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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을 향한 오마주

LIFESTYLE

최근 한국 현대미술이 이뤄낸 성과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색화’의 부상이다. 1세대 단색화 화가와 더불어 지난 2012년 국립현대미술관이 주최한 <한국의 단색화>전에서 새롭게 조명한 포스트 단색화 그룹에 평단과 컬렉터가 거는 기대도 남다르다. 올 3월, 부산 갤러리데이트에서 전시를 앞둔 천광엽 작가는 그중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3월 갤러리데이트에서 발표할 신작, ‘Omni – 波動’ 시리즈

점은 모든 형태의 가장 작은 단위다. 천광엽 작가는 1990년부터 ‘점’이라는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해왔다. “점은 모여서 선이 되고, 면이 되며, 형태가 되는 무한한 확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어떤 형태로든 귀결할 수 있는 환원성, 그리고 자신을 숨기고 새로운 형태를 창조하는 익명성에 매혹됐죠.” 그는 2015년 하반기 6개국 작가가 참여한 ‘Therely Bare [Redux]’ 전시를 미국과 네덜란드 등지에서 성황리에 끝내고 국내 상반기 첫 전시로 갤러리데이트를 찾는다.
2007년 발표한 ‘Port of Entry’ 시리즈, 그가 ‘몇 번의 붓질로 정신적 숭고함에 이른 작가’로 평하는 마크 로스코를 주제로 한 ‘Homage to Rothko’에 이어 최근작 ‘Distortion’에 이르기까지 천광엽 작가는 ‘드러내지 않고 정진하는 것’을 작업의 모토로 삼아왔다. 그가 ‘인비저블(invisible) 정신’이라 스스로 명명한 이 철학은 그의 작업 방법에서도 잘 나타난다. 캔버스나 알루미늄판 위에 유화물감이나 안료를 여러 번 바르고, 말리고, 다시 바르길 반복해 높은 밀도와 움직임을 만든다. 혹은 붓을 버리고, 에어스프레이를 분사하는 방식으로 점을 만들고 그것을 여러 번 반복해 레이어를 중첩하며 화면을 구성한다. “맨 처음 그린 점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은폐되지만 또다시 중첩된 점에 의해 드러나는 이중 구조를 갖게 됩니다. 어떤 것도 의도하지 않고 일관성 있게, 그리고 수행하듯 묵묵히 작업하다 보면 추상미술의 핵심 정신이라 할 수 있는 ‘자동기술주의’에 가장 근접하게 되죠.”
이번 갤러리데이트의 전시는 작가에게 뜻깊게 다가온다. ‘Omni-波動(파동)’이라는 타이틀의 새로운 시리즈를 발표하는 자리이기 때문. “제가 그동안 이어온 작업 중 가장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시리즈가 될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을 포함하는, 그리하여 특정한 것을 지향하지 않는다’는 뜻의 ‘Omni’를 테마로 많은 점을 ‘전체를 위한 하나, 하나를 위한 전체’를 뜻하는 집단체로 재해석하려 합니다.” 현기증 나도록 작은 점이 빚어내는 미묘한 파동과 정적인 운율, 놀랍도록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색채와 형상, 조화를 읽을 때 그의 작업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GALLERY DATE 갤러리데이트
해운대 팔레드시즈 2층에 위치한 갤러리데이트는 지난 2009년 단색화 1세대 작가인 이동엽 작가 전시를 시작으로, 최병소·허황·남춘모·장승택·김춘수·김택상·최인수·최만린·김구림·신성희를 비롯한 국내 작가, 스테판 보르다리에·팀 바빙턴·티모테 탈라드 등 국외 작가의 전시 등 예술성 높은 전시를 기획해왔다. 특히 단색화가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이전부터 매해 개최해온 기획전 <단색조의 회화전>은 부산은 물론 서울과 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올해 첫 전시인 천광엽 작가의 개인전 은 3월 1일부터 30일까지 열린다. 3월 10일 목요일 오후 5시에 작가와의 만남이 예정돼 있으니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문의 051-758-9845, http://gallery-date.com

에디터 신숙미(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