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교수의 반짝이는 뉴스] 혁명에서 살아남은 마리 앙투아네트의 주얼리
마리 앙투아네트의 주얼리 컬렉션이 200여 년 만에 처음 경매에 등장해 화제다.
100년이 넘은 앤티크 주얼리는 인류의 문화와 역사를 비추는 창이다. 시대정신이 응집된 반짝이는 타임캡슐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제는 구할 수 없는 귀한 소재를 사용했다면 희소성 차원에서도 탁월한 가치를 지닌다. 그런데 유달리 감성 효과와 투자가치가 증폭될 때가 있으니 이미 종료한 유명인들의 소장 기록(provenance)이 빛을 발하는 경우다. 주얼리에 깃든 극적인 사연과 소장자의 뛰어난 안목까지 함께 소유하고 싶은 심리 덕분이다. 최근 200여 년 만에 등장한 부르봉-파르마 왕가의 주얼리 경매 소식에 전 세계 컬렉터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프랑스 대혁명 중에 살아남은 마리 앙투아네트의 주얼리 6점을 비롯해 총 34점의 왕실 컬렉션을 11월 14일 소더비 제네바에서 경매에 부칠 예정이다.
프랑스 대혁명에서 살아남은 마리 앙투아네트의 주얼리
1791년 3월, 혁명 기간 중 프랑스 탈출을 준비하던 마리 앙투아네트는 다이아몬드, 루비, 진주 등을 면보에 싸서 나무 박스에 담았다. 다음 날 주얼리 박스는 친언니 마리아 크리스티나 치하에 있던 브뤼셀로 보내졌고, 이후 마리 앙투아네트의 조카인 오스트리아 황제 프란츠 2세가 있는 빈으로 옮겨졌다. 1793년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 부부는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졌지만, 유일하게 살아남은 장녀 마리-테레즈 공주(앙굴렘 공작부인)가 1796년 오스트리아에서 어머니의 보석을 전달받는다. 이후 자녀가 없던 마리-테레즈가 주얼리를 시조카들에게 물려준 것이 오늘날까지 부르봉-파르마 왕가의 컬렉션으로 전해 내려온 배경이다. 이번 컬렉션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는 하이라이트 6점을 소개한다.

컬렉션 하이라이트
1. 이번 부르봉-파르마 컬렉션 34점 중 최고가로 꼽히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천연 진주 펜던트. 바로크 물방울 형태의 해수 진주와 상단의 다이아몬드는 각각 약 49캐럿과 3.4캐럿. 환경오염과 남획으로 이미 100여 년 전에 고갈된 천연 진주의 가치와 마리 앙투아네트의 소장 스토리가 어떤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지 기대를 모은다. 추정가 USD 1,000,000~2,000,000.
2. 마리 앙투아네트가 소유했던 더블 다이아몬드 리본 브로치와 19세기 초에 추가한 옐로 다이아몬드 펜던트.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의 자녀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마리-테레즈 공주대에 추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추정가 USD 50,000~80,000.
3. 마리 앙투아네트의 어머니이자 오스트리아의 통치자였던 마리아 테레지아 황후의 소장품, 다이아몬드 리본 브로치. 18세기 작품으로 총 20~22캐럿의 쿠션 컷과 라운드 컷 다이아몬드로 구성되어 있다. 추정가 USD 75,000~110,000.

4. 천연 진주 119개가 세 줄로 연결되어 있으며 정교한 8포인트 별 모양의 다이아몬드 잠금 장식을 화룡점정으로 더한 초커 타입 목걸이. 다이아몬드 장식 부분은 19세기 말에 추가한 것으로 세 줄의 천연 진주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소장품이다. 추정가 USD 200,000~300,000.
5.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의 사위이자 샤를 10세의 장남 앙굴렘 공작의 소장품, 황금양모기사단 훈장. 로마 가톨릭교도 중 가장 지위가 높은 귀족만 입단이 가능했던 황금양모기사단은 1430년에 창단되었다. 1477년부터 합스부르크 왕가에서 오랫동안 기사단장 자리를 독식한 명예와 권위의 상징. 추정가 USD 300,000~400,000.
6. 프랑스 부르봉 왕가의 마지막 군주 샤를 10세의 성령 훈장 속 다이아몬드를 사용해 만든 티아라. 1912년 오스트리아 마리아 아나 여대공의 결혼식을 위해 제작한 주얼리 피스다. 추정가 USD 350,000~550,000.
에디터 김희성(alice@noblesse.com)
글 윤성원(주얼리 칼럼니스트, 한양대학교 공학대학원 보석학과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