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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게 확장하는 아름다움

FASHION

워치메이커에서 하이 주얼리 메종으로, 다시 오트 쿠튀르 패션 하우스로. 브랜드의 경계를 끊임없이 넓혀온 쇼파드 공동 회장이자 아티스틱 디렉터 캐롤라인 슈펠레.

위쪽 쇼파드 아티스틱 디렉터 캐롤라인 슈펠레.
아래왼쪽 6225캐럿에 달하는 인소푸 에메랄드 원석.
아래오른쪽 인소푸 컬렉션과 함께 선보인 캐롤라인 쿠튀르 드레스.

정밀한 워치메이킹으로 출발한 쇼파드는 캐롤라인 슈펠레(Caroline Scheufele)의 손을 거치며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스위스 워치메이커 쇼파드는 공동 회장이자 아티스틱 디렉터인 그녀의 리더십 아래 하이 주얼리 메종으로 거듭났다. 그리고 이제 패션, 그중에서도 오트 쿠튀르라는 가장 예술적 영역까지 포용하게 되었다. 가장 최근의 성취는 하이 주얼리 컬렉션 ‘인소푸(Insofu)’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오트 쿠튀르 라인 ‘캐롤라인 쿠튀르(Caroline’s Couture)’다. 잠비아 카젬 광산에서 발견된 6225캐럿의 거대한 에메랄드 원석에서 영감받은 인소푸 컬렉션은 3년의 제작 과정을 거쳐 하이 주얼리 작품 15점으로 재탄생했고, 이에 어울리는 오트 쿠튀르 드레스 다섯 점 역시 인도·프랑스·중국·스위스 등 전 세계 장인들과 협업해 완성했다. 인소푸 컬렉션과 캐롤라인 쿠튀르를 아시아 최초로 공개하기 위해 홍콩을 찾은 캐롤라인 슈펠레를 만났다.

인소푸 컬렉션과 캐롤라인 쿠튀르 라인에 영감을 준 6225캐럿 잠비아산 에메랄드를 처음 마주했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요? 크고 두툼한 샌드위치만 한 크기의 에메랄드 원석이었어요. 그 형태가 코끼리 코를 닮아 잠비아어로 ‘코끼리’를 의미하는 ‘인소푸’라는 이름이 붙었죠. 이후 자연스럽게 코끼리를 모티브로 하이 주얼리와 오트 쿠튀르 컬렉션을 전개했습니다.
2023년 칸 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선보인 캐롤라인 쿠튀르는 이번 인소푸 컬렉션을 통해 하이 주얼리와 오트 쿠튀르를 하나의 내러티브로 결합했죠. 쇼파드는 칸 영화제 공식 파트너로 27년 넘게 함께해왔어요. 매년 황금종려상 트로피를 디자인·제작하고 있는 데다 레드 카펫 컬렉션도 선보이죠.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주얼리와 드레스가 조화롭지 못하다는 걸 느꼈어요. 그래서 ‘내가 직접 주얼리에 어울리는 오트 쿠튀르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죠. 인소푸 컬렉션을 위해 특별히 다섯 점의 드레스를 제작했습니다.
특별한 주얼리에 어울리는 드레스를 완성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장인과 협업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탈리아에서 생산한 실크와 새틴을 프랑스에서 재단하고, 인도와 중국 장인들이 섬세하게 수를 놓았어요. 특히 나비 장식은 중국 전통 자수 기술로 완성했는데, 실을 여섯 가닥으로 쪼개 수놓는 방식이 정말 놀라워요. 저는 이렇게 다양한 문화를 결합해 작업하는 걸 매우 좋아합니다.
이번 인소푸 컬렉션과 캐롤라인 쿠튀르를 홍콩에서 아시아 최초로 선보였는데, 어떤 의미가 있나요? 아시아는 쇼파드에 아주 중요한 시장이에요. 1983년 홍콩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맞은편에 오스트리아 빈에 이어 두 번째 쇼파드 단독 부티크가 문을 열었는데, 당시 아버지가 학생인 저를 보내 직접 테이프를 자르게 하셨어요. 그 후 홍콩과 아시아는 믿기 어려울 만큼 큰 변화가 있었죠. 그런 의미에서 이번 공개는 제게도 매우 상징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쇼파드 인소푸 에메랄드 이어링.

인소푸 컬렉션과 함께 선보인 캐롤라인 쿠튀르 드레스.

학생 시절 직접 디자인한 ‘해피 클라운(Happy Clown)’이 쇼파드의 첫 주얼리 컬렉션이었다고요. 디자인을 공부하던 시절 스케치한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작품이에요. 시계에서 주얼리로, 그리고 캐롤라인 쿠튀르로. 모든 것이 자연스럽고 유기적으로 이어졌죠. 쇼파드는 가족 경영 기업이에요. 컴플리케이션 워치, 스톤 커팅, 하이 주얼리까지 모두 인하우스에서 제작하죠. 시계를 만드는 가족 기업은 있지만, 주얼리까지 자체 제작하는 브랜드는 쇼파드가 유일합니다. 그 점이 우리를 더욱 특별하게 만듭니다. 앞으로도 이 유산을 지키며 좋은 팀과 함께하고 싶어요.
캐롤라인 쿠튀르는 앞으로도 계속 발전시킬 프로젝트인가요? 물론입니다. 캐롤라인 쿠튀르는 제 아이와도 같은 존재입니다. 정말 열정적으로 임하고 있으며, 아직도 배울 게 많아요. 패션은 또 다른 형태의 럭셔리니까요. 지금은 5월 칸 영화제를 위해 하이 주얼리 78점과 쿠튀르 드레스를 준비 중이에요. 시계와 주얼리 분야에서 그랬듯, 패션업계에서도 지속가능성에 대한 목소리를 더 내고 싶습니다.
쇼파드는 럭셔리 산업에서 지속가능성 분야의 리더로 알려져 있죠. 최근에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우리는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광산과만 협업합니다. 아동 노동이 없고, 안전한 환경에서 일하며, 지구환경을 해치지 않는 방식으로 원석을 채굴하는 곳이죠. 하루아침에 모든 광산을 바꿀 수는 없지만, 쇼파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방식으로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는 생산과 유통 모든 단계에서 럭셔리 제품이 가장 투명해야 한다고 믿어요.
한국 시장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한국은 정말 아름다운 나라예요. 최근 세계적 경제 흐름 속에서 다소 위축된 분위기도 있지만, 머지않아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쇼파드는 칸 영화제를 비롯해 영화와 오랜 인연을 맺고 있죠. 인소푸 컬렉션에서 영감받아 영화를 만든다면 어떨까요? 코끼리를 모티브로 한 컬렉션인 만큼 정글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가 좋겠죠. 어릴 적 좋아했던 <정글북>이나 최근 <아바타>처럼 자연과 동물이 등장하고, 러브 스토리도 있는 영화. 제가 응원하는 영국의 젊은 배우 조노 데이비스가 출연해 칸 영화제에서 수상하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아요. 여배우는 줄리아 로버츠가 어울릴 것 같고요!(웃음)

 

에디터 명훈식(hsmyung@noblesse.com),정규영(ky.chung@noblesse.com)
사진 조이아 청(Gioia Cheung, 인물), 쇼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