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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유산

Noblesse Wedding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미쏘니는 3대가 함께 경영하는 패밀리 비즈니스 브랜드다. 가족 중에서도, 일에서도 중심 역할을 하고 있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안젤라 미쏘니가 이탈리아 밀라노 외곽에 위치한 자신의 집으로 우리를 초대했다. 테이블 위에 최근 출간한 〈Missoni Family Cookbook〉에 소개한 음식을 차려놓고 일과 삶,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안젤라의 첫째 딸 마르게리타의 결혼식은 보헤미안 피크닉 스타일로 열렸다.

1 미쏘니는 1953년 안젤라의 아버지 오타비오 미쏘니와 어머니 로지타 미쏘니가 함께 만든 브랜드다. 오타비오는 귀족 출신으로 육상 선수였고, 로지타의 집안은 대대로 패션업계에 종사했다.
2, 3 올해 5월 출간한 쿡북 < Missoni Family Cookbook >에는 프란체스코가 수집한 가족만의 레시피와 사진이 실려 있다.

Family is My Life
6년 전 안젤라 미쏘니(Angela Missoni)는 지하실에 편물기 세 대를 놓고 니트웨어 브랜드를 창업했을 때를 떠올리며 대가족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넉넉한 크기의 집을 지었다. 가족이 모두 10분 거리에 살고 있어 언제든 쉽게 모이고, 미쏘니 공장이 5분 거리에 있는 집. 화이트 컬러의 모던한 외관을 갖춘 집은 안과 밖 풍경이 완전히 다르다. 밖에서 보면 미니멀한 느낌이지만, 안에서는 사방의 통창으로 숲이 보여 컬러풀한 가구와 예술 작품이 더욱 생기발랄하게 느껴진다. 거실에는 실내 수영장이 있고, 20명이 앉아도 될 만큼 커다란 다이닝 테이블에는 모양과 컬러가 각기 다른 빈티지 체어가 미쏘니 특유의 지그재그 패턴처럼 직조된 듯 놓여 있다. 부드러운 햇살이 수영장을 비추며 실크처럼 반짝거렸다. 안젤라는 근처에 사는 첫째 딸 마르게리타(Margherita)와 막내딸 테레사(Teresa)가 낳은 어린 손녀, 손자들과 아들 프란체스코(Francesco), 미쏘니를 창업한 어머니 로시타(Rosita)와 사촌들(아버지 오타비오 미쏘니(Ottavio Missoni)는 별세했다)로 북적이는 집을 떠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부모님이 저에게 남겨준 가장 아름다운 유산이라면 바로 미쏘니 브랜드일 거예요. 2남 1녀 중 막내딸로 태어난 저는 수미라고(Sumirago) 지역 내 미쏘니 공장 옆에 살았는데, 부모님은 한번도 저에게 미쏘니와 관련한 일을 하라고 강요하지 않으셨죠. 제가 선택해서 미쏘니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된 거죠. 마르게리타도 마찬가지예요. 한창 모델 활동을 하면서 뉴욕, 런던 등 해외에서 살다가 어느 날 전화로 이렇게 말했죠. ‘엄마, 집으로 가고 싶어요. 그곳에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으며 할머니 옆에 엄마가 있었던 것처럼, 저도 엄마 옆에 있고 싶어요.’ 현재 마르게리타는 미쏘니 액세서리와 아동복 라인을 맡고 있죠. 건축을 전공한 아들 프란체스코는 그의 바람대로 이 동네에 살지만 패션 일을 하지 않아요. 최근 쿡북 < Missoni Family Cookbook >을 제작하는 등 다른 방식으로 ‘가족은 곧 나의 인생’이라는 말을 실천하고 있답니다.”

4 숲에 둘러싸인 안젤라의 하우스.
5 미쏘니 의상이 떠오르는 테이블. 식재료도, 데커레이션도 다양한 컬러를 사용한다.
6 램 레티스 치킨 샐러드.
7 1980대 미쏘니 러그가 깔린 실내 수영장이 있는 독특한 다이닝 공간. 다이닝 테이블과 체어는 1970년대 빈티지 제품이다.

Missoni Family Cookbook
경쾌한 컬러와 기하학 패턴이 브랜드 시그너처인 미쏘니의 니트웨어처럼 디자인한 책 한 권. 가족의 사친첩이자 일기처럼 구성한 < Missoni Family Cookbook >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 이 책에 실린 모든 요리는 프란체스코가 직접 만든 것이다. “매일 점심 할머니 집에 가서 어떻게 음식을 만드는지 배우고 다이닝 관련 가족사진을 모았어요. 이 책에 담긴 모든 풍경은 제 일상이기도 해요.” 요리 교육을 따로 받지 않았지만 엄마와 할머니가 요리하는 것을 보고 자란 프란체스코의 요리 실력은 남들이 인정할 만한 수준이다. 각종 빈티지용품과 패브릭으로 꾸민 테이블 세팅은 무척 감각적이다. 미쏘니 패밀리 DNA에는 확실히 컬러 감각이 있는 듯했다. “저희 집안 요리에는 세 가지 법칙이 있어요. 첫째 제철 음식일 것, 둘째 채소 요리가 반드시 포함될 것, 셋째 컬러가 들어갈 것. 가능하면 식재료도 다양한 컬러의 것을 골라 이용해야 좋은 에너지가 전해지고 영양 균형도 맞춰진다고 생각해요.” 그가 평소 즐겨 먹는다는 치킨 샐러드 요리를 시연했다. 램 레티스(lamb’s lettuce)라고 부르는 톡 쏘는 맛이 나는 콘샐러드 채소를 이용한 것으로, 석류로 가니시했다.
뇨키 요리도 테이블에 올랐다. 시금치로 뇨키를 만들고, 세이지 향을 더한 버터 소스를 첨가해 보기에도 군침이 돈다.

Daughter’s Wedding
안젤라는 요리는 패션과도 닮았다고 했다. 세상에 존재하거나 사라진 것 중에서 가장 최적의 스타일을 채집해 응용하는 남다른 심미안이 필요하다는 것. 어머니가 그랬듯 그녀 또한 음식도, 패션도 한 가지 정형화된 법칙을 추구하지 않는다. 미쏘니 레시피도 안젤라 스타일로 다시 응용하고, 트레이시 에민, 제니 홀저 등 컨템퍼러리 아티스트의 작품도 이 집에서는 그녀만의 스타일로 놓여 있다. 대부분의 물건은 어머니에게 물려받았거나 그녀가 마켓에서 구입한 것이다. 아버지와 함께 미쏘니를 운영했던 어머니는 회사와 가족 모두를 돌보는 슈퍼우먼에 가까웠다. 어머니 같은 좋은 엄마가 되고자 스물네 살 어린 나이에 결혼했지만 7년 후 첫 번째 남편과는 헤어지고 이후 사랑하는 새로운 파트너를 만났다. 그녀는 두 딸을 시집보내면서 그 당시 어머니가 느꼈을 감정을 알 수 있었다고 했다. 마르게리타의 결혼식은 그녀가 직접 준비했다. 보헤미안 피크닉 스타일로 결혼식을 하고 싶다는 딸의 말에 그녀는 밤새도록 집 앞 가든을 꾸몄다. 200명의 하객을 위한 피크닉 테이블에는 안젤라와 로지타가 아끼던 그릇이 총출동했고, 접시에는 미쏘니 가문의 레시피로 만든 음식이 푸짐하게 올랐다. 고운 딸의 두 손에는 할머니 로지타가 정원에서 채집한 꽃으로 만든 작은 부케가 들려 있었다. 해가 질 때까지 가족들은 먹고, 즐기며 새로운 미쏘니 가족 일원의 탄생을 축하했다.

8 프란체스코 베촐리(Francesco Vezzoli)의 향수 제품을 응용한 그림.
9 1980년대 미쏘니 러그를 깔아놓은 복도.
10 안젤라의 다양한 취향이 반영된 이 집에서 빛과 정원은 가장 멋진 인테리어 요소다. 왼쪽페이지 미쏘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안젤라와 그녀의 아들 프란체스코.

 

에디터 계안나
사진 레이문   스타일링 데니스 마켈루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