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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NOW

근 3년간 대규모 레노베이션을 마치고 지난해 말 재개관한 퀸스 미술관이 지금 뉴욕의 톱 미술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전투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 지난 3년간 약 720억 원을 들여 리모델링한 퀸스 미술관
2 퀸스 미술관을 감싼 플러싱 메도스 코로나 파크에 자리한 대형 지구 모형 ‘유니스피어’

공간도 2배, 멋도 2배
뉴욕의 왕 맨해튼과 힙한 지역으로 떠오른 브루클린을 바로 옆에 끼고 있는 퀸스는 그간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지역이었다. 그래서 퀸스를 대표하는 문화 스폿인 퀸스 미술관은 시와 주,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의 적극적 후원으로 지난 3년간 약 7000만 달러(약 720억 원)를 투자해 대대적인 레노베이션을 감행했다. 지난해 11월 9일 공식적으로 재개관한 퀸스 미술관은 기존의 스케이트 링크까지 공간을 확장해 전시 면적을 2배로 넓혔다. 영국의 대표적 건축가 니컬러스 그림쇼(Nicolas Grimshaw)는 퀸스 미술관의 동편과 서편에 기존에 없던 입구를 냈고, 미술관 정면에 유리 패널로 자연광이 쏟아지는 로비도 만들었다. 스케이트장을 개조해 만든 새로운 공간은 갤러리와 레지던시 작가를 위한 스튜디오 등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미술관 중앙에 대형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도 새로 만들었다. 또 내년엔 퀸스 공립 도서관의 새로운 분점도 미술관에 들어올 예정이다. 퀸스 공립 도서관의 토머스 걸랜트(Thomas Galante) 관장은 “퀸스 지역의 모든 학생이 미술관에 있는 도서관을 방문할 것”이라며 한국어, 중국어, 스페인어 수업은 물론 미술 치료 프로그램까지 가능하다는 퀸스 공립 도서관의 새로운 분점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이렇게 퀸스 미술관은 지역 미술관을 넘어 복합 문화 공간이자 교육과 만남의 공간으로 확장해가고자 하는 뜻을 드러냈다. 다시 말해 미술관을 감싸고 있는 거대한 녹음인 플러싱 메도스 코로나 파크에서 산책을 즐기고, 미술관에서 전시를 보고, 사진 수업을 듣고, 책을 빌리고, 카페에서 친구를 만나 웃고 떠들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얘기다.

1 뉴욕 시 5개 자치구를 89만5000여 개의 미니어처로 표현한 ‘뉴욕 시 파노라마’
2 퀸스 미술관의 내부 전경
3 퀸스 미술관 재개관전에서 선보인 페터 슈만의 설치 작품

큰 공간의 큰 전시
2002년부터 퀸스 미술관 관장을 맡은 톰 핀켈펄(Tom Finkelpearl)은 “맨해튼과 브루클린에서 미술관을 찾는 방문객에겐 오후 시간을 모두 보낼 수 있는 전시장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영구 소장품과 순회 전시를 더 확충할 것”이라고 미술관 운영 계획을 밝혔다. 맨해튼과의 교두보 역할과 지역 커뮤니티의 핵심 역할을 동시에 담당할 퀸스 미술관의 행보를 주시해야 하는 이유는 이외에도 많다. 뉴욕 시 5개 자치구를 89만5000여 개의 미니어처로 만든 소장품 ‘뉴욕 시 파노라마(Panorama of the City of New York)’는 퀸스 미술관을 방문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다. 이 작품의 특징은 뉴욕이라는 거대도시의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수시로 수정 작업을 한다는 것. 또 미술관의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일종의 건물 사유화 제도를 시행하기도 한다. 무슨 말인가 하면, 주택은 50달러, 빌딩은 250달러를 내면 주인이 되고, 1만 달러를 내면 개조 공사와 업데이트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2009년 뉴욕 야구단 메츠는 기존의 홈 구장 셰어 스타디움을 철거하고 새로 지은 시티 필드를 ‘뉴욕 시 파노라마’에에 반영하기 위해 1만 달러를 지불하기도 했다. 물론 미술관이니 특색 있는 전시로 관람객을 끌어야 하는 것도 당연지사다. 지난해 말 미술관 재개관전으로 개최한 페터 슈만(Peter Schumann)의 <산산조각>전은 종이를 주재료로 한 거대 설치 작품을 선보였다. 힘 있는 조각과 드로잉이 새로운 전시관의 벽과 바닥, 천장을 빽빽이 메워 관람객을 압도했다. 페터 슈만의 전시는 새로운 공간의 조형적 아름다움을 뽐내기에 더없이 적합한 선택이었다. 슈만의 전시에 이어 4월 20일부터는 앤디 워홀(Andy Warhol)이 관객몰이를 하고 있다. 워홀이 1964년 뉴욕 세계박람회에서 뉴욕 경찰이 만든 현상수배자 전단을 뉴욕 파빌리온의 외부 장식을 위해 크게 확대해 덮어씌운 사건을 재현하는 전시다. 다양한 민족의 다채로운 미술을 담는 동시에 대중성까지 품겠다는 퀸스 미술관의 야심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www.queensmuseum.org.

재개관에 대한 현지의 반응
퀸스 미술관에 대한 이런저런 설명보다 전문가들의 한마디가 더 생생하게 현장의 분위기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재개관한 퀸스 미술관에 대한 현지 언론인의 촌평은 칭찬 일색이다. <뉴욕 매거진>의 건축 평론가 저스틴 데이비드슨(Justin Davidson)은 “그간 미술관 앞을 수백 번 지나쳤음에도 미술관에 시선을 줘본 적이 없다”며 “하지만 이제 그냥 지나치기 힘든 곳이 됐고, 흐린 날에도 미술관의 새로 만든 물방울무늬 유리 스크린이 사람들을 유혹한다”고 퀸스 미술관의 건축적 아름다움에 대해 평했다. 미술 평론가 제리 살츠(Jerry Saltz)도 “퀸스 미술관이 지역 미술관을 넘어 퀸스라는 도시 전체에 창조적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6월 28일부터 7월 20일까지 퀸스 미술관에서는 1989년부터 2001년까지 미국에 정착해 뉴욕 인근을 근거지로 활발한 활동을 펼친 한인 작가 50여 명의 단체전 <그늘의 시간(Shades of Time)>이 열린다. 이 전시는 퀸스에서 뉴욕 한인들의 자부심을 드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점점 복잡해지고 시끄러워지는 맨해튼과 브루클린을 피해 퀸스로 향하는 유동인구가 늘고 있는 지금, 퀸스의 얼굴과도 같은 퀸스 미술관이 하루빨리 활성화되어 많은 이들이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에디터 이영균 (youngkyoon@noblesse.com)
이나연(미술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