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건축의 미학이 담긴 도서관
가을이 무르익어 찾아간 그곳에서 아름다움을 읽다.

Library of the Monastery of San Lorenzo de El Escorial, MADRID, SPAIN
도서관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화려하고 아름다운 이곳은 16세기, 철학과 신학에 관련된 원서와 천체의 화려함을 담은 지구본, 세계 지도 등의 과학 관련 도서관을 원했던 필립 2세에 의해 지어졌다. 유럽의 새로운 시대 정신, 이른바 르네상스의 전형인 ‘산 로렌초 데 엘 에스코리알’ 수도원 도서관은 로마 바티칸 도서관의 디자인과 장식에서 영감받은 곳으로, 현재의 도서관 전시 방식에 큰 영향을 미쳤다. 철학부터 정치, 문학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를 다루는 4만권이 넘는 방대한 책과 문법, 수사학, 변증법, 기하학, 천문학 등 7가지 고전 역사 장면을 화려한 프레스코화로 묘사한 천장 장식 등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됐다.

Library of Strahov Monastery, PRAGUE, CZECH REPUBLIC
체코의 유명 관광지인 스트라호프 수도원 안에 위치한 도서관. 이중 가장 오래된 바로크 신학의 방과 철학의 방은 1671년에서 1674년 사이에 완공되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잘 보존된 역사적인 도서관 중 하나로 손꼽힌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이라고 이름 나 있는 이곳은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화려하고 아름다운 분위기를 띈 정교한 장식과 1700년대 프레스코화로 웅장하고 로맨틱한 분위기를 드리운다. 천상의 빛이 새어 나온 듯 은은한 빛이 감싸는 이곳에는 3천개 이상의 초판을 포함해 20만권 이상의 책이 소장되어 있으며, 문밖으로 나오면 비현실적으로 펼쳐진 프라하의 파노라마 뷰 풍경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Old Library of Trinity College, DUBLIN, IRELAND
아일랜드 더블린의 중심부에 위치한 트리니티 칼리지의 자갈길을 걷다 보면 웅장한 도서관 건물이 드러난다. 오스카 와일드, 사무엘 베케트 등의 인물을 배출한 아일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인 이곳에는 길이 65m에 달하는 롱 룸(Long Room)이 있는 ‘올드 라이브러리’를 만날 수 있다. 화려한 켈트 예술이 깃든 9세기 복음 필사본인 ‘켈스의 서(Book of Kells)’가 보관되어 있으며, <해리포터>의 저자 J.K롤링이 호그와트 도서관의 이미지를 따온 것으로 알려진 어두운 오크 책장이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더해준다. 원통을 반으로 자른 듯한 둥근 아치형 천장까지 빼곡히 책이 쌓여있는 이곳에 발을 디디면 18세기 역사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에 젖어든다.

George Peabody Library in Baltimore, MARYLAND, UNITED STATES
1857년, 매사추세츠에서 태어난 자선가 조지 피바디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음악 학교인 피바디 인스티튜트를 설립한 뒤 ‘상담을 원하는 모든 사람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도서관을 만들고자 하는 목표에 따라 시민들에게 헌정한 ‘조지 피바디 도서관’. 현재는 존스 홉킨스 대학의 도서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이곳에는 종교, 예술, 건축, 역사 및 다양한 카테고리를 아우르는 도서가 30만권 이상 소장되어 있으며 대부분 19세기 연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5층짜리 도서관의 아트리움을 감싸는 18.5m로 솟아 있는 기둥과 흑백의 대리석 바닥의 조화는 조지 피바디 도서관에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더해주며 ‘책의 대성당’이라는 수식어를 낳게 했다.

Biblioteca Vasconcelos, MEXICO CITY, MEXICO
영화 <인터스텔라>의 주인공 쿠퍼가 5차원 블랙홀을 경험하는 장소, 그 모티브가 된 멕시코시티의 ‘바르콘셀로스 도서관’은 멕시코 수도 북쪽에 위치한 부에나비스타의 오래된 기차역과 인접해있다. ‘인터스텔라 도서관’ 혹은 ‘메가 도서관’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압도적인 분위기를 발산하는 이곳은 2006년 멕시코 대통령 빈센테 폭스(Vicente Fox)가 취임한 이후 국립 문화 예술위원회 회장과 함께 주도한 프로젝트로, 21세기의 가장 진보적인 건축물 중 하나로 손꼽힌다. 평범한 외관과는 달리 내부에 들어서면 마치 미래 세계를 보는 듯한 엄청난 규모의 초현실적인 공간감이 펼쳐지고, 곳곳에 자리한 멕시코 예술가들의 그림과 조각이 보는 즐거움까지 안겨준다.
에디터 이혜민(프리랜서)
사진 turismomadrid.es, strahovskyklaster.cz, tcd.ie, library.jhu.edu, bibliotecavasconcelos.gob.m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