 열린 첫 건축전(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은 야외로 전시를 가지고 나온 재미있는 시도가 돋보였습니다. 올해 선보인 ‘지붕 감각’도 그랬고요. 관람객이 예술 활동이 아닌 놀이의 한 형태로 전시를 즐기는 듯 보였습니다. 예술에서 대중의 눈높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나요?
서울관 프로덕션형 전시인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Young Architect Program)>이 서울관의 특징적 전시가 된 것은 분명합니다. 뉴욕의 MoMA와 협업으로 진행하는 이 파빌리온 프로젝트는 관람객을 염두에 둔 프로그램입니다. 근본 취지가 여름에 ‘그늘, 물, 쉼’을 제공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기도 하고요. 특히 ‘건축’ 프로젝트는 당연히 관람객의 경험과 안전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특성이 있죠. 그러나 미술관의 전시 기획에서 관람객의 눈높이는 조금 다른 맥락입니다. 모든 기획의 기준을 관람객의 눈높이에 두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미술은 시대를 앞서가고, 때론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미술관은 창의적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동시에, 그러한 것을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나 경험을 확장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할 장치를 개발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럼 서울관 전시나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가장 먼저 염두에 두는 것은 무엇인지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은 미술사 연구 중심, 덕수궁관은 근대미술, 서울관은 동시대 미술에 초점을 맞춘다는 ‘3관 전시 프로그램 정책’을 따르고 있습니다. 그러한 맥락에서 서울관은 ‘동시대성’ 개념을 연구하는 전시 및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린 네샤트, 야스퍼 유스트, 또 12월 1일 개막하는 윌리엄 켄트리지 전시 등 미디어에 기반을 둔 최고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것도 그러한 맥락이죠.

이불, 새벽의 노래 III, 알루미늄, 폴리카보네이트, 메탈라이즈드 필름, LED 조명, 전선, 스테인리스스틸, 포그 머신, 가변 설치, 2014
사진 전병철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2015>에선 SoA(건축가 이치훈, 강예린)가 ‘지붕 감각’이라는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이지윤 운영부장은 갈대발로 만든 이 설치 작품이 비바람에 날아갈까 봐 많이 걱정했다고 한다.

지난 2년간 유독 기억에 남는 전시가 있나요?
서울관 개관과 더불어 시작한 대형 설치 작품 전시가 생각나네요. 제가 오자마자 첫 프로젝트로 맡은 건축가 팀 문지방의 ‘신선놀음’, 한불 수교 130주년 기념 전시로 파리 팔레 드 도쿄에서 열리고 있는 이불 작가의 ‘새벽의 노래’ 등이죠. 지난여름엔 젊은 건축가로 뽑힌 SoA(Society of Architect)가 갈대발로 만드는 작품 ‘지붕 감각’을 선보였는데 혹시라도 비바람에 날아가진 않을지 걱정하던 기억이 납니다.

2014년 6월 서울관에 부임하기 전 런던과 한국을 오가며 전시 기획과 교육에 힘쓰셨습니다. 그 경험이 이곳에 녹아 있나요?
런던에 20년간 거주하며 미술사와 미술 경영을 공부할 수 있었던 것은 참으로 행운이었습니다. 우연히 영국도 1993년부터 현대미술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창조 산업을 시작했고, 저는 미술사학도이자 큐레이터로서 영국이 어떻게 현대미술을 글로벌화하는지 직접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현대미술에 대한 관람객의 이해를 도울 수 있는 다양한 도슨트, 리플릿, 교육 및 이벤트 프로그램을 추가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곳에서 하나씩 실천해가고 있는 중입니다.

내년에는 부장님이 직접 기획한 전시가 열립니다. 한국의 지난 30년 현대미술과 사진을 한 번에 조명하는 기획이라고 들었습니다.
내년은 국립현대미술관이 대규모 수장고를 갖춘 지 3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저는 지난 30년간 이루어진 다양한 미술 장르의 변화 중 ‘사진’이라는 장르가 어떻게 현대미술에 영향을 미쳤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전시를 기획했습니다. 사진의 역사가 아니라 현대미술 속 사진을 다뤄보려 합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전시 기획 외에도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영화관을 비롯해 멀티프로젝트홀 등 여러 문화시설을 갖추었습니다. 현대미술의 다양한 장르를 활성화하는 데 아주 적절한 장소죠. 해외 미술관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서울관만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아주 잘 보신 듯합니다. 저희 서울관은 전시관 기능은 물론, 복합 문화 공간으로서도 발전할 가능성이 많은 곳입니다. 영화관에서는 영화 전문 큐레이터가 영상 전시를 기획하고, 멀티프로젝트홀에서는 문화가 있는 수요일의 다양한 행사와 공연이 이루어지죠. 입장료 4000원만 내면 이 모든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어요. 웹사이트만 잘 활용해도 문화적 혜택을 맘껏 누릴 수 있죠.

마지막으로 서울관이 시급히 갖춰야 할 것이 있나요?
한국은 현재 경제뿐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매우 글로벌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과천관, 덕수궁관, 서울관에 이어 수장고형 청주관 개관을 준비하고 있는 시점이니만큼 각 관의 특성을 전략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과 더불어 국립현대미술관의 정체성과 방향에 대한 더욱 심도 있는 고민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에디터 김이신 (christmas@noblesse.com)
사진 김정근(인물) 사진 제공 국립현대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