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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특별한 컬래버레이션

FASHION

동시대 예술가의 날 선 감각이 패션 하우스에 새로운 이야기를 불어넣는다. 협업 그 이상의 가치를 내재한 패션과 아티스트의 특별한 만남에 대하여.

미우미우와 의상, 프로덕션, 세트 디자이너 캐서린 마틴의 ‘미우미우 업사이클 by 캐서린 마틴 컬렉션’ 포스터와 캠페인.

미우미우와 의상, 프로덕션, 세트 디자이너 캐서린 마틴의 ‘미우미우 업사이클 by 캐서린 마틴 컬렉션’ 포스터와 캠페인.

포토그래퍼 민현우의 감각적 시선이 담긴 루이 비통 패션 아이 싱가포르.

티파니와 다니엘 아샴의 협업작, ‘브론즈 이로디드 페니 베슬’.

김보미의 ‘Towards’. 샤넬과 프리즈의 ‘2025 나우 & 넥스트’ 프로젝트에 선정된 세 팀 중 ‘김보미-정유미’ 페어의 작품.

정유미의 ‘Deep Wind’. 샤넬과 프리즈의 ‘2025 나우 & 넥스트’ 프로젝트에 선정된 세 팀 중 ‘김보미-정유미’ 페어의 작품.

협업의 흐름이 변화하고 있다. 과거 캡슐 컬렉션이나 스니커즈 드롭, 팝업 설치 등 마케팅이 주를 이뤘다면, 2025년에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스토리텔링과 관객 참여에 중점을 둔다. 패션 하우스는 예술 작품을 오브제로 변환하는 아트 피스형부터 무대를 활용해 하나의 극을 연출하는 스토리텔링 구조, 개인 아티스트의 시선을 빌려 브랜드의 정체성을 재해석하는 방식 등 협업을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브랜드 서사의 구성 요소로 활용한다. 그중에서도 흥미로운 부분은 현존하는 예술가의 감각을 열린 자세로 수용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창의성과 독창적 비전, 소비자 구매 심리 사이에서 섬세하게 균형을 찾는다. 감정적 공감과 롱테일 효과를 통한 이야기의 전달은 깊은 신뢰와 충성도, 지속적 연대의 구축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아티스트와의 협업은 오늘날 포화된 패션 시장에서 빠르게 주목받는 강력한 도구이자 문화 자본 교류의 플랫폼이 되고 있다.
티파니가 현대미술가 다니엘 아샴과 협업해 한정으로 선보인 ‘티파니 & 아샴 스튜디오 하드웨어’ 네크리스는 주얼리를 단순 상품이 아니라 예술 오브제로 확장한 대표적 사례다. 침식 질감의 청동으로 제작한 고급스러운 브론즈 이로디드 페니 베슬, 다이아몬드와 차보라이트가 어우러진 하드웨어 네크리스는 아샴 특유의 ‘미래 유물(Future Relic)’ 미학을 반영한다. 소비자가 하나의 예술적 세계관을 소장하게 되는 심리를 정밀하게 읽어낸 기획이다. 미우미우는 아카데미 수상 경력의 의상, 프로덕션, 세트 디자이너 캐서린 마틴과 함께 업사이클링 프로젝트 ‘미우미우 업사이클 by 캐서린 마틴’을 선보였다. 소재의 믹스 매치에 능한 미우치아 프라다가 전하는 친환경 메시지 이상의 가치를 넘어 연극적 연출을 통해 한 편의 공연처럼 전개된 협업이다. 런웨이와 전시를 오가며 소비자를 관객이자 참여자로 전환한다. 샤넬은 프리즈와의 파트너십을 단순히 후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문화 플랫폼 ‘나우 & 넥스트(Now & Next)’를 통해 서사를 확장한다. 동시대 작가, 신진 크리에이터, 사운드 아티스트 등 다양한 창작자를 초청해 현재와 미래를 비추는 큐레이션을 선보인다. 개인 아티스트의 시선으로 브랜드를 탐구하는 방식도 빼놓을 수 없다. 로저드뷔와 세계적 타투 아티스트 닥터 우의 ‘엑스칼리버 모노투르비용 닥터 우 에피소드 III’는 벌써 세 번째 시리즈로, 세밀한 라인워크와 복잡한 스켈레톤 무브먼트가 만나 타투 예술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루이 비통은 사진가의 시선으로 완성한 패션 아이 컬렉션에 두 가지 타이틀을 추가했다. 맨해튼을 왜곡된 거울처럼 담아낸 케이티 버넷의 뉴욕, 싱가포르라는 도시의 쓸쓸한 감성을 포착한 민현우의 싱가포르가 주인공이다. 두 작가는 각자 시선으로 도시를 재해석했다. 로에베는 2023 로에베 재단 공예상 최종 후보자 이인진 작가의 개인전 <집적(Collecting & Piling)>을 까사 로에베 서울에서 개최한다. 프리즈 서울 2025 공식 프로그램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창작 과정에 개입하지 않고, 작가의 세계와 브랜드 가치를 조율해 보여주는 방식을 취한다.
이처럼 패션과 예술가의 협업은 소비자의 시선을 끌기 위한 화제성 이벤트를 넘어 브랜드 서사의 확장과 문화 자본의 교류를 향해 진화하고 있다. 하우스는 아티스트의 감각을 통해 브랜드의 역사와 미학을 현대적으로 재정립한다. 프리즈 같은 국제 아트 페어 참여나 창작자의 시선을 담은 프로젝트는 글로벌 무대를 넓히는 또 다른 전략이다. 날카로운 감각으로 시대를 포착하는 예술가의 시선은 소비자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완성도 높은 이야기 구조를 만든다. 이러한 협업은 동시대 문화를 기록하는 동시에 미래 세대와 공유할 가치를 형성한다. 오랜 시간 상생을 도모해온 패션과 예술의 관계가 한층 심화되는 순간이다.

포토그래퍼 민현우의 감각적 시선이 담긴 루이 비통 패션 아이 싱가포르.

로에베를 위해 큐레이팅한 이인진 작가의 도예 작품.

로저드뷔와 닥터 우의 협업 워치 ‘엑스칼리버 모노투르비용 닥터 우 에피소드 III’의 백케이스. 블랙홀 입구를 상징하는 체커보드 나선형 패턴이 시공간의 왜곡을 드러낸다.

 

에디터 최원희(wh@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