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교수의 반짝이는 뉴스
지난 한 달간 소더비에서 개최한 다양한 주얼리 경매. 특히 빈티지 주얼리 중에서는 화려한 1930년대 피스가 빛을 발했다. 두 편의 영화와 함께 만나는 1930년대 아이코닉 주얼리.
소더비 주얼리 경매에서 찾은 1930년대 아이코닉 주얼리
1930년대는 대공황이 시작된 이후 제2차 세계대전 발발까지 아우르는 격동의 시기다. 그러나 고달픈 시간 속에서도 주얼리는 여전히 화려하게 빛났다. 1929년 대공황 이후 영화 속으로 현실도피를 떠난 대중(특히 여성)은 스크린 속 여배우들의 화려한 모습을 보며 대리만족을 했고, 값싼 모조 주얼리로 그들의 스타일을 모방했다. 가브리엘 샤넬이 처음으로 다이아몬드 컬렉션을 선보이기 시작한 것도 1932년(대공황으로 다이아몬드 산업이 타격을 입자 파리의 다이아몬드협회가 드비어스에서 다이아몬드를 후원받아 샤넬을 찾아갔다). 까르띠에, 부쉐론, 반클리프 아펠, 모브생 등 방돔 주얼러들의 영향력이 큰 시기이기도 하다.

영화 <카페 소사이어티>(2016년)의 한 장면
올 화이트 룩
디자인 모티브는 여전히 1920년대에 시작된 아르데코 스타일에서 가져왔다. 단, 1920년대에 강렬한 색채 대비가 주를 이루었다면, 1930년대에는 플래티넘에 화이트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올 화이트 룩’이 크게 유행했다. 대신 디자인의 다양성을 꾀해 바게트 컷의 활약이 두드러졌고, 루비·사파이어·에메랄드의 귀보석 삼총사를 악센트로 사용했다. 1930년대 뉴욕 사교계를 배경으로 한 영화 <카페 소사이어티> 속 파티에 참석한 여성들의 주얼리를 눈여겨보면 된다. 이때만 해도 몇 년 후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면서 사라질 플래티넘의 운명을 아무도 몰랐겠지만.

1930년대에 크게 유행한 팔찌 스타일은 1920년대보다 볼드한 스타일이었고 여러 개를 겹쳐 착용하는 것이 대세였다. 올 화이트 또는 루비나 사파이어를 포인트로 더한 제품이 대부분. 다용도로 변신이 가능한 더블 클립 브로치도 1930년대를 찬란하게 수놓은 아이템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어떤 장소에서든 활용도가 높다는 장점 때문. 때로는 브로치가 펜던트나 팔찌로 변신했고, 브로치 자체를 네크라인 양 끝에 하나씩 꽂거나 2개를 쌍으로 모아 어깨 장식이나 헤어피스로 활용하기도 했다.

영화 <오리엔트 특급 살인> 속 주디 덴치(왼쪽)와 미셸 파이퍼(오른쪽).
옐로 골드의 회귀
1933년부터는 플래티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골드 소재가 유행하기 시작한다. 1935년 유럽과 미국 소셜라이트들의 주얼리를 감상할 수 있는 영화 <오리엔트 특급 살인>의 장면을 참고하면 좋다. 이 열차에서 가장 눈길을 끈 러시아 왕족 출신과 미국의 소셜라이트 두 사람의 주얼리를 주목할 것. 러시아혁명 후 프랑스로 망명한 60대 왕족 역을 맡은 주디 덴치는 벨벳 드레스에 화려한 목걸이와 샹들리에 귀고리를 착용하고, 손가락마다 커다란 칵테일 반지를 끼고 등장한다. 원작에서 “a knuckleduster of rings”라고 묘사한 부분을 충실히 반영한 모습이다. 한편 미국의 소셜라이트를 연기한 미셀 파이퍼의 주얼리는 러시아 왕족보다는 정돈된 분위기다. 1930년대의 미국은 유럽보다 좀 더 볼륨감 있는 스타일이 유행했기 때문에 볼드한 골드 팔찌를 착용하고 화려한 유색석 목걸이와 여러 개의 칵테일 반지를 함께 스타일링했다. 영화가 클라이맥스를 지나고 나면 앞서 주얼리에 눈이 팔렸던 게 미안해질지 모르지만, 몰락한 유럽의 왕족과 신흥 강국 미국 사교계 여성의 스타일 비교는 추천하고 싶은 감상 포인트다.

글 윤성원(주얼리 칼럼니스트, 한양대학교 공학대학원 보석학과 겸임교수)
에디터 엄혜린(eomering@noblesse.com)
사진 제공 ⓒSotheb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