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탄 미술
자동차 브랜드의 아트 마케팅은 부산과 대구도 예외가 아니다. 각 수입차 딜러사는 최근 너나없이 갤러리를 운영하며 문화 후원자를 자처한다. 전문 큐레이터의 감각적 큐레이팅을 통해 자동차 전시장의 한 부분을 당당히 차지한 갤러리들을 알아본다.
지난해 12월, BMW 그룹은 아트 바젤과 함께 새로운 미술 후원 사업으로 ‘아트 저니(Art journey)’상을 만들었다. 아우디 코리아는 수년 전부터 ‘아우디 디자인 챌린지(Audi Design Challenge)’라는 디자인상을 통해 자사가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과 드라이브 경험을 위한 창작 디자인을 발굴하고 있다. 자동차와 미술의 만남은 이렇듯 현재진행형이다.
부산과 대구 지역에선 각 수입차 딜러사에서 그 역할을 담당한다. 최근 딜러사들은 아트 마케팅의 일환으로 갤러리를 연다. 하지만 수입차 전시장 안에 갤러리가 있다 해서 어설프다 여기면 곤란하다. 전문 큐레이터가 전시를 기획하고 미술품을 사고파는, 말 그대로 ‘갤러리’의 역할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아우디 해운대 전시장의 갤러리래는 6층과 7층 공간을 갤러리로 사용한다.
아우디 부산 공식 딜러 유카로오토모빌에서 지난해에 문을 연 아우디 해운대 전시장 앞엔 높이가 2m에 달하는 인사하는 남자가 서있다. 유영호 작가의 ‘Greeting Man’이다. 문 앞에서부터 이들의 유별난 미술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총 7층 전시장에서 6층과 7층 두 공간을 차지한 ‘갤러리래’는 전시장 오픈과 더불어 문을 연 신생 갤러리다. “수입 모터스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는 것은 미술계에서도 반기는 현상 중 하나죠. 넓은 공간을 바탕으로 충분한 전시 공간을 확보할 수 있고, 또 자동차 구매 고객이 자연스럽게 미술품을 관람하고 구매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으니까요.” 갤러리래 최솔미 큐레이터의 말이다. 분청사기 기법을 캔버스로 옮겨 산수유나 매화 등 자연물을 그리며 아트 페어에서 주목받은 차규선 작가도 세 번째 부산 개인전 장소로 이 공간을 택해 주목받았다.
렉서스갤러리를 통해 소개한 임현락 작가의 ‘들풀’

고은사진미술관과 협업해 실험적 전시를 선보여온 BMW 포토 스페이스의 전시 공간
한편 렉서스의 대구 공식 딜러 YM모터스는 지난 2005년부터 대구시 지산동에 있는 자동차 쇼룸 5층의 ‘렉서스갤러리’ 문을 작가에게 활짝 열어놓았는데, 대관료나 전시 수수료를 일절 받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문화 후원에 충실하기 위한 오너의 과감한 결정이죠. 특히 대구 지역의 젊은 작가는 전시 기회가 거의 없어서 이들에게 문을 활짝 열고 있습니다.” 돈을 받지 않는 만큼, 전시는 매우 까다롭게 큐레이터가 선정한다는 것이 장상의 관장의 설명이다. 그간 YM모터스는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특별전 작가로 선정된 임현락, 푸른 색감의 3면 구성으로 바다와 하늘, 구름과 수평선을 보여주는 노인식 등 국내외 미술계에서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 작가의 작품을 소개해왔고, 전시한 작가를 중국과 일본의 아트 마켓에 소개하는 역할을 자처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말 새롭게 문을 연 BMW MINI 공식 딜러 동성모터스의 해운대 전시장엔 고은사진미술관과 협업한 ‘BMW 포토 스페이스’가 자리 잡았다. 고은사진미술관의 수준 높은 안목으로 선정한 사진 미술을 주로 선보일 예정. 젊고 감각적인 브랜드의 정체성에 맞춰 BMW 포토 스페이스에선 ‘靑사진 프로젝트’와 해외의 새로운 사진 경향을 소개하는 ‘해외 신진 작가 교류전’ 등을 통해 신진 작가의 작품에 집중한다. 자동차 판매를 넘어 문화 동반자를 자처하는 이들의 행보가 부산과 대구 미술 시장에서 신선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에디터 신숙미(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