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비명
3월 15일, 시리아 내전이 발발한 지 3년이 되는 날이다. 국제아동보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은 내전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자타리 난민촌으로 건너온 시리아 아동과 그들의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식량, 교육, 아동 보호, 의료 등 인도적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이번에는 세계적 사진작가 질스 둘리(Giles Duley)와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 장기화된 전쟁의 아픔을 재조명하고자 요르단 자타리 난민촌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았다.
시리아 국경에서 15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요르단 자타리 난민촌(Za’atari Refugee Camp)’은 얼마 전까지 전갈과 도마뱀밖에 살지 않는 사막이었습니다. 하지만 시리아 내전이 발발한 지 3년이 지난 지금, 13만 명이 넘는 피란민이 몰려와 작은 마을을 이루었습니다. 이 낯선 마을로 들어서는 순간, 붉은 모래를 뒤집어쓴 채 옹기종기 모여 있는 허름한 천막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 모습은 피란민에게는 아픔이지만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현실을 보여줍니다. 수천 개의 폭탄이 떨어지는 전쟁에 집은 부서지고, 일자리마저 잃자 아민(Amin)도 부인과 다섯 아이를 데리고 이곳으로 건너왔습니다. 생후 8개월인 막내딸 사파(Safa)는 타국에서 난민으로 태어나 고향 땅을 한 번도 밟지 못했으며, 넷째 딸 살와(Salwa)는 대부분의 기억이 난민촌 생활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코란을 읽는 아버지 옆 어린 소녀의 눈동자에 생생한 전쟁의 아픔이 정직하게 드러납니다. 카메라를 응시한 그녀의 눈빛이 ‘당신은 여기, 우리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고 있잖아요’라고 말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에디터문지영 (jymoon@noblesse.com)