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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현대, 그 사이

LIFESTYLE

반세기라는 긴 시간 동안 명동의 역사와 함께한 ‘로얄호텔 서울’이 세월의 때를 벗고 우아하게 변신했다.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며 완벽한 밸런스를 찾은 호텔은 또 한 번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간다.

리셉션 데스크로 향하는 1층 로비

1971년 한국 최초의 순수 민간자본에 의해 개관한 로얄호텔 서울은 당시 도심 속 오아시스라는 별칭을 얻으며 명동의 터줏대감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낙후된 시설을 개선하고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타임리스 호텔로 거듭나기 위해 9개월에 걸친 레노베이션을 마치고 지난 3월 모습을 드러냈다. 반세기의 역사성을 살리는 동시에 현대적 세련미가 느껴지는 모던 & 클래식 공간을 컨셉으로 지하 2층부터 지상 21층까지 310개의 객실과 가든 라운지, 연회장, 그랜드 키친 등의 공간이 새롭게 탈바꿈했다. 호텔 인테리어를 맡은 A.N.D의 수석 디자이너 고사카류(Ryu Kosaka)는 만다린 오리엔탈 도쿄, W 호텔 광저우 등을 디자인한 일본의 유명 건축가로 로얄호텔 서울이 오랜 시간 사랑받는 호텔이 되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말한다. 오프닝을 기념해 한국을 다시 찾은 그와 A.N.D의 시니어 디자이너 미야자토 다카시(Takashi Miyazato)를 만나 로얄호텔 서울의 리뉴얼 프로젝트에 관해 물었다.

왼쪽부터_ 미야자토 다카시와 고사카 류
사진 선민수

로얄호텔 서울의 레노베이션을 맡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고사카 류(이하 K) 로얄호텔 서울에서 레노베이션을 맡아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서울의 중심에서 오랜 역사를 지닌 호텔은 그 자체로 매력적인 프로젝트였고 흔쾌히 수락했다.

시장조사를 오랜 기간 진행했다고 들었다. K 세계적 체인 호텔을 둘러본 결과 지역의 특수성, 민족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고유의 디자인을 그대로 들여온 경우가 많았다. 로얄호텔 서울은 한국 고유의 디자인, 문화성, 역사성에 무게중심을 뒀다.

명동이라는 장소성이 호텔 디자인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K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 한국적 디자인에 공감할 수 있도록 전통을 풀어내는 방식에 신경 썼다. 전통의 요소가 과하지 않도록 바탕이 되는 공간은 간결하게 디자인했고 그 위로 배치하는 가구, 예술 작품 등에서 전통적 모티브를 살려 밸런스를 찾았다.

레노베이션이라는 제한적 환경에서 원하는 디자인을 모두 풀어내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미야자토 다카시(이하 M) 천장의 높이나 구조를 변경하기 힘든 객실은 디자인 요소가 한정적이었다. 건축자재의 선별, 시공, 한국과 일본의 건축 법규 차이가 시행착오를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로비 공간 디자인은 자유로웠다.

구조를 재해석하며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무엇인가? M 리셉션 데스크를 호텔 안쪽으로 배치해 방문객은 자연스럽게 긴 복도식 로비를 지나게 된다. 예술 작품과 한국적 디자인의 가구를 갤러리처럼 배치해 소반 하나도 작품처럼 마주하게 했다.

호텔 입구에 들어선 순간 고즈넉한 별장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M 1층 로비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썼다. 문밖에 바로 펼쳐지는 번화가 명동의 복잡한 분위기와 대조되도록 깊은 톤의 월넛 우드와 대리석, 다양한 표정의 석재를 사용해 차분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호텔에서 디자이너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를 알려달라. K 로비에 있는 카페 ‘The Garden’이다. 작은 폭포와 나무로 도심 속 휴식공간을 표현한 야외 정원을 바라보며 커피와 주류를 즐길 수 있는 카페 겸 바로, 따뜻한 느낌의 패브릭과 시간이 지날수록 깊이를 더하는 금속 소재를 사용해 아늑하게 연출했다.

앞으로 A.N.D의 계획을 말해달라. K 유행을 따라가기 급급해 시간의 흐름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는 디자인은 결국 시대에 의해 소비되고 만다. 시간이 지날수록 멋을 더하는 디자인을 하는 것이 목표다. 로얄호텔 서울의 인테리어는 폭넓은 세대를 아우르며 트렌드만 좇는 호텔에 비해 오랫동안 사랑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에디터 | 김윤영 (snob@noble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