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대에 살아남기
세상에서 가장 치열한 것이 밥그릇 싸움이다. 자기 밥그릇을 순순히 내놓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우리의 미래를 위협하는 건 옆자리 동료가 아닌 인공지능이다. 이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생존해야 하는가.

1 <특이점이 온다> 레이 커즈와일 이 책의 영문판은 무려 11년 전인 2005년 발간됐다. 이미 수많은 논문과 기사에서 인용한 책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책을 그냥 넘길 수 없는 것은 그 내용이 여전히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21세기의 노스트라다무스’라 해도 과언이 아닐 미래학자 커즈와일이 생각하는 미래는 유토피아다. 노화와 질병의 과정이 역전되고 환경오염도, 기아와 가난도 사라진다. 그는 로봇과 인간의 구분이 없어지고 둘이 섞일 거라고 생각한다. 기계와 인간의 합치가 곧 ‘신인류’라는 말이다. 종교인이 들으면 펄쩍 뛰겠지만 뇌의 정보를 컴퓨터로 옮겨 영생을 누리는 것도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가 말하는 ‘특이점’, 인공지능이 인간을 능가하는 시기는 2045년으로 예상한다. 그의 예측이 맞는다면 우리는 아마 최후의 호모사피엔스가 될지도 모른다.
2 <인간은 필요 없다> 제리 카플란 인공지능의 미래를 바라보는 시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기계가 인간의 일을 돕거나, 기계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거나. 인공지능학자 제리 카플란은 후자다. 그는 기계가 일상에 많이 투입될수록 인간의 일자리는 기하급수적으로 사라질 거라고 믿는다. 새로운 직업이 생길 수도 있지만 노동자들이 새 기술을 배우는 속도보다 기술의 발전이 훨씬 빠를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실업이 미래의 골칫거리가 된다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자본이 극소수에게 집중되고, 대부분의 인간은 생계 수단과 자산의 붕괴를 겪게 될 거라며 이렇게 묻는다. “산업혁명 초기의 노동자들은 그들의 노동을 대신한 방적기를 박살 내기라도 했지만, 상대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라면 도대체 무슨 일을 할 수 있는가?” 하지만 정작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어떤 직업이 살아남을까’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가 아닐까. 카플란은 똑똑한 기계가 가져올 경제적 풍요를 모두 함께 나눌 법적 장치를 미리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다. 2016년의 상류층이 50년 후에도 상류층이라는 보장은 없다는 것이다. 미래를 전망하는 책 중 한 권만 골라야 한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3 <가장 인간적인 인간> 브라이언 크리스찬 기계가 인간의 지능에 점점 가까워진다면 어떤 풍경이 펼쳐질까? 아마도 인간은 기계와의 차별점을 찾기 위해 더 분주해질 것이다. 인간은 기계와 같은 존재가 되고 싶지 않을 테니까. 결국 인간은 현재보다 더 ‘인간적인 인간’이 될지도 모른다. 저자는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인간이 더 나은 미래를 그려낼 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그건 인간으로 존재하기 위한 노력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스스로 인간임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더 인간적인 인간이 될 거라니, 뭔가 슬픈 얘기 같다. 역설적으로 지금의 우리는 덜 인간적인 삶을 살고 있다는 얘기니까. <뉴요커>와 <보스턴 글로브>가 2013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한 책이다.
4 <로봇 시대, 인간의 일> 구본권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기에 의문문투성이다. 능동적 인공지능이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내 직업은 미래에도 계속될 것인가?’, ‘사람이 차를 운전하는 건 불법이 되는 시대가 올까?’, 등 이 책은 미래에 대한 질문 10가지를 챕터로 나눠 설명한다. 그 질문은 구체적이고 친절하지만, 그렇다고 이 책이 해답을 주는 건 아니다. 로봇 시대가 온다 해도 인간은 인간일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는 것이 인간답게 사는 것일까?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 할까? 이 책은 그걸 묻는다.
에디터 이기원 (lkw@noblesse.com)
사진 김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