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의 크리스마스카드
가족과 화목한 한때를 보내는 순간을 담은 세계 왕실의 크리스마스카드를 살폈다.

1지난해 크리스마스에 공개한 노르웨이 국왕 하랄드 5세의 가족사진
2모나코 군주인 알베르 2세와 샤를린 위트스톡 왕비 부부의 크리스마스카드
3스페인 펠리페 국왕 부부의 지난해 크리스마스카드
4지난해에 벨기에 왕실에서 공개한 필리프 국왕의 가족사진
지난해 12월,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자택 클래런스하우스에서 SNS 계정(@ClarenceHouse)을 통해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찰스 윈저 왕세자와 커밀라 파커 볼스 공작부인의 단란한 모습을 크리스마스카드에 담아 공개한 것. 영국 왕실은 1981년부터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이처럼 왕실의 가족사진이 담긴 크리스마스카드를 대중에게 선보였는데, 이는 같은 유럽 국가이자 왕실 국가이기도 한 스페인과 벨기에, 스웨덴, 모나코 등에까지 퍼져 현재는 하나의 문화로 발전했다. 한데 찬찬히 살펴보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세계 왕실이 가족을 소개하는 문화는 19세기부터 이어졌다는 게 중론이다. 1840년대에 당대 최고 삽화 간행물 <일러스트레이티드 런던 뉴스(Illustrated London News)>에 영국 빅토리아 여왕과 부군 앨버트 공이 화목하게 크리스마스를 맞는 삽화가 실린 게 그 시초. 정리하면 그 시절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낸 두 사람의 모습이 세계 왕실의 ‘가족사진 크리스마스카드’의 기원인 셈이다.
유럽 왕실이 그간 공개한 크리스마스카드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건 1991년 영국 왕실에서 소개한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 비 부부의 가족사진 크리스마스카드다. 이 카드엔 ‘비운의 왕세자비’로 알려진 다이애나의 기품 있는 모습과 윌리엄 왕세손의 어린 시절 모습이 담겨 더 친숙하다. 한편 2014년에 공개한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 부부의 크리스마스카드도 인기다. 영국 언론은 카드가 공개된 당시 가족사진에서 어린 조지 왕자의 빨간 장난감이 바닥에 떨어져 있는 걸 두고 ‘왕자의 활달함이 엿보인다’는 식의 다양한 가십거리를 생산한 이력이 있다. 또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우리의 눈을 훈훈하게 하는 크리스마스카드도 있다. 세계 왕족 미인 계보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그레이스 켈리 전 모나코 왕비가 크리스마스에 아이들과 함께 간식을 먹는 사진이 담긴 크리스마스카드다. 켈리 왕비는 사진 속에서 푸근하고 지적인 모습을 뽐내며 모나코 국민의 마음을 녹였다. 2014년 왕좌에 올라 처음 공개한 가족사진을 크리스마스카드로 만든 스페인 펠리페 국왕 부부는 크리스마스를 통해 지지율을 높인 독특한 케이스. 그는 선왕인 아버지 후안 카를로스 1세에게 왕권을 물려받을 즈음 왕실의 사치 행각과 부정부패 등으로 낮은 지지율을 얻었지만,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이런 카드를 공개해 국민의 마음을 상당 부분 돌렸다는 평을 받았다. 이 밖에도 ‘남성판 신데렐라 스토리’로 유명한 스웨덴 빅토리아 왕세녀와 대니얼 왕자는 크리스마스 당시 왕가의 별장에서 아늑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유튜브에 올려 180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고, 노르웨이의 하콘 왕세자와 메테마리트 왕세자비 또한 크리스마스에 아이들과 진저브레드 하우스를 만드는 모습을 페이스북에 올려 화제가 되었다.
왕가의 크리스마스카드는 ‘With All Good Wishes for Christmas’나 ‘Merry Christmas’ 같은 짧은 문구와 그들의 서명을 적어 넣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경우 ‘Merry Christmas’ 대신 꼭 ‘Happy Christmas’를 고집한다. ‘Merry‘의 어원 중 ‘축제에 들떠 술 마시며 건들거리는’이라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라고. 올 크리스마스에도 그녀는 ‘Happy Christmas’라고 쓴 카드를 전 세계 친지들에게 보낼 예정이다. 당신의 올해 크리스마스는 ‘Happy’인가, ‘Merry’인가?

귀여운 두 아들과 함께한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 비 부부의 크리스마스카드
에디터 이영균(youngkyoon@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