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힘센 미술, 아트족
인도네시아 근·현대미술의 허브는 욕야카르타다. 그리고 이곳에서 꼭 봐야 할 미술 축제는 단연 아트족이다.
재작년 아트족을 통해 선보인 이완 에펜디(Iwan Effendi)의 ‘Finding Lunang’. 인형극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욕야카르타 내 인형극단과 함께 제작했다.
인도네시아 5대 도시 중 하나인 욕야카르타는 우리에겐 아직 생소하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보로부두르 사원(Borobudur Temple)이 있는 유명한 관광지이긴 하지만, 보통 수도 자카르타와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곳 욕야카르타는 인도네시아 현대미술, 나아가 동남아시아 현대미술의 최고 중심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욕야카르타 미술대학이 다수의 작가를 양성한 이유도 있지만, 인도네시아 근대 역사에 영향을 받은 훌륭한 예술가들이 자카르타를 떠나 이곳에 둥지를 튼 것도 한 이유다. 욕야카르타엔 1000명이 넘는 예술가가 모여 작업하는 대규모 예술가 커뮤니티도 형성돼있다. 그리고 그곳엔 인도네시아의 전통미술과 현대미술이 조화를 이루며 새로운 예술이 태동하고 있다.
정치와 권력을 풍자하는 설치 작품을 선보이는 삼술 아리핀(Samsul Arifin)의 ‘Kabinet Goni’

아트족은 큐레이터 한 명이 전시 주제를 정하고 작가와 작품을 초대하는 시스템이다. 그 때문에 하나의 일관된 컨셉으로 작품 감상이 가능하다.
욕야카르타에선 6월 6일부터 28일까지 인도네시아 최대 아트 페어인 ‘아트족(ArtJog)’이 열린다. 홍콩의 ‘아트 바젤 홍콩’과 싱가포르의 ‘아트 스테이지 싱가포르’ 같은 아트 페어가 하이엔드 현대 미술을 대표한다면, 욕야카르타의 아트족은 전 세계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인도네시아만의 독특한 현대미술 작품을 소개한다. 그런데도 아트족에선 여느 아트 페어와 같이 갤러리가 주가 되지 않는다. 대신 매해 초청받은 큐레이터가 전시 주제를 정하고, 그에 적합한 작가와 작품을 일일이 초대하는 형식을 취한다. 올해도 90명이 넘는 인도네시아 작가가 참여할 예정이며, 실제로 현장 분위기도 갤러리 부스별로 작품을 소개하는 아트 페어보다 미술관형태로 작품을 선보이는 비엔날레와 유사하다.
8회째를 맞는 올해 아트족은 ‘8’이라는 숫자가 상징하는 영원성에 초점을 맞춘다. 큐레이터 밤방 토코 윗작소노(Bambang Toko Witjaksono)의 기획으로 올해 행사의 주제 ‘Infinity in Flux’에 따라 순환하는 예술의 영속성 안으로 관람객의 참여를 유도하고자 움직임, 소리, 냄새, 맛 같은 감각적 경험의 인터랙티브 아트를 다수 선보인다. 아구스 수와게(Agus Suwage), 유디 술리스툐(Yudi Sulistyo), 뇨만 마스리아디(Nyoman Masriadi) 같은 인도네시아의 대표 작가가 참여하는 것은 물론 1960년대 플럭서스 운동에 참여한 오노 요코(Ono Yoko) 특별전도 선보인다.
한편 매년 3주간 열리는 아트족의 급성장세로 인해, 올해부터는 페어의 한 프로그램으로 ‘욕야 아트 위크(Jogya Art Weeks)’를 기획해 욕야카르타 내 다수의 갤러리와 전시 공간에서 30개가 넘는 다양한 미술 행사도 펼친다. 인도네시아 작가의 국제적 인지도가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아트족은 동남아시아의 대표적 국제 미술 행사로 자리매김했고, 지난해에만 1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갔다. 올해도 세계 각국의 미술 관계자가 아트족을 보기 위해 욕야 카르타로 날아갈 것이다. 자국 미술 시장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인도네시아 미술인과 대중의 미술 사랑이 정겹다.
에디터 이영균 (youngkyoon@noblesse.com)
글 김정연(스페이스 코튼시드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